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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Oct 23. 2021

결코 예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리, 『코로나 사피엔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역사가에게도 
때때로 발생하는 재앙에 가까운 전염병 창궐은 
일상을 급작스럽게, 예측불허로 침범하는 것이었으며
본질적으로 역사적인 설명이 가능한 범주의 바깥에 있다.   

-윌리엄 맥닐, 『전염병의 세계사』     


역사가들조차 전염병은 재앙 또는 설명할 수 없는 범주에 속한다고 손사래를 쳤다.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는 팬데믹 pandemic, 특히 코로나 팬데믹은 일상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코로나 카스트라고 해서 취약계층만 코로나 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예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으리



예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야만 되는 ‘코로나 사피엔스’들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을 읽었다.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라는 부제를 단 『코로나 사피엔스』이다. 정관용 시사평론가가 대한민국 대표 지식인인 최재천(생태와 인간), 장하준(경제의 재편), 최재붕(문명의 전환), 홍기빈(새로운 체제), 김누리(세계관의 전복), 김경일(행복의 척도) 등 여섯 석학에게 각 분야별로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는 형식이다. 이 책은 문재인 대통령 2020년 독서의 달 추천도서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코로나 사피엔스』의 <포스트 코로나[4]-새로운 체제> 편에서는 지구 자본주의를 떠받들던 4개의 기둥인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 환경의 시장화”가 모두 무너져버린 이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세계는 잊어야만 된다고 말한다. 만들어진 미래가 아닌, 만들어야 할 미래를 대하는 방식은 ‘결단’이라고 홍기빈 소장은 힘주어 말한다.      





자본주의를 지탱하고 있는 ‘산업의 지구화’는 생산의 산업 과정이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것을 지칭한다. 책에 소개된 사례에 의하면 코로나로 미국인들이 휴지가 없어 고통을 당했다. 중국에서 재료가 언제 올지 몰라 화장지 생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산업의 지구화로 가치사슬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활의 도시화’는 거대 도시 몇 개가 나타난 후에 전 세계적으로 거대 도시들끼리 긴밀한 네트워크를 맺는 것을 말한다. 도시와 관계를 맺어야만 생활이 가능하기에 홍콩이 중국 농촌보다 뉴욕과 가까운 이유이다. ‘가치의 금융화’는 경제의 중심에 금융이 있을 정도로 산업활동과 사회를 조직하는 기본 원리가 금융시장, 자본 시장에 맡기는 것을 뜻한다.  

홍기빈 소장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진 이유를 ‘산업의 지구화’, ‘생활의 도시화’, ‘가치의 금융화’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한다. 



비즈니즈 에즈 유주얼 business as usual     

 


"그전에 하던 대로", 이 말은 얼마나 달콤하고 유혹적인가. 아직도 코로나 사태가 꿈만 같다. 마음대로 놀러 다니고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러 다니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바깥나들이한 것이 정말 내게 있었던 일인가 아직도 지금의 상황이 낯설고 버겁다. 마음만 먹으면 금방에라도 "그전에 하던 것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  



출처: 박하사탕 | 다음 영화 (daum.net)



『코로나 사피엔스』에서는 “그전에 하던 대로” 일상을 ‘되찾자’고 하지만 절대 비즈니스 애즈 유주얼로는 가능하지 않다"라고 전문가의 예측을 소개한다. 예측이 안 되는 상황에서는 어떤 식의 미래를 만들지 ‘결단’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한다. 


결단의 예시로 이탈리아를 들었다. 코로나 사태로 이탈리아에서는 장비가 부족해 가망 없는 환자들은 포기해 버렸다. 자원이 부족할 때 어떤 원칙으로 배분할 것인지 모두가 합의하는 원칙이 우선적으로 정해져야 한다.      


“누구도 다른 누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모든 게 혼란스러울 때 단순하고 명료한 가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단다.       




포스트 코로나미래를 위한 3가지 원칙     

 

책에서 정리한 미래에 목표로 삼아야 할 원칙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사회적 방역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가장 취약하고 먼저 고통받는 지역에 구조 역량을 우선적으로 집중한다. 사회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우울증이나 실업으로 무너지기도 한다. 사회적 방역은 실직당한 사람이나 우울증 환자를 도와야 되는 것까지 포함한다.  


두 번째로 경제활동 조직을 시장경제에만 맡겨야 한다는 도그마에서 탈피해야 한다. 

국가가 고용 보장제를 도입한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기업은 기본 수당을 더하는 것만 부담하기에 노동시장을 해치지 않는다. 고용주들도 비용을 조금만 부담을 하는 것이기에 고용창출에 기여하는 효과도 있다.      

세 번째로 인간의 욕망에 스스로 질서를 부여해야 한다. 

그동안 현대문명은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긍정하고 부추기기까지 했다. 오죽하면 “현대경제, 자본주의경제는 곧 쓰레기가 될 물건을 계속 생산해온 경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무한한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한 생태 위기는 없어지지 않을 것이고 제2 제3의 코로나 시대를 맞을 것이다.     

 


소소한 것에 행복을 찾기 




<포스트 코로나 [5]-세계관의 전복> 편에서 김누리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3가지를 강조한다. 

첫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거대한 인식의 전환, 패러다임 전환 시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수월성 meritocracy 사고에서 존엄성 dignocracy 사고로 바뀌어야 한단다. 수월성 사고는 능력이나 업적을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다. 수월성 사고는  사회의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도구가 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우선시돼야 함을 뜻한다.   

    

둘째, 코로나 대응에서 보여준 대응 모델을 사회개혁과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적극 적용해야 한다. 

“중국의 전체주의적 대응 모델, 미국의 자유방임적 대응 모델, 일본의 관료주의적 대응 모델” 보다 한국의 민주주의적 대응 모델이 더 효율적이고 인간적인 방식임을 확인한 바 있다. 이것을 사회 개혁과 한반도 문제 해결에 창조적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재난 자본주의의 위험을 경계해야 한다. 

지금까지 자본주의는 사회적, 자연적 재난 상황이 왔을 때 자본의 지배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왔다. 일례로 몇몇의 재벌과 대기업의 코로나19에서 보인 행태, 일부 관료들이 보인 자본친화적 조치들은 재난 자본주의의 악폐를 다시 한번 드러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사회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코로나 사피엔스’와 같은 신인류에게 필요한 건 지혜로운 만족감이라고 <포스트 코로나 [6]-행복의 척도> 편에서 천명한다.      



인간은 무한 욕망을 추구하는 사이클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행복의 척도는 바뀔 것이다. 적정한 기술이 최고의 기술보다 중요하듯, 적정한 행복이 무한한 욕망보다 우선시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원트가 아닌 진짜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가면서, 더 적은 것을 가지고 적정 기술로 공존하는 그런 삶을 살 것이다.      

-『코로나 사피엔스』, 159쪽     



타인의 인정 투쟁에서 벗어나려면 나에게 충실한 경험을 하라고 김경일 교수는 조언한다. 

신인류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적 경험이나 예술적 활동, 또는 자신이 보람차게 느낄 수 있는 일이다. 그러한 행위를 통해 자주자주 지혜로운 만족감을 추구할 때 포스트코로나 사회에 잘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제 책을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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