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쇄공

- 같은 종種끼리 벌이는 한판 승부

by 진순희
파쇄공.jpg https://news.학고재갤러리에 전시된 조각가 정현의 작품 '파쇄공'


파쇄공


진순희




쇠를 부수는 거대한 쇳덩어리

고공 크레인에 매달려 공중에서 수직으로 낙하한다

둔중한 무게로 쿵, 쿵,

쇠 찌꺼기를 내리꽂는 파쇄공

내리치는 충격으로 온몸 상처투성이다

용광로에 넣을 만한 크기로

부수고 깨뜨려 펄펄 끓는 쇠들의 자궁으로 밀어 넣으면

쇳물은 태어난다

지상을 향해 온몸을 던진 세월

쇠공은 제 살을 깎아 16톤은 8톤으로 줄었다

무게와 충격으로 맞서는

쇠와 쇠의 대결

같은 종種끼리 벌이는 한판 승부에

쇠공은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다

제 몸이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기어이 끝장을 보겠다고

겁 없이 달려든다


<미래 시학> 2014.겨울호


진순희 사진.PNG 진순희 시인

서울 출생

2012년 계간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존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책표지-명문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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