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 한때 바라만 보던 이쪽과 저쪽

by 진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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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진순희


한때 바라만 보던 이쪽과 저쪽

돌고 돌던 먼 길이 지척이다


영월 주천의 섶다리

주천을 거쳐 청령포로 유배 가던 단종

질긴 물푸레나무 기둥에 눈물이 스며있다

그날은 강물 따라 흘러갔지만

애끓는 마음은 쉬지 않고 흐른다


봄이 다리를 건너오면

오일장에 보따리를 이고 간 노모도

어스름에 노을 한 꾸러미 꾸려왔다

복사꽃이 피면

그 강물에 아른아른 윤슬이 만개했다

타지에서 시집 온 여주댁이 섶다리를 통과하던 날

상여를 타고 저편으로 건너간 사람도 있었다


큰 물에 다리가 떠내려가고

길이 없어 막막할 때

말없이 등을 내민 사람들

그 등을 밟고 세상을 건넜다


숱한 발길에도 묵묵히 버티는 다리

나는 또 누군가의 다리가 되고

저 강물처럼 무심히 흘러갈 것이다



<국제 펜클럽 pen-세계한글작가대회기념문집., 2015. 9


진순희 사진.PNG 진순희 시인


서울 출생

2012년 계간지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 박사 수료

존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책표지-명문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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