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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Feb 27. 2021

혼돈에 질서를 부여한 12가지 인생의 법칙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나타난 삶의 지혜

책 소개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전 하버드 대 심리학과 교수가 밝혀낸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치워라’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같은 인생의 진리를 심리학, 생물학, 신화, 철학, 종교 등을 바탕으로 써 내려간 책이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젊은이들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피터슨 현상’을 일으키며 200만 부가 넘는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그는 하버드 대 교수 시절부터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여러 학문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박식함과 부드럽지만 거침없는 카리스마는 청중들로 하여금 몰입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하버드에서는 최고의 교수에게 수여하는 ‘레빈슨 교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토론토 대에서는 학생들에게 인생을 바꾼 교수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가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삶의 진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사회의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현실적이고 유용한 지혜를 가르치는 데 실패했다. 피터슨은 그 차이를 메우고 있다’고 분석한다.  

‘인생은 고통이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을 길은 있다’라고 말하는 이 책은 고된 삶에 무너지지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지혜를 12가지 법칙에 담아 전하고 있다.      
- 출판사 책 소개     



심리학 모임에서 데이비드 브룩스의 『소셜 애니멀』을 읽어서 그런지 데이비드 브룩스의 찬사를 보는 순간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00법칙, 00원칙 류의 책은 좋아하지 않는데, 데이비드 브룩스 때문에 망설임 없이 손에 들었다.      

이 책은 언뜻 보기에 쉬운 내용으로 되어 있을 것만 같지만 2장만 제외하고는 읽기가 녹록지 않다. 

심리학 이론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 데다가 다양한 논문들과 방대한 문학 자료들도 아주 많다. 

『아웃라이어』를 쓴 말콤 글래드웰도 이 책의 저자 조던 피터슨을 향해 “대단한 심리학자다. 그에게서 인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라고 언급할 정도로 심리학 이론이 어마어마하다. 

“이 책을 읽곤 ”당신이 잃을 거라곤 단 하나, 지금 그 의미 없는 삶뿐이다.”라고 했을 만큼 삶을 꾸려가는 지혜에 대해 낱낱이 밝히고 있다.      



취미가 직업으로    

  

조던 피터슨 교수가 처음부터 유명 저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대단한 사람은 취미도 특별한 가보다. 조던 피터슨 교수의 취미는 질의응답 사이트에 올라온 질문에 답을 쓰는 거였다. 거참 취미 한 번 독특하네.  

그는 취미로 ‘쿼라(Quara)’라는 질의응답 사이트에 올라온 ‘인생에서 누구나 알아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올렸다. 그가 답한 40개의 법칙에 대해 사람들은 커다란 호응을 했다. 그 가운데에서 12개를 추려 3년 동안 집필한 결과물이 바로  『12가지 인생의 법칙』이다.      


그의 말은 공허하기 들리지 않는다. 그 까닭은 자신에게 닥친 비극을 힘겹게 버텨낸 경험을 바탕으로 썼기 때문이다. 법칙 12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를 목차에 만 봤을 때는 좀 쌩뚱맞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의 가정사를 알게 되면서 충분히 공감이 갔다. 

조던 피터슨 일곱 살 난 딸 미카일라가 서른일곱 군데 관절에 문제를 일으킨 ‘다관절성 소아 특발성 관절염’에 걸린 것이다. 자신의 딸이 매 순간 뼈가 부러지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살아야만 하는 것을 지켜보는 아비의 심정이 어땠을까. 그것도 10여 년간을.   

   

조던 피터슨은 인생에 예기치 못한 큰 불행이 찾아왔어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항상 하던 일을 해야만 했기에 최대한 일상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그는 고민할 시간을 따로 정해 놓았다. 매일 정해 놓은 그 시간에만 그 문제에 관해 생각하기로 했다.  

    

“인생의 힘든 순간을 겨우 지나오면서 내가 터득한 비결 하나는 시간 단위를 아주 짧게 끊어서 생각하는 것이다. 다음 주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막막하면 우선 내일만 생각하고, 내일도 너무 걱정된다면 1시간만 생각한다. 1시간도 생각할 수 없는 처지라면 10분, 5분, 아니 1분만 생각한다.

사람은 상상 이상으로 강인하다.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를 마주할 용기만 낸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견딜 수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아주 사소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인생이 완전히 망가지는 걸 막을 수 있다.”   

-『12가지 인생의 법칙』, 485쪽     




상황이 순조롭게 돌아가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면 5년 뒤, 10년 뒤의 계획을 세울 수가 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악어에게 다리를 물린 순간에는 미래에 대한 계획은 아무 소용이 없”기에 시간 단위를 아주 작게 나눠서 계획하고 생각하며 그 상황을 견뎌내는 것이다. 작은 일을 하나하나 마무리하면서 눈앞에 펼쳐진 과제에 정면 돌파하면서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이다. 불안한 미래와 내일의 염려를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집중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게 된다. 


