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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Sep 03. 2020

말의 끈

매듭을 짓지 못한   끈 떨어진 말들이 둥둥 떠다닌다

말의 끈  


진순희


                        

모처럼 마주 보는 시간

슬며시 말머리를 던져본다 

    

당신 공돈 생기면 지금 당장 뭘 하고 싶어요?

임실 아지매 조카가 현대 과장으로 갔대

정말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

갸 큰일이네 아직도 놀고 있어서

     

내가 보낸 말들은 흩어지고

고시 실패한 나이 든 조카만 들먹거린다     

 

귀를 스쳐가는 말들, 말의 끈은 풀어져 내린다    

 

재벌 회장이 고소장 넣었대

이번 생일에 선물 뭐 받고 싶어요?

어! 언제 싱크대 틈새가 이렇게 벌어졌지

서래마을에 155평짜리 빌라가 있는 거 알아

지하가 80m나 되는데 대기업 회장이 산대    

 

매듭을 짓지 못한 

끈 떨어진 말들이 둥둥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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