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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Sep 22. 2020

다나카 고이치, 자신을 경영하는 생각의 기술  

성격은 버려야 할 저주가 아니라 자기 계발의 디딤돌이다

괜찮은 연구원에서 위대한 연구원으로    

 

2002년 노벨화학상의 공동 저자인 다나카 고이치는 그야말로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노벨상 수상자는 학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 석•박사 이상으로 학력 또한 갖췄을 뿐만 아니라 박사나 교수와 같은 감투를 갖고 있다.


그에 비해 다나카 고이치는 지방대 출신에 학력도 대학이 전부였다. 학교에 몸을 담고 있던 것이 아닌 분석기기 제조회사인 시마즈 제작소의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했다.   



20년째 근무하고 있는 무명의 연구원이 어떻게 노벨상을 탈 수 있었는지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노벨상 수상자로 학사 출신은 다나카 고이치가 첫 번째였다.



그는 28세인 1987년 당시의 연구가 시발점이 되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다. 평범한 기업의 평범한 연구 주임에서 일약 세계적인 과학자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노벨상 수상 발표 이후에 이어진 대중 강연에서 “수많은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한 우물만 파 온 게 수상의 배경이 되었다.”라고 고백했다. “실패는 성공의 뿌리”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나카 고이치의 어떤 태도가 또 어떤 성격을 지녔기에 괜찮은 연구원에서 위대한 연구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다나카 고이치, 자신을 경영하는 생각의 기술』에는 다나카 고이치의 성품에 대해 나온다. 그는 겸손하고 성실해 자신의 힘이나 업적을 과시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알리려 했다.



일례로 1987년 효고 현 다카 라즈카 시에서 열린 일중 연합 질량분석 검토회에서 영어로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 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의 로버트 코터 교수와 함께 강연을 했지만 다나카의 연구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강연이 끝난 후 코터 교수에게 다가가서 “이 데이터를 한번 봐주세요.”라고 말해 코터 교수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코터 교수는 다나카 고이치의 연구 성과를 미국과 유럽의 연구자들에게 알렸다.   

   


다나카 고이치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발표할 기회가 주어지면 모든 힘을 쏟아부어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적어도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백 퍼센트 아니, 3백 퍼센트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빛나는 씨앗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자신의 성과를 스스로 납득하는 정도로는 안 됩니다.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슈트보다는 푸른 작업복을 고집한 그가 집중한 것은 출세보다는 연구였다. 자신이 원하는 길에서의 자아실현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내성적인 다나카 고이치의 성공 요인에는 스스로 생각하는 생각의 기술과 반복해서 도전하는 성실한 태도도 한몫을 했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쩌면 타고난 성격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대 인간의 갈등이나 불안, 근심, 콤플렉스의 기저에 관련된 것이 ‘성격’이다.


영국 뉴캐슬 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대니얼 네틀은 『성격의 탄생』에서 유전학과 뇌과학 분야의 최신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다섯 가지 성격의 특성인 Big Five 이론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Big Five 이론     


인간의 성격에는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이라는 다섯 가지 특징으로 결정된다는 것이 바로 Big Five 이론이다.


진화심리학의 입장을 토대로 구축한 것이다.  모든 사람은 이 다섯 가지를 통해 자신의 성격 점수를 매길 수 있고, 아울러 이 점수를 근거로 해 장차 어떤 삶을 살아갈지 예측할 수 있다고 본다.  



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나의 성격을 진단할 수 있는 '성격진단표'와 그 점수에 알맞게 성격 점수를 해석할 수 있는'성격 점수 해석하기'가 나온다.


소심쟁이 인터라 성격 진단 결과가 나쁘게 나올까 봐 은근 걱정하며 진단을 했다.

외향성 10, 신경성 7, 성실성 9, 친화성 15, 개방성 15가 나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소심하고 예민하고 내성적이라 생각했는데 생각하고 달라서 조금 의외였다.



Big Five 이론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외향성-  보상 추구 성향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적극적이며 사교성이 좋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주도적으로 행동하며  낙천적인 경향이 짙고 활동적이며 위험한 일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 성향의 사람들은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리스크를 감수하곤 한다. 버스기사 관련된 연구에 의하면 사고를 당한 기사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외향성 수치가 높았다.     



 2. 신경성- 부정적 자극에 예민한 성향      

신경성이 높은 사람은 일상생활에서는 차분하지만 스트레스 상황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 시스템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 공포나 슬픔, 당혹감, 죄책감, 분노 등과 같은 불쾌한 감정을 자주 느낀다.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목표가 여러 번 변할 정도로 변덕이 심하다. 실패를 피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기에 신경성이 높은 사람 중에 일중독자들이 많다.       