조던 피터슨은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존재의 경이로움이 삶에서 피할 수 없는 고통을 보상해준다는 것”을 잠시나마 떠올려 볼 수 있을 거라 말한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인생의 의미를 찾고 고통에 무너지지 않는 법”을 짧은 시간이나마 배울 수 있었다.  

    

법칙 1-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는 아주 명쾌했다. 

주눅 든 사람들은 대개 어깨를 웅크리고 있거나 엉거주춤하게 서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은 학원에 오면서도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들어오질 못했다.   

재미있게도 조던 피터슨은 진화 심리학자답게 바닷가재의 서열구조를 통해 인간과 비슷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찾아낸다.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인 바닷가재는 인간과 유사한 점이 상당히 많단다. 싸움을 피하려는 서열이 낮은 바닷가재에게 항우울제를 맞히면 개선장군처럼 당당하게 행동한다. 이런 점에서 인간과 신경구조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바닷가재에서 이러한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게 그저 놀라울 뿐이다. 


서열구조가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기회가 줄어든다. 그 결과 자신감도 사그라들고 의욕마저 떨어진다. 이럴 때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는 것이다. 거짓말처럼 자세를 똑바로 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만족도는 물론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일심동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생의 불공평함을 인정하고 무거운 책임을 피하지 말고” 당당히 받아들여야만 한다. 때론 삶의 피해자가 되더라고 그것을 넘어서야만 한다.

 

출처: Pixabay


법칙 3-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도 아주 의미 있게 다가왔다. 

조던 피터슨의 고향은 대초원 한복판의 시골 마을이다.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주의 페어뷰라는 곳인데 겨울이 5개월이나 되는 아주 추운 곳이다. 한낮에도 영하 40도를 밑돌아 페어뷰 고양이들은 귀와 꼬리가 유난히 짧았다. 동상으로 끝부분을 잃었기 때문이었다. 

위도가 높아 겨울밤이 유독 길고 어두웠기에 그 어떤 존재보다도 친구가 소중했다.      

친구 크리스는 독서하기를 좋아한 영리한 친구였다. 공학자 기질을 타고나서 뭔가를 잘 만들기도 한 친구였지만 가족이 문제였다. 자상한 아버지와 친절한 어머니, 똑똑한 누나들이 있었지만 크리스는 방치되어있었다. 보살핌을 받지 못하였기에 항상 화난 표정으로 세상을 원망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었다. 


크리스에게는 두 살 터울의 사촌 에드가 있었다. 키도 훤칠했을 뿐만 아니라 잘생기기까지 했다. 게다가 똑똑했다. 열세 살 시절의 에드를 보면 누구라도 “커서 뭐가 돼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을 거라고 조던은 회상한다. 그런 기대에도 불구하고 에드는 점점 내리막길을 걷다가 낙오자의 길로 들어섰다. 에드와 크리스는 대마초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다.   

   

조던의 고등학교 때 친구들은 모두 중퇴했다. 조던은 생각한다. 그들은 왜 페어뷰를 떠날 생각을 못했는지. 

추락한 친구들에 비해 조던은 다른 선택을 한다. ‘베어 캐니언’에서 전학 온 꽤 괜찮은 친구를 만나 대학을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가 대학을 가게 된 것도 새 친구들의 영향이 컸다고 술회한다. 


몇 년후에 만난 에드는 구부정하게 굽어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이며 정원 관리 일을 하며 겨우 살고 있었다. 크리스는 30대 정신질환을 앓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크리스와 칼과 에드는 왜 고향을 떠나지 못했을까?

-고향을 떠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더 나은 삶을 살아 보려고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왜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때어 날 때부터 그런 한계를 안고 있었을까?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일까?

-도대체 왜 크리스나 에드, 다른 페어뷰 친구들은 한결같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만 곁에 두었을까?     


이런 의문을 가진 조던 피터슨은 그 해답을 프로이트의 ‘반복 강박 repetition compulsion’에서 찾는다. 

깊은 사유의 힘도 필요하지만 학자답게 책을 통해서 해결점을 얻는다. 

 

“과거의 두려운 상황을 반복하려는 무의식적 충동”으로 정의되는 ‘반복 강박’은 운명이나 무능함의 다른 말일 수도 있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가치 평가가 낮은 사람들은 대체로 삶에 대한 책임을 외면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스스로 좋은 삶을 누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친구로 둔단다.      

조던 피터슨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에 유익한 사람 하고만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이기적인 행위가 아니라 바람직한 행위이기에 원대한 목표를 지지하는 사람들 곁에 있어야만 한단다. 어찌 보면 이러한 결단을 내리기가 어려울 수 있다. 왜냐하면 선하고 건강한 사람들과 지내기 위해서는 “강인한 의지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곁에 있다면 함부로 행동하기가 어려워진다. 

최고의 사람은 자신에게 걸맞은 최고를 요구하기에 그 곁에 있는 사람들도 발전하고 성숙해질 수밖에 없다.    

   

하여 오늘 나 자신에게 명령한다. 

거인 골리앗에 맞서 작은 돌멩이를 쥐고 결연한 눈빛으로 서있는 <다비드상>처럼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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