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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Dec 14. 2021

내가 있잖아!

정말 오랜만에 듣기 좋은 소리를 들었다.

그 말이 어찌나 정겹던지. 오늘 저 내용을 기어코 글로 써내리라는 결심을 했다.  



내가 있잖아!


출처: https://bit.ly/3pV3jKK




 

시험이 끝나고 나면 책이 있는 영화를 보고 독서록을 쓰게 한다.

금요일에 시험이 끝나서 일요일 국어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시험 대비하느라 지친 아이들에게 정상 수업한다고 하면 불평불만이  많아서 수업 진행이 제대로 안 된다. 때문에 자소서 쓰기나 생기부 관리를 해준다. 중2 학생들이지만 미리 자소서를 써보는 이유는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이다.

써보면 안다. 자신들의 생기부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중2 때 자소서를 미리 써본 학생들은 중3 학업 관리뿐만 아니라 비교과 관리도 치밀하게 해내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소서 쓰는 시간을 가질 수가 없었다. 금요일 수업 끝난 친구들한테 행정실 가서 생기부 떼어 오라는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말이 먹히지가 않았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남학생들은 노래방이나 PC방. 볼링장으로 다 가버렸다. 여학생들은 고터(고속터미널)로 가로수 길로 가서 연락이 되질 않았다. 아니 일부러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이번엔 영화로 독서록 쓰는 것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고교 의무교육으로 서울국제고가 올해부터 등록금이 무료인지라 특히 영어 독서록 쓰는 데에 신경 써서 관리한다. 작년에 서울국제고 준비하면서 합격생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독서록은 35편이 최저였고 심지어 75편을 생기부에 올려 합격한 학생이 있었다. 혹시라도 국제고 원서 쓸 학생들을 대비해 영어 독서록 쓰기를 놓치지 않고 준비해 준다. 영어 독서록 쓰기 위해 선정한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이란 영화가 마침 넷플릭스에 있었다.

원서로는 Puffin Books에서 출간된 『THE BOY WHO HARNESSED THE WIND』도 있기에 영화를 보고 영어로 독서록을 쓰게 하려고 했다.



 


수업에 활용할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의 주인공이자 실제 인물인 윌리엄 캄쾀바는 아프리카 남동쪽 끝쪽에 위치한 말라위에 살고 있다. 말라위는 육지로 둘러싸인 채 국민들이 기근에 허덕이는 나라이다. 캄쾀바는 80달러가 없어서 중도에 학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이다.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음에도 캄쾀바는 자신의 미래에 대한 꿈을 굳건히 간직하며 살고 있다.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살고 있던 마을에 풍차를 만들어 전기를 공급하는 데 성공한다.



기계의 원리를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통해 익히고 과학이 생활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실험해 보았다.

캄쾀바의 인생을 바꿀 책 한 권을 만나게 되는데, 『에너지 이용』이라는 미국 교과서였다. 풍차 사진을 보며 바람이 풍부한 고국 말라위를 떠올린다. 과학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으며 풍력으로 전기를 생산해 내며 펌프마저 움직일 수 있다는 시살도 알게 된다.



캄쾀바는 말라위에 부는 바람을 '자유'로 인식하고,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다.  그 자리에서 버텨내는 것만이 아니라 조금씩 앞으로 행진했다.



 풍차와 펌프가 있으면 엄마가 1년 내내 뜰에서 토마토, 감자, 양배추, 겨자, 콩 등을 길러 먹거나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아침을 거를 일도, 학교를 그만두는 일도 없을 것이다. 풍차가 있으면 마침내 어둠과 굶주림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밤이든 낮이든 한결같이 나무 꼭대기로 불어오는 바람은 하느님이 말라위에 주신 몇 안 되는 선물이었다. 풍차는 그냥 동력이 아니라 자유를 의미했다.

-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165쪽





지구촌의 미래를 걱정하고 고민하는 TED 회의장 연단에 서서 캄쾀바는 말한다.

"난 해보고 만들었어요."라고. 그의 연설에 감동한 기업가들은 많은 후원을 했고 미국 부통령이었던 엘 고어와 유명 인사들이 캄쾀바의 업적에 경의를 표했다.  


이런 내용들을 소개하며 "우리는 오늘 한 인간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루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야. 『에너지 이용』이라는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을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는지 그 삶의 현장을 똑똑히 볼 수 있을 거야. 지식 채널 e에도 <윌리엄 캄쾀바: 어느 중퇴생의 꿈 >이라고 있을 정도야."라고 말을 했다.


그럼 우리 지금 영화 보는 거예요? 혜지가 물었다.


그럼. 영화 보고 쌤이 자료 만들어 준 것으로 한글로 파파고에 입력해 영어로 독서록 쓸 거야.


"영화 보면서는 팝콘을 먹어야 하는 데, 전자레인지 있어요?"


없는 거 없어. 진순희, 준비된 여자야!
다 있어. 지식과 문화와 따뜻한 정과 선배들이랑 연결해 줄 수 있는 네트워크도 다 있어
졸업하고 오시면 멘토 선생님으로도 활동할 수 있고. 뭐든 다 할 수 있지.  



갑자기 얌전한 민희의 당황한 소리가 들렸다.


"아, 나 어떻게! 카드를 안 갖고 왔어.


듣고 있던 씩씩한 혜지가 나섰다.


걱정 마, 내가 있잖아.

내가 있어.



오, 혜지 멋져부러

오혜지를 국회로 보내자!

여성부 장관으로 발탁하자.

소외되고 기회가 없는 여성들을 위해, 우리의 오혜지가 활동하도록 하자!



출처: https://bit.ly/3pV3jKK



https://www.youtube.com/watch?v=_yyuS6lAwHQ

출처: 지식채널e - 윌리엄 캄쾀바: 어느 중퇴생의 꿈


편의점으로 우르르 뛰어나갔던 아이들이 들어왔다.

교실을 암막 블라인드로 다 가리고 영화관처럼 어두컴컴하게 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바로 글쓰기에 들어갔다. 미리 노트북을 가져 오라고 안내를 했던 터라 아이들이 모두 준비해왔다. 없는 친구들은 학원의 태블릿과 노트북을 빌려주고 파파고에 입력해 생기부를 쓰게 했다.


- 파파고에 한글로 글을 쓰고 영어로 변환해 2시간 가까이 영화 보고, 한 시간 반 정도 영어 독서록을 쓰고 갔다.



잘 쓰려고 하지 마. 빨리 시간 내에 쓰는 훈련을 해야 돼!

세상이 휙휙 돌아가니까 얼른 시작해서 끝내셔. 완성도는 그다음이야.

완벽하게 하느라 마무리 짓지 못하면 안 되지.  


완성된 독서록을 들고 아이들이 경쾌하게 빠져나갔다.






                                   - 독서록 쓰고 있는 동안 마시멜로를 구워서 하나씩 물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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