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쳐진 나무도 기다려주고 햇볕과 양분을 골고루 주는
핀란드에서 나무 키우는 법
진순희
해질 무렵 고수부지
게으른 태양은 서산을 넘지 못하고
석양빛 강물 위로
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내 영역을 지키겠다는 듯
붉으스름하게 평수를 넓히며
노을로 변신하는 중이다
때 이른 출항 채비로
동쪽 하늘 위 솟은 낮달
후광 같은 햇무리의 주변을
말없이 내려다보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 늦된 해는
자그마한 달을 비추고
올된 낮달은 태양과 어깨걸이를 하고 있다
뒤쳐진 나무도 기다려주고
햇볕과 양분을 골고루 주어서
제 자리 잡고 서게 하는
핀란드식 아이들 교육이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