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팩(backpack) 시대

-이제 등은 손이 되고 지루한 손은 할 일을 찾고 있다

by 진순희
캡처.PNG https://www.jungle.co.kr/magazine/9326



백팩(backpack) 시대

-진순희


성큼성큼 거리를 장악했다

산을 오르고 전철을 타고 로데오 거리까지

한쪽 어깨, 등 한복판이 제자리다

누가 등에 집중했을까

지게를 고안한 후손들이 또 짐을 메게 한다

업혀가는 백팩, 마네킹도 백팩을 메고 서 있다


에티켓 영상 캠페인이 백팩을 들먹거린다

만원 지하철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

두툼한 뒤태, 견고한 장식은

마주 선 얼굴에 상처를 낸다


말끔한 양복을 입고 서류가방 대신

하루의 일정을 둘러맨 사람들

노트북에 생수병에 기저귀까지 담아내는 만능의 가방도

아기처럼 업혀간다


한껏 자유로운 7인석

모두 분주하다

노선은 귀로 읽고 두 손은 스마트폰에 집중이다


눈앞에 중독된 두 손은 뒤를 잊었다


나이불문

노인들도 백팩을 메고 길을 나선다

이제 등은 손이 되고

지루한 손은 할 일을 찾고 있다


진순희 사진.PNG 진순희 시인

서울 출생

2012년 계간지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 책쓰기 학원/진순희 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의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책표지-명문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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