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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Nov 22. 2021

산이 나를 좋아하도록 하고 있지요

가죽 재킷이 눈에 띄지를 않아서 한동안 입고 다니지를 못했다. 알고 보니 다른 옷들 사이에 눌려 바닥에 깔려 있었다. 보이지가 않아서 옷이 있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눌려 있어서 그냥 입고 다니기에는 손을 좀 봐야 할 듯했다. 혹시 가죽 재킷도 다려줄 수 있는가 싶어서 세탁소에를 갔다.      


세탁소 사장님 얼굴이 아주 온화한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어릴 적 읽었던 큰 바위 얼굴 같은 분위기가 났다. 세탁소 사장님 부부는 매주 일요일마다 산행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 온라인 카페도 운영하며 한국의 100대 명산도 다니며 산에 대한 애정은 물론이고 산행과 관련된 지식도 꽤 깊다.    

   

사장님은 갈수록 더 멋지게 변하시네요. 세월이 가면서 이렇게 멋들어지게 변하기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요즘도 산행 열심히 하시지요?     


기다렸다는 듯이 산에 대한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내가 산을 좋아하는 것보다 산이 나를 좋아하도록 해야지요. 산이 싫어하는 일은 안 해요. 쓰레기 절대로 버리지 않고요, 산이 숨쉬기 편하도록 술. 담배도 안 합니다. 내게 산행을 허락하는 산한테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지요. 산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분만의 산에 대한 철학이 있었다.


산이 좋아하는 일이요?

오, 그거 정말 멋진 말씀이네요. 산 다니는 분들이 그런 마음을 갖고 산행에 임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세탁소 사장님이 확신에 찬 어조로 재차 말을 했다.   

   

산 다니는 사람들은 산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을 갖는 것이 산 타는 사람들의 기본 중의 기본이지요.       


이 분의 말을 듣는 순간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 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빅터 프랭클 박사의 말이 떠올랐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의 그 문장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 연설도 생각났다.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물으십시오.”라는 그 문장 말이다. 국민을 위해서 국가가 무엇인가를 해주는 것 못지않게 국민 역시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의무 또한 중요하다는 뜻 이리라. 

물론 로고테라피의 창시자 빅터 프랭클 박사가 말한 의미와는 차이가 있지만 글의 구조나 형식면에서 너무나 익숙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삶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삶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는 우리 자신에 대해 매일 매시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답을 말이나 명상이 아니라 올바른 행동과 올바른 태도에서 찾아야 했었다. 인생이란 궁극적으로 이런 질문에 대한 올바른 해답을 찾고, 개개인 앞에 놓여진 과제를 수행해 나가기 위한 책임을 떠맡는 것을 의미한다.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138쪽     


‘삶’의 의미는 개개인이 처한 상황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기에 삶의 의미에 대한 대답은 포괄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빅터 프랭클은 말한다. 그는 또 삶의 의미에 대한 대답은 올바른 행동을 통해서 올바른 태도에서 찾아야 함을 강조한다.      


“내가 세상에서 한 가지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 고통이 가치 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 도스토예프스키     

이 책이 절망이 아닌 희망을 노래하고 있음을 책 곳곳에 펼쳐놓았다.

척박한 환경에 처해 있을 지라도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환경의 영향이라기보다는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임을 전한다. 아우슈비츠와 같은 수용소에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아간 사람들도 있음을 보여준다. 타인을 위해 희생을 하느라 고통스러운 시련이 당해도 와도 심지어 죽음까지 이르게 할지언정 그들의 자유는 빼앗을 수 없었다. 


“마지막 남은 내면의 자유는 결코 빼앗을 수 없다는 사실을 증언”함으로써 빼앗기기 않는, 빼앗기지 않을 영혼의 자유에 대해 설파한다.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과 같은 로고테라피의 산 증인을 오늘 세탁소에 만났다. 

산이 좋아하도록 하겠다는 “자기 인생의 철학자”를 봤다.    



                            


제 책을 소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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