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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Aug 15. 2022

에세이 읽고 내적인 글 한 편 쓰기

「신대방역의 풍경」,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

이 글은 가제 『돈을 부르는 에세이 쓰기』의 '에세이를 읽고 한 편의 에세이 쓰기'의 초고 중 하나이다. 

공감이나 성찰을 부르는 내적인 글쓰기가 되어야 설득하고 설명하는 외적인 글쓰기, 돈을 부르는 글쓰기로 나아갈 수가 있다.

1장의 '에세이를 위한 내적인 글쓰기' 중의 시, 소설, 에세이, 역사책, 과학책, 철학책, 심리학 책을 읽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에세이 한 편을 쓰기 위한 글의 원고이다. 






맨 처음 에세이 쓰기 수업을 할 때 필사 과제로 쓰는 자료가 바로 김보통 작가의 「신대방역의 풍경」이다.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에 실려있는 「신대방역의 풍경」 에는 가정 형편으로 재능을 애써 접어야만 했던 작가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김보통 작가는 처음 방송에 나올 때부터 독특했다. 이력도 특이했지만 인터뷰 모습이 더욱 색달랐다. 들어가기 힘들다는 대기업을 단 몇 년도 안 다니고 박차고 나온 것 하며, 시종일관 강아지 가면을 쓰고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벗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넷플릭스의 D.P.(군무이탈 체포전담조: 군탈체포조)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그의 글에는 쓸쓸함과 슬픔이 짙게 배어 있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네게 세계의 끝은 신대방역이었다.”로 시작하는 글은 “이듬해부턴 그림을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그 풍경을 본 기억은 없다.”로 신대방역의 풍경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글의 시작과 끝에 언급하는 ‘신대방역’은 그림을 잘 그렸던 작가의 추억이 서린 공간이다. 학교 대표로 여기저기 사생대회를 오가기 위해 신대방역에 화판을 든 채 혼자 서있던 기억이 유난히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플랫폼 끄트머리에 서서 구로디지털단지 방향에서 슬슬슬 다가오거나 지나가는 모습을 노을을 등지며 바라봤던 모습들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마치 김보통 작가의 중학생 때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하다.      



대회에 참가할수록 상장은 늘어났지만 맨 아래 서랍에 넣어둘 정도로 가난했기에 그림을 그려가며 사는 삶을 상상해 본 적이 없단다. 특히 아버지의 “없는 집 자식이 예술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에 이른 나이에 단념과 포기를 배웠다고 고백한다. 아버지께 “담임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예고 입시 준비를 해보는 게 어떻냐는 데요”라고 말했다가 “하하하, 개소리하지 마 새갸”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의 길을 읽고 어찌할 지 모르는 어린 소년의 막막함이 전해진다. 세상은 ‘할 수 없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들로 가득했지만 그에 대한 의문은 없어다는 글에 가서는 그만 종이에 베인듯 가슴이 아려온다.       



성인들 대상으로 에세이 쓰기 첫 수업 나갈 때 이 글을 나눠주며 두 개의 질문을 던진다.    

  

1. 가정 형편 때문에 자신의 꿈과 재능을 포기한 적은 없는지?
2. ‘신대방역의 풍경’처럼 자신에게 의미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     



2번보다 1번 질문의 글을 쓸 때 많은 사람들이 쓰다가 멈추기를 반복한다. 다 쓰고 나서는 자신의 글을 낭독하게 하는데 영숙 씨가 쓰면서 몇 번이나 펜을 쥐고 멈춰있었다. 자기 차례가 되어 발표하던 영숙 씨가 잠깐 멈추는가 하더니 결국엔 흐느껴 울었다. 옆에 있던 순미씩 대신 읽었는데, 듣고 있던 수강생들의 눈이 붉게 충혈됐다.       



출처: pixabay



중학교 졸업만 하고 오빠와 남동생 밥을 해주기 위해 서울에 왔던 영숙 씨는 낮에는 구로공단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산업체 근로자를 위한 고등학교엘 다녔다.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해 소설가가 되고 싶어 했지만 가족들에겐 차마 자신의 꿈을 얘기할 수도 없었다. 남들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는 것으로 자기의 재능을 펼칠 뿐이었다. 사실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농촌 출신으로 60~70년대 중 .고등학교를 다닌 여성들의 흔한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능과 꿈을 놓지 못했던 영숙 씨가 결단을 내렸다. 쉰이 넘어 소설가가 되는 것은 어림도 없다고 생각해 에세이 반을 등록한 거였다.      


  

「신대방역의 풍경」을 갖고 수업을 할 때 중점 두는 것이 있다. 시 수업할 때와 마찬가지로 글은 형상화시켜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신대방역의 풍경」에는 가난한 처지를 가난하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가령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얻어 냉동실에 얼렸다 해동해 먹으면서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다행이라든가 KFC가 실제로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중학생이 돼서나 알았다는 식으로 보여줄 뿐이다. 궁핍하다는 말을 한마디도 안 하고 있지만 곤궁한 삶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마지막 단락의 “어찌 됐든, 나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신대방역을 종종 찾아 노을이 지고 눈이 내리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낙엽이 날리고 별이 빛나고 달이 뜨고 해가 뜨고 다시 또 노을이 지는 풍경 사이로 지하철이 구로디지털단지 역을 오가는 모습을 내내 혼자 지켜보곤 했다.”에 아직도 화판을 들고 있는 쓸쓸해 보이는 소년의 실루엣이 보인다.


이제부터 내게 신대방역은 그저 그런 평범한 지하철역이 아니다. 의미 있는 장소에 신대방역 하나가 추가됐다.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C%8B%A0%EB%8C%80%EB%B0%A9%EC%97%AD






에세이 읽고 한 편의 에세이 쓰기 Tip     

다른 책 읽을 때와 다르게 에세이는 천천히 읽으면서 글쓴이의 생각을 음미하며 읽을 것을 권한다. 무심하게 보이는 풍경이니 사물에도 에세이를 쓰는 사람의 기분이나 정서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배경을 묘사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쓰는 사람의 자기표현이다. 대상을 그리는 방법을 주의 깊게 따라가다 보면 글쓴이의 심정을 알아차릴 수 있다.     


 

통찰력을 얻을 수 있는, 지적인 내용에 뿌리를 둔 에세이 글들이 많아서 집중해서 읽어야 나중에 글을 쓸 때 배경지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이유다. 



에세이 읽고 한 편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수준에 맞고 흥미가 있는 읽기 자료를 선택한다. 그런 다음 아래와 같이 그래픽 조직자로 뼈대를 정리한다. 섬세하게 정리된 그래픽 조직자로 「신대방역의 풍경」을 다시 써본다. 원문과 대조를 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셀프 퇴고를 한다. ‘신대방역’과 같은 자신에게 의미 있는 장소를 선택해 에세이 한 편 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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