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쓰는 시간
바늘귀에 실이 꿰어지지 않고 따로국밥처럼 zoom-out 되었다
by
진순희
Sep 28. 2020
자서전 쓰는 시간
진순희
더는 오 갈 데 없이
목소리마저 한물 간 강사
줌(zoom)으로 자서전 쓰기를 가르친다
주름 물결치는 온라인 수강생들을
바늘과 실처럼 꿰려 한다
화면으로 만나는 생소한 수업
늙수그레한 선생도
노쇠한 수강생도 쩔쩔맨다
zoom-in도 안 되고
화면의 문자들만 겉돌고 있다
유통기한도 한참 지난
구식타자기 사용법 같은 지식
억지춘향 짓이 땀에 젖어 흥건하다
윈도우10 프로그램도 코드가 맞지 않는지
접속불량으로 오락가락이다
자서전은 어디로 숨고
다 타버린 배추전 뜯어먹듯
불평만 떼거리로 쏟아지는 파장시간
바늘귀에 실이 꿰어지지 않고
따로국밥처럼 zoom-out 되었다
출처: https://blog.naver.com/servantkwon/221648040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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