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Pixabay
시계 박물관
이영식
시계가 문제다
안방 건넛방 주방까지 접수한 시계들
서로 모양새가 다르다
제각각 장전된 알람으로 먹고 자고
학교 가고 출근한다
거실 기둥 시계가 종을 쳐 보지만
시차 극복은 구시대의 유물
각 방에서 마우스를 클릭하는, 시계는
한 달에 한 번 식탁에 모여 앉기도 어렵다
소통을 꿈꾸지 않는다
텅 빈 집
장식장 속에 늙은 시계가 갇혀 있다
톱니 몇 개를 돌리지 못해
내장은 서서히 녹슬고
시간의 뼈다귀는 미라가 되어 간다
시계와 시계 사이
크레바스를 살짝 덮은 꽃무늬 벽지
애써, 활짝 피었다
-이영식 시집, 『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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