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탈선으로 채워지는 공공의 정원
진순희
자정이 넘으면 놀이터로 모여드는 끽연들,
대수롭게 내뱉는 가래침과 폭언에
벚나무도 코를 움켜쥐고 돌아선다
놀이터는 도시의 비상구
가출과 탈선이 그네에 올라타
그넷줄은 휘어지고 비틀거린다
고성과 게임에 길들여진 손가락엔
과녁을 빗나간 흔적들이 남아있다
어둠을 담요처럼 둘러쓴 아이들은
우거진 나무 사이로 제 그림자를 깔고 앉아
즐거운 듯 낄낄거린다
웃자란 소리에 알코올이 번지고
밤공기를 가르는 괴성이 공원의 따귀를 후려친다
난폭함에 익숙한 아이들은 피를 흘려야
이유 없는 분노가 멎는다
수북이 쌓이는 불만의 꽁초들
땅바닥에 굴러다니는 얼룩진 컵라면들
푸른 공기를 심는다며 조성한 공공녹지는
어느덧 비행非 行으로 물들어간다
참다못한 누군가의 신고로 지구대가 달려와도
짧은 소동으로 끝나고 만다
시소에 구겨 넣은 잠을 그네에 태워
허공에 펼치고 싶은 놀이터
이 여름만 지나면 고요해질 거라 위로해보지만
매번 또다른 탈선으로 채워지는 공공의 정원
눈꺼풀이 무거운 시간,
밤을 반납한 도시는 치사량의 수면제에도 잠들지 못한다
서울 출생
2012년 계간지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존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원장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