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구절초 같은 노령의 시간
시외버스주차장
버리고 간 물건처럼 사람 하나 뚝 떨어져 있다
보통이 하나 들고
엉거주춤 구부정한 저녁을 맞는 백발의 노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벚꽃 같은 봄날들
흰 구절초 같은 노령의 시간이 매달린
어스름한 시간
훠이훠이 젓는 손짓이 공허하다
손때 묻은 보퉁이
스치는 바람에도 네 귀가 풀릴 듯 헐겁다
저 속에 노파의 생애가 꼬깃꼬깃 접혀있을까
보퉁이 하나로 처리된 노파가
불안을 껴안고 서있다
어둠은 물감처럼 천천히 풀어져
구멍 뚫린 기억 속으로 미끄러지고
달려드는 불빛에
노파는 구석으로 밀려 난다
<창작 21> 2014 겨울호
진순희 시인
서울 출생
2012년 계간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