3. 성실성- 절제력이 높은 성향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성취지향적이고 규범을 잘 지키고 내적 동기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   절제력이 있고 신중하고 책임감이 강하고 계획성 있게 처리하여 신뢰감을 준다. 목표를 세우고 전략적 계획을 세우는데 유리하다.


반면 성실성이 낮은 사람은 충동적이고 의자가 약해서 마약이나 도박 또는 알코올 등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다.     

 

4. 친화성- 배려심 높은 성향      

친화성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편안하고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한다. 협조적이며 관대하며 양보심은 물론 인내심 또한 많다. 타인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친화성 수치가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해 다른 사람에 대해 무관심하고 차갑고 적대적이다. 온순하지 않고 자기 중심성이 강해 질투심이 많은 성향을 보인다.       



5. 개방성- 자유의지적 성향      

개방성은 ‘문화성’, ‘지성’, 또는 ‘경험에 대한 개방성’으로 다양하게 불려진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지적 자극을 좋아하고 다양성을 추구한다.


창의적이며 교양이 풍부하다. 호기심 또한 많아서 새로운 일에 도전적이고 개방적이다. 감수성이 높고 확산된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자유의지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 권위에 도전하고 전통에 반항하며 양심과 가치를 중시한다. 하지만 초자연적 혹은 영적인 것에 독특한 믿음을 갖는 경우가 있고, 정신병에 취약하다.      



출처: 『성격의 탄생』, 238쪽 참고



Big Five 이론으로 결혼 생활과 수명을 예측할 수 있고 미래의 행동까지 헤아려 짐작할 수 있단다.

성격의 반복적 특징은 후천적이라기보다 그 사람의 신경시스템이 가진 어떤 물리적 특징 때문에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단다. 일례로 세로토닌 전달 물질을 타고난 사람은 신경성이 높다고 한다.     

 


다나카 고이치에게서 볼 수 있는 Big Five 이론  

    


『다나카 고이치, 자신을 경영하는 생각의 기술』에 나타난 다나카 고이치의 성격을 분석해보면 회사 내에서 인정받기보다는 오히려 회사 밖에서 인정받는 것을 선택했다. 높은 보상을 추구한 외향성의 성향을 많이 갖고 있고 결과적으로 노벨상이라는 보상을 획득했다.      



그는 비싼 코발트에 글리세린을 섞어 버리는 실수를 했다. 비싼 보조제를 버리기가 아까워 거기에다가 레이저를 쏘아 검출기를 관찰했다.


 단순한 노이즈라고 생각할 만한 신호의 변화가 보였는데, 다나카 고이치는 다른 데다 눈을 돌리지 않고 실험을 거듭해 나갔다. 이것은 ‘매트릭스 지원 레이저 탈리 이온화 질량분석법’으로 후일 “소프트 레이저 탈리 법”의 발명으로 이어졌다.      



우연한 사건이었지만 연구원으로서의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목표를 갖고 꾸준히 실험을 해나갔다. 성실성의 성격 수치가 높은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버리기가 아까워 그랬다고는 하지만 사고의 유연함과 개방성의 성향 또한 높게 갖고 있을 거라고 짐작된다.



다나카 고이치는 2002년 10월 수상관저를 방문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수상을 만났을 때


“흙에 묻힌 진주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햇빛을 보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수상과의 점심을 끝내고 스웨덴 대사관에서 만난 크리스터 쿠믈린 대사에게는 “일선보다는 음지에서 일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준 것이 가장 기쁩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2002년 12월 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노벨상 기념 강연회에서의 연설도 귀감이 될만하다. 그는 시마즈제작소에서 한 팀이었던 네 명의 업적을 소개하며 그들에게 공을 돌렸다.



"우리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없었더라면 이런 성과를 거두기 못했을 것입니다. 이것은 팀워크의 승리입니다." 이어서 "이 원리는 아직 명확히 증명되지 않었으므로 과학자로서의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친화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 대해 협조적이며 너그럽다. 다나카 고이치의 타인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태도는 친화성이 높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다나카 고이치처럼 좋은 성격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걱정할 것이 없다.

『성격의 탄생』에서 저자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성격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낸다.  5대 성격 모두 그 수치에 따라 장단점이 있을 뿐 어느 것이 더 좋거나 더 나쁜 성격이란 없다  

   



문제는 자신이 물려받은 성격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는 행동 패턴을 찾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여러분의 성격은 버려야 할 저주가 아니라 자기 계발의 토대가 되는 소중한 자원이다.

-『성격의 탄생』, 279쪽



성격은 버려야 할 저주가 아니라 자기 계발의 디딤돌이 되기에 소중한 자원이란다.

따라서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하라고 대니얼 네틀은 우리에게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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