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가르며 하나둘 모여든다
진순희
사람이 물건이다
일이 사람을 움직이고 일이 밥을 먹여준다
어떻게 남아도는 시간을 팔아볼까
지루하고 따분한 배고픈 휴식보다
먼지와 땀이 섞인 배부른 노동이 낫다
새벽 4시 남구로역 앞
빛바랜 등산복에 두툼한 안전화들
어둠을 가르며 하나둘 모여든다
커다란 배낭 길가에 아무렇게나 던져놓고
봉사단체가 나눠주는 차 한 잔에 마음을 녹이며
담배를 꺼내 무는 하루치의 생계들
일거리는 줄어드는데 중국 동포들이 넘친다고
푸념도 해보지만 언제 대목이 따로 있었던가
공치는 날이 더 많은 삶
명절이 코앞이라 한 푼이 아쉬운데 일손이 없는 어깨가 무겁다
팔려나간 인력을 실어 나르느라 남구로역 삼거리는 부산하다
어디론가 달려갈 시동소리에 구직자들 얼굴에 그늘이 지고
노동을 팔지 못한 날품팔이들
가슴이 타들어간다
서서히 날이 밝아 출근길 등굣길이 분주해지면
인력시장은 파장을 하고
갈 곳 없는 사내들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2년 계간지 <미네르바>로 등단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존 스튜어트 밀 인문고전 연구소 소장
진순희국어논술학원 운영
<<명문대 합격 글쓰기>> 저자 진순희 인사드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