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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Apr 11. 2022

남자들, 그냥 말해서는 몰라요

중앙대 미래교육원에서 <내 이름 박힌 내 책 한 권 쓰기>를 진행하고 있다. 

주 1회씩 8회 차 과정인데, 첫 회를 4월 4일 시작했다. 예비 작가님들의 수준들이 다양했다. 3년을 책 읽기와 메모 습관 방을 운영하고 온갖 글쓰기 모임과 책 쓰기 모임을 다 듣고, 매일 글을 쓰고 계신 분도 있다. 또 강도 높기로 이름난 대기업에서 임원까지 하시고 정년을 퇴직하신 분도 있고, 이십 대 후반의 여성인 대학의 교직원 분도 참여해서 하고 있다. 아무튼 글쓰기의 수준들이 제각각 다채롭지만 누구에게나 활용할 수 있는 나만의 비장의 무기가 있다.  베껴쓰기와 그래픽 조직자이다.   


   

베껴쓰기는 대입 논술할 때도 즐겨 활용하는 방법이다. 대학에서 제공하는 모범 답안을 5회 이상 베껴쓰기를 하고, 베껴쓰기 한 것을 그래픽 조직자에 옮겨 적게 한다. 그래픽 조직자만 보고 글을 쓰게 하면 6차시부터는 제법 그럴듯하게 글을 써낸다. 12회 차 정도 진행하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합격이라는 열매를 가져갔다. 


      

그래픽 조직자로 하는 글 읽기 글쓰기     


그래픽 조직자 graphic organizersms 란 글의 내용 간 관계를 그림이나 표 등으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끔 명료하게 나타낸 것을 말한다. 도해 조직자라고 하기도 하며 글을 분석하거나 문학작품을 감상할 때 많이 쓰인다. 그래픽 조직자는 글의 전체적인 구조를 이해하는 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대표적인 그래픽 조직자로는 마인드맵, 인물망, 의미 지도 그리기 등이 있다. -진순희,

진순희, 『극강의 공부 PT』, 97~98쪽    


      

그래픽 조직자는 주요 개념들 간의 관계를 이해하기 쉽도록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그래픽 조직자를 그리는 동안 정확하게 읽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급의 단계에서는 개념도 concept map, 나무 다이어그램 tree diagram, 흐름도 flow diagram, 모형 martrix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그래픽 조직자는 읽기 뿐만 아니라 글을 쓰는 데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래픽 조직자로 뼈대를 만들었으면 그것을 바탕으로 글을 써본 다. 원문과 대조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어느새 글 실력이 훌쩍 커진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개념도의 종류에는 '위계적 개념도', '범주적 개념도', '인과적 개념도' 등이 있다. 

위계적 개념도: 개념을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을 구분해 위계적으로 그린 것을 말한다. 상위 개념은 위에, 하위 개념은 아래에 놓는다.  '사료'의 하위 개념으로 '기록'과 '유물'과 '유적'으로 파악했다. 

(『극강의 공부 PT』, 142~143쪽 참고)


출처: 『극강의 공부 PT』, 142쪽




범주적 개념도: 개념을 영역별로 범주화한 것을 말한다. 중심 개념을 가운데, 중심 개념과 관련된 내용은 주변에 놓는다. '문명의 발생'을 놓고 '튼 강 유역', '청동기 사용', '계급의 발생', '문자의 발명'의 4개 영역으로 범주를 나눴다. (『극강의 공부 PT』, 142~143쪽 참고)


출처: 『극강의 공부 PT』, 143쪽



인과적 개념도: 각 개념을 원인과 결과에 따라 구분해 그린다. 신라의 삼국통일의 결과를 놓고 이와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인과적으로 개념도로 그린 것이다.  (『극강의 공부 PT』, 144쪽 참고)


출처:『극강의 공부 PT』, 144쪽 


이렇게 책이나 글을 그래픽 조직자로 정리하고 나서 그것을 토대로 글을 써볼 수가 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글쓰기 실력이 안 늘래야 안 늘 수가 없다. 


