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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Mar 27. 2021

시인이 되고 싶으신가요

시를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시인으로 등단할 수 있을까요?


저는 공대생의 심야 서재에서 <조곤조곤 시 쓰기>를 진행하고 있어요. 

시를 잘 쓰고 싶은 분들을 위해, 시인이 되고 싶어 하시는 예비 시인님들을 위해 <조곤조곤 시 쓰기>에서 진행했던 방법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시를 잘 쓰려면 열심히 시를 쓴 다음에 좋은 스승님께 사사 받는 게 가장 좋지요.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그러질 못하니까 그 차선책으로 시집을 스승으로 삼아 공부하는 겁니다.      


『시톡』의 저자인 이대흠 시인은 <4강 좋은 시집을 스승으로 삼아라> 편에서 시를 잘 써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합니다. 



일단 잘 쓴 시집을 다섯 권을 고르는데, 최근의 시집을 선택하라고 해요. 그렇게 골랐으면 그 외의 시집은 아예 보지 말라고 합니다. 저는 욕심을 내려놓지를 못했어요. 제가 시를 쓰긴 해도 유명 시인이 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듯해요.   

   

저는 제 성향과 맞는 시집을 골라서 무조건 하루에 열 편씩은 필사했어요. 이에 그치지 않고 길을 가다가 산을 오르면서도 암송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읽었거든요. 이대흠 시인이 설명하는 이런 지혜로운 방법이 있는 줄 모르고 그저 무식하게 불도저처럼 막 했었던 것 같아요. 묘사하는 문장도 하루에 열 문장씩 쓰면서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이렇게 좋은 방법이 있는 줄 걸 몰랐네요. 그저 넘치도록 하면 좋은 줄 알고 수많은 시집을 갖고 공부했어요. 다섯 권만 잡아서 반복 또 반복해야 했는데 말입니다.      


류시화 시인의 책 제목인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처럼 진즉에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무튼 지나간 것은 할 수 없고 이제부터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요.      

다섯 권의 시집을 골랐으면 최소한 12번 정도 읽으라고 합니다. 책 읽기는 ‘정독’이며 ‘분석하며 읽기’이기 때문이지요. 


1. 아주 가볍게 서술어만 읽고 휙 지나치듯 읽습니다.

2. 좋은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구분하면서 읽고, 좋은 작품에 표시합니다.

3. 화자의 위치와 시선을 따라가며 읽습니다.

4. 문장 단위로 끊어서 읽되, 독해되지 않는 문장을 표시합니다.

5. 조사 중심으로 읽습니다. 조사를 빼기도 하고 넣어보기도 하며 읽습니다. 

6. 행과 연, 호흡과 운율에 집중해서 읽습니다. 호흡이 끊어지는 곳에 표시하고, 자신이라면 행과 연을 어떻게 나누었을지 생각해보고 시집에 표시하며 읽습니다.

7. 시집 속의 직유 문장을 찾아서 읽고, 좋은 직유는 바꾸어 쓰기하며 읽습니다. 

8. 훔치고 싶은 문장이 있으면, 노트에 옮겨 적으며 출처를 기입합니다.

9. 한 편의 시에서 빼도 되는 구절은 없는지 살핍니다. 대가의 글이 아니라 제자의 글을 첨삭한다는 마음으로 합니다.

10. 문장의 어순을 바꾸거나 전체의 틀을 뒤집으며 읽습니다. 작품을 완전히 해체한다는 생각으로 합니다.  

11. 한 달이 지난 후에 질문하면서 읽어봅니다. 한 달 전에 표시한 것이 달라졌다면 그 판단의 기준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봅니다.  

12. 잘못 쓴 표현이나 수준이 떨어지는 작품은 없는지 분석하며 읽습니다. 이때 완전히 이해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12번 정도 읽으면 그 시인의 시적 기교를 충분히 숙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다섯 권을 읽고 나면 시를 보는 눈이 달라질 수밖에 없지요.      


사사할 스승이 안 계신가요?

출간된 시집을 스승으로 삼아 시를 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도 그렇게 해서 등단했거든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서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제 책이 출간됐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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