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장/신경림
못난 놈들은 서로 얼굴만 봐도 흥겹다
이발소 앞에 서서 참외를 깎고
목로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키면
모두들 한결같이 친구 같은 얼굴들
호남의 가뭄 얘기 조합 빚 얘기
약장사 기타 소리에 발장단을 치다보면
왜 이렇게 자꾸만 서울이 그리워지나
어디를 들어가 섰다라도 벌일까
주머니를 털어서 색시집에라도 갈까
학교 마당에들 모여 소주에 오징어를 찢다
어느새 긴 여름해도 저물어
고무신 한 켤레 또는 조기 한 마리 들고
달이 환한 마찻길을 절뚝이는 파장
시집 『농무』 창작과비평사. 2000. 04. 30.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은 재치 있는 사람을 만들고
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
라는 베이컨의 말처럼
첫걸음은 독서다. 기초체력을 쌓기 위해
독서만큼 유용한 것을 보지를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