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수행평가 반영 비율이 아주 높아졌다. 배점이 무려 20점이다. 내용 또한 많이 어려워졌다. 평상시 같으면 한 시간 정도의 보강으로 끝낼 양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게다가 새로 들어온 학생들이 많아서 부득이하게도 수행평가를 본 수업 시간에 꼬박 써야만 했다.
중간고사 시험 범위에 1단원 <문학을 통한 소통과 공감>의 (2) 별-알퐁스 도데가 들어갔다. 학습 목표가 “문학은 심미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소통 활동임을 알고 문학 활동을 할 수 있다.” 여기서 ‘심미(審美)’란 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것을 말한다. ‘심미적 체험’이란 “어떤 대상을 지각하고 느끼는 경험”을 지칭한다. 이때 ‘심미’는 꼭 아름다운 것뿐만 아니라 슬프거나 웃기는 것 추한 것조차도 삶의 진실을 담고 있다면 그것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은 인근 중학교의 수행평가 내용이다. 첫 번째 조건은 알퐁스 도데의 <별>과 황순원의 <별>을 읽고 감상문 쓰기다.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 작품 내용과 관련지어 목적 및 내용이 드러나게 제목을 붙이고 뼈대를 잡는 개요표까지 작성하는 거였다. 두 작품의 주제 및 소재에 담긴 의미를 쓰되 주요 소재인 ‘별’을 반드시 포함해서 써야 했다.
조건이 꽤 섬세했다. 1단원의 학습 목표인 자신의 심미적 체험을 다양한 표현 방법으로 쓰고 해당 부분에 밑줄 긋고 표현 방법의 명칭까지 쓰는 거였다. 최소한 두 가지 이상 활용해 개요표도 작성하고 감상문까지 쓰는 거여서 학교 수업 한 시간 내에 하기는 좀 버거운 평가였다. 미리 학원에서 뼈대를 잡고 감상문을 쓰게 했다.
조건에 맞게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여학생들은 잠깐의 설명만 듣고도 금방 해냈다.
4시 7시 남학생 팀은 엄두도 못 내고, 아예 손도 못 대고 있었다. 할 수 없이 개요표를 짜서 화면에 띄어서 보여 줬다. 앞 시간에 꼼꼼하게 한 여학생들의 예시를 보여줘 가며 작성하게 했다.
남학생들은 시간을 훌쩍 넘겨서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음날 전화해서는 볼멘소리를 했다.
"이렇게까지 안 했어도 됐어요. 쉬웠어요." 하기에
"아이구 이 사람아! 치밀하게 준비하고 미리 연습하고 가서 쉽다고 느낀 거지."
하면서 전화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