<내 이름 박힌 내 책 한 권 쓰기> 수업 시간에 책 모범 글을 올리고 그 글을 그래픽 조직자로 만들어 예시를 보여주고 공유를 했다. 과제를 올린 지 하루가 지나도 아무도 과제를 올리지를 않았다. 반응이 없었다. 혼자 고민을 많이 했다. 바쁜 분들인데 학생들처럼 과제 내주고 점검하는 것이 부담스러우셨나? 아니면 첫 주는 과제가 없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올린 자료가 과제라기보다는 그냥 읽기 자료로 읽히는 건가? 이틀이 지나도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생각다 못해 정 작가님께 지금의 상황을 말씀드렸다. 혹시 과제가 있어서 부담스러우신 거는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웬걸 정 작가님의 답변이 의외였다. 과제인 줄 몰랐다고. 남자들은 딱 짚어서 말해주지 않으면 모른다고. 올린 자료는 과제로 나간 것이니, 몇 시까지 올려주세요 이렇게 말해야 알아듣는다고.  


    

정말이요? 정말로 이게 과제인 줄 모르셨다고요? 과제가 아니면 제가 단톡방에 왜 올렸겠어요? 

그냥 읽으라고 올리신 건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 다른 작가님들도 다 과제를 안 해온 거고요. 

     


그러면서 『거짓말을 하는 남자 눈물을 흘리는 여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얘기를 했다. 그 책들에 나온 건데 남자들은 사냥이나 하던 원시 시대처럼 망원렌즈를 갖고 있어서 주변을 잘 인식을 못한단다. 대신에 여자들은 광각렌즈를 갖고 있어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보호하느라 모든 것을 세심하게 인식한다고 했다. 남자들은 그런 특성이 있으니까 정확하게 이건 과제입니다. 

오늘 몇 시까지는 올려주세요 이렇게 말해야 알아듣습니다. 그것도 한 번에 하나씩만요.      



가르치면서 배운다더니, 이번에 아주 큰 깨달음을 얻었다. 우리 학원 아이들처럼 어른들을 관리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어른들한테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 아니어서 한계를 정해 과제를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이탄의 도구들』에 실린 「모든 것을 기록하라」 한 꼭지를 가져와 글을 분석하고, 그래픽 조직자까지 정리해 과제를 올렸다. 물론 집에 가서 연습하시라고 그래픽 조직자 기본 틀이랑 읽기 자료 모두를 파일로 제공했다. 그러면서 조언받은 대로 


오늘 과제니까 필사하시고 그래픽 조직자 그려서
밤 10까지는 올리시라고 정확하게 꼭 짚어서 말을 했다.     


세상에나. 한분도 빠짐없이 과제를 올려놓았다. 

심지어 정 작가님은 필사하고 그래픽 조직자까지 다 해놨다. 게다가 이러한 과정을 내용으로 한 글 한편까지 블로그에 써내기까지 했다.   


출처: 허니 삼촌의 매일 글쓰기 https://blog.naver.com/katarsys/222695049273


허니삼촌의 글을 읽고 싶다면 아래를 클릭해 주세요 ~^^

나만의 글쓰기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  https://blog.naver.com/katarsys/222695049273



정 작가님은 수업 시간에 배운 대로 각 단락마다 색깔을 달리해서 단정한 글씨로 정성스레 필사를 했다. 키워드에 동그라미를 쳐가면서 중요한 부분에는 밑줄까지 쳐가며 그야말로 글쓰기를 수행하듯이 마음을 담아냈다.  

정 작가님이 블로그에 올린 <나만의 글쓰기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의 글을 읽어보니 지난날 써냈던 글들보다 아주 단단해지고 글이 좋아진 것이 단박에 알 수 있었다. 정 작가님께 글이 전문가 수준으로 격상을 했다고 전화를 했더니 그래픽 조직자 때문에 글쓰기가 재미가 있고 수월하게 느껴진다고 수화기 너머로 전해왔다.  



산다는 건, 배움의 연속이다. 

오늘도 함께 공부하고 배울 수 있는 문학 도반이 있어 마음이 한켠이 따뜻하다. 그래픽 조직자로 뼈대를 잡아서 글을 쓰는 것 처음 알았다며 그래픽 조직자로 스케치한 것을 보여줬다. 그래픽 조직자로 개요를 잡고 글을 쓰니까 재미가 있다며 좋아했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나 역시 오늘처럼 도움을 받을 때 감사기도가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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