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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Aug 25. 2021

글쓰기 그루라는 Calling을 갖게 되다

글쓰기에 대한 어떤 갈망이 있다.

미있는 글을 보면 나는 왜 저런 글을 쓰지 못할까 자괴감이 때때로, 아주 빈번하게 찾아온다.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브런치에서 편성준 작가님의 글을 읽는 순간 "맞아! 결심했어! 나도 저런 글을 써봐야지."라는 욕망이 끓어올랐다. 편 작가님의 브런치에 댓글을 달았다. 함께 공부할 공간이 있는 데 혹시 수강생을 모집해서 저희 학원에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면 어떻겠냐고 글을 남겼다. 포털 사이트에 우리 학원 명을 치면 전화번호도 알 수 있으니 여력이 되시면 연락을 주십사 하고 글을 올렸다.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어 편 작가님께 두 주째 에세이 수업을 받고 있다. 작가님께서 글쓰기와 관련된 의미 있는 영상도 소개해주셨다. 넷플릭스의 『창의적인 뇌의 비밀』이라는 52분짜리 다큐멘터리다.    

『창의적인 뇌의 비밀』은 신경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먼의 창의적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다른 건지에 대한 문제 의식으로 시작한다. 그는 다채로운 사람들을 만나 창조적 사고를 이끌어내는 방식에 대해 탐구를 한다. 음악과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혁신가들이 말하는 창의력의 비밀을 아주 섬세하게 다가간다.


  

출처: 넷플릭스

모든 상을 거머쥔 오스트렐리아의 닉 케이브와 캐나다의 뮤지션이며 아티스트인 클레어 엘리스 부셰(Claire Elise Boucher -예명인 그라임스(Grimes)를 통해 창의력의 모습을 보여준다.

천재 뮤지션인 닉 케이브 역시 실패하더라도 음반을 계속 만들었다. 클레어 엘리스 부셰 또한 익숙하지 않은 것들을 구현하며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다큐멘터리에서는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더욱 창의적인 것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Try Something New
둘째: 저항이 가장 적은 길에서 벗어나도록 도전해야 하고 Get Off The Path Of Least Resistance 셋째: 경계를 허물고 Push Boundareas
넷째: 너무 새롭지도 너무 낯익지도 않는 그 사이의 뭔가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서는           안된다. Don't Be Afraid Of Failure


창의성은 폐교 위기에 처한 학교도 명문 학교로 탈바꿈 시키기도 한다. 버몬트의 H.R. Wheeler 초등학교는 전과목에 창의성과 미술이라는 심폐소생술을 접목시켜 이제는 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대기를 해야 할 정도가 됐다.


창의성은 우리 모두에게 있으며, 강력한 변화의 수단이라고,
세상을 변혁 시킬 수 있다고 Bobby Riley 교장은 말한다.
참여할 때 아이들은 배우며 미술과 미술적 경험의 과정에 집중할 때
학습하고 성장한단다.  

 

기하학도 추상화를 통해서 배우는데, 교육 과정이 퍽 인상적이었다. 이를 테면 추상화 그림을 보고 1분 동안 뭐가 보이는 지 말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Bobby Riley 교장 말마따나 이것은 "자신들 주변 세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그 "과정을 기억하면서 인간으로서 성장" 시킬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 이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창의적인 환경에 놓임으로써 성적 향상이 과목 전체에 이루어졌다.  

 


교도소에서 왜 글쓰기를 가르칠까?   

  

루이지애나주의 라피엣 교도소에서 작가 재커리 라자르는 수감자들에게 작문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글쓰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하는 이유는 죄수들이 글을 쓰면서 인생이 변하는 걸 목격했기 때문이란다. 재커리 라자르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글이라곤 전혀 써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달라진다. 글쓰기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자기 자신을 인정하게 만든다. 이는 자신의 내면에서 새로운 사람으로의 탄생을 의미한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임을 인식하게 되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아울러 사회에 대한 부정적 감정도 덜해진다.      



『창의적인 뇌의 비밀』의 신경과학자인 데이비드 이글먼에 따르면 창의성은 우리 모두에게 있단다.

"우리가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변화의 수단"이라고 주장한다. 미래에 성공하려면 창의성부터 기르라고 힘주어 강조한다.



"선택지를 확장하고 저항이 적은 길을 벗어나 모험을" 하라고 우리를 부추긴다. 그것만이 우리가 인간인 것을 활용할 수 있는 거라고.



창의성은 글쓰기만이 아니라 문화라고 이름 짓는 모든 것에서 발휘될 수 있다. 쇼생크 탈출의 주연 배우 팀 로빈스 역시 캘리포니아 교도소에서 연기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일을 하는 이유는 누구나 창의적인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인생이 바뀔 수 있음을 워크숍을 통해 목격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이글먼처럼 누구나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팀 로빈스 역시 수감자들조차도 창의성이 대단히 높은 사람들이라며 애정어린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결과치 역시 고무적이다. 단지 창의적 과정에 참여했을 뿐인데도 죄수들의 재범률이 80%나 감소했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공허함이나 우울감도 어쩌면 창의적이 불꽃이 결여되어 있기(lack of creative sparks) 때문이 아닐까라고 팀 로빈스는 토로한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Wheeler 초등학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창의적인 환경에 놓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을 그리든 다른 화가의 미술 작품을 갖고 떠오르는 생각을 써보든 아니면 줄리아 카메룬이 말한 모닝페이지를 쓰든 다양하게 해볼 수 있다. 아티스트 데이를 만들어 문화를 향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선택은 자유다.   



