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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Nov 24. 2021

종종 아이들을 환장하게 만든다

글을 읽을 때 다양한 기분을 느낀다. 대체로 즐거운 감정이다

한겨울 호빵 먹는 것처럼 달콤한 경우도 있고, 슬픔이 가슴속 밑바닥까지 비처럼 흐르는 경우도 있다. 또 100점 맞은 아이들마냥 뿌듯한 느낌을 가질 때도 있다.


책을 읽는 행위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준다.  

독서의 장점을 알기에 “책! 책! 책을 읽어야 한다”라고 부르짖고 다닌다. 독서전도사를 자처하며 아이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책을 읽으라고 독려만 하면 그만인데, 읽으면서 감탄에 또 감탄을 해서 아이들을 환장하게 한다. ‘환장한다’는 표현은 내가 말한 게 아니라 아이들한테 들은 말이다.   

    

중2 교과서에 실린 성석제 작가의 「맛있는 책, 일생의 보약」을 읽을 때였다.

글의 내용을 대략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산골에서 태어난 작가가 중학교 때 서울로 전학 오게 된다. 중3 특별활동반으로 도서반에 들어가 처음 꺼낸 책이 『한국 고전 문학 전집』이었다. 이름은 들어봤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 ‘고전’이라는 말답게 그가 고른 박지원의「허생전」은 아주 깨끗했다.

손때가 묻지 않아 깨끗한 그 책을 읽는데 두려움이 없었다. 그동안 무협지에 빠져 살았기 한문 문장을 번역한 예스러운 문체에 별 거부감이 없었다. 내용 전개 방식도 무협지와 아주 유사했다.  

    

다만 무협지와 달리 박지원의 소설은 주인공과 관련해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재미까지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문장이 품위 있고 아름답기까지 했다. 성석제 작가의 정신세계를 보약 먹은 것처럼 더 넓어지고 수준까지 높아지는 생각이 들게 했다. 몇 백 년 전 고전 소설을 쓴 사람의 숨결이 글로 건너오는 느낌을 받는다. 읽기만 해도 피와 살이 되는 맛있는 고전은 성석제 작가 개인에게 일생의 보약이 되었다.


2학기가 되었을 때 특별 활동 시간이 없어져 버렸다. 한 학기 동안의 그 짧고 특별했던 경험으로 지금의 성석제 작가를 있게 했다. 특별할 것도 없는 특별 활동 시간에 읽은 그 특별한 책, 고전은 지금의 소설가라는 직업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불행하게도 이렇게 재미있는 「맛있는 책, 일생의 보약」을 내신 대비로 분석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목소리에 힘을 실어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출처: https://blog.naver.com/djaak911/222567514790



얘들아 이렇게 멋진 글을 갖고 내신 대비할 수 있는 너희들은 행운아야!  행운아!


축복받은 존재지. 성석제 작가를 소설가로 만든 게 그 잠깐의 경험이라잖아. 중학교 한 학기, 그것도 아마 일주일에 한 번 씩 했을 거니까 열 번 정도였을 거야. 시험기간에는 특별 활동 시간도 안 했을 테니 말이야. 그 짧은 기간의 독서 경험이 한 사람의 일생을 바꿀 수 있다니, 책이란 존재가 정말 대단하지 않니?
 고전을 꼭 읽어야 돼! 이렇게 강압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무협지와 고전을 비교해 깊이 있는 고전으로 안내하는 성석제 작가의 글발이 죽여주지 않니? 정말 감동이야, 감동.
좋은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진짜 행복하지.    

  

열을 내며 감탄을 하고 있는 내게 찬물 끼얹는 소리가 들렸다.

     

환장하겠네. 책 읽는 게 뭐가 좋아요. 재미 대가리 하나도 없어요!


뭐라고. 아니, 왜? 재미가 없어? 그리고 재미에 대가리는 또 뭐야?     


아유, 그렇게 재미있으면 선생님이나 많이 읽으세요. 쉬는 시간 언제 줄 거예요?


급 시무룩해져서는 “알았어. 한 시간 지났으니 지금 쉬자” 하면서 쉬게 했다.      

쉬는 시간 끝나고 이것만은 꼭 알고 넘어가자며 아이들에게 주지시켰다.  


「맛있는 책, 일생의 보약」에서 작가는 “인간다운 삶을 살고 드높은 가치를 추구하는 길을 책이 보여준다”라고 강조한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책은 “진정한 인간으로 나아가는 통로”라고.  

    

아이들을 종종, 자주 환장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분명 보약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기에

오늘도 꿋꿋하게 글에 책에 감탄하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 책을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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