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에서 시인에게 이영식

-터키순례4

by 진순희
캡처-산토리니.GIF 출처: Pixabay



지중해에서 시인에게

- 터키순례 4


이영식



파도가 바위를 친다

함묵의 북, 두드려 억만년 잠 깨우려 한다

저를 허물고 바람을 세우는 파도

낮고 낮아져 모음만으로 노래가 되는 시를 쓴다


시인이여

바다라는 큰 가락지 끼고 도는 푸른 별에서

그대, 시인이려거든 지중해 건너는 나비의 가벼움으로 오라


비유로 말고 통째로 던져 오라

애인이자 어머니이며 삶이고 죽음인 바다를 사랑하라


근원에서 목표까지 온전히 품어

구름 되고 비가 되어 정신을 적시는 바다

모래톱에 밀려온 부유물들을 보라

모든 것 다 받아준다고 바다가 아니다


마실수록 갈증이 되는 허명虛名

껍데기로 뛰어든 것들 잘근잘근 씹어 내뱉는


허허바다


-이영식 시집, 『꽃의 정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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