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먹는 밥 이영식

by 진순희
캡처.PNG 출처: https://blog.daum.net/tprtpr307/27945 그림: 이인성 화백




혼자 먹는 밥

이영식


창밖엔 송이눈 내리고

가정식백반집 홀로 받는 저녁상이다


나잇살 먹는 것보다

혼자 먹는 밥이 더 사무치는

중늙은이 앞에


神託처럼 놓인 밥


수저 부딪는 소리와

젓가락 달그락거리는 소리뿐

말 섞을 누구 하나 없다


그래도 빵이 아니고 밥이라

사리처럼 빛나는 밥알들


'밥이라는 말은 단수가 아니라 복수란다'


하늘의 말씀

소복이 내려 어둠 너머 쌓인다





―시집 『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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