내가 주로 하고 있는 것은 그냥 눈에 띄는 책 한 권을 골라 첫 문장을 활용해 글을 쓰는 것이다. 그 문장을 시작으로 소설을 쓰던지 에세이를 써 본다. 자유롭게 쓰고 내 마음대로 고쳐보기도 한다. 글을 쓰는 동안 세타파가 나와 출렁대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글을 쓰면서 온전해짐을 느끼게 된다. 자존감을 가져다주는 것은 덤으로 딸려오는 선물이다. 글을 쓰는 행위에 참여함으로써 ‘창의적인 불꽃’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다.    

 


글을 쓰면 prozac이 필요 없다구요?     


사람들이 일을 대하는 방식을 미국의 사회학자 로버트 벨라는 직업 job, 경력 carrer, 소명 calling으로 구분했다. ‘직업’으로 일을 대하는 사람은 일 자체를 단순하게 생계 수단으로 보는 것이고 ‘경력’으로 접근하는 이는 사회적 지위나 명성 등에 목표치를 둔다. 결과적으로 승진이나 성공을 통해서 성취감을 느낀다. 이에 비해

calling이라고 부르는 '소명의식'은 일의 가치를 통해 만족감이나 행복을 느낀다. '직업'이나 '경력'처럼 외부적인 요인에 의하기보다는 자기 안에서 일어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삶의 의미와 목적을 실현한다. 더 나아가 이타심을 발휘해 공공선에 기여하려는 의지 또한 크다.   



한 곳에서 논술강사로 27년째 일을 하고 있다. 아이들 글쓰기 지도, 대입 논술은 물론이거니와 존 스튜어트 인문고전 교실도 운영하며 아이들 독서지도에서 힘을 쏟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성인들 책 쓰기와 조곤조곤 시 쓰기, 조곤조곤 에세이 쓰기 들 글쓰기와 관련된 것은 다 하고 있다. 심지어 문체부 인문 강사로 군부대의 용사님들과 아기 낳은 지 한 달도 안 된 젊은 아기 엄마들의 글쓰기와 영화를 활용한 인문고전 독서지도까지 하고 있다.  100만 년 만에 처음 글이라는 것을 써보는 것 같다는 초보 엄마들의 소감과  글을 쓰고 나니 시끄러웠던 마음이 가라앉았다는 용사님들의 얘기도 들을 수 있었다.



하루하루 기적 같은 경험을 하고 있다. 10분에서 15분 정도 시간을 주고 글을 쓰게 하는데, 처음에는 10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 조금만 지나면 이내 몰입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표정들이 얼마나 진지하면서 열심히 하는지 보는 내가 다 숙연할 정도다. 아이들 역시 성인들처럼 쓰는 행위에 집중하며 그 시간 동안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 조용하다. 평소에 떠들던 그 아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자기 안에 세상에 빠져서 쓴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글을 쓰면 우울증 치료제인 프로작이 필요 없다는 말이 정말 맞는 말인 듯싶다.



저자 만들어 줄 거라며 글을 쓰게 하고 있는데, 몇 번 썼다고 이젠 1500자 정도는 거뜬히 써낸다. 쓰고 나서는 무언가를 이뤄냈다는 뿌듯함으로 만족한 표정을 짓는다. <창의적 뇌의 비밀>에서 언급한 "창의적 불꽃"을 경험한 아이들만이 지을 수 있는 편안해진 얼굴이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이것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글쓰기 강사를 넘어서 글쓰기 그루로서의 소명의식을 갖게 된다.  



글을 꾸준히 잘 쓰기 위해서, 아니 재미있게 쓰게 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 뿐만 아니라 나 역시 유머러스하면서 깊이가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글쓰기나 연설, 디자인 등에서 많이 쓰는 KISS를 넘어서 이제 KISS까지 활용해 보려 한다.  KISS 관련 내용은 "목표 달성을 위한 직장인의 글쓰기"를 담고 있는 『비즈 라이팅』에도 언급되어 있다.




KISS: "Keep it Simple & Short"는 말 그대로  긴 것보다 짧게 쓰라는 것이고, 장황한 것보다는 간략한 것이 좋다는 의미다. 또 다른 KISS는 "Keep it Simple & Sweet"'로 단순하고 달콤하게 쓰는 것을 말한다. 간략하면서 유머러스하고 위트 있는 글을  쓰라고 안내한다.


농담과 유머가 적당하게 포함된

긍정적이고 문체가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고,

또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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