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가르치면서 늘 배우고 있다.
오늘 중2 시원이가 말했다. 4시부터 시작해 7시에 끝나는 데, 끝날 때가 됐는데 일어서지를 않았다.
왜 정리 안 하고 있냐는 듯 눈짓을 했다. 나랑 눈이 마주치자 살포시 웃었다. 남아서 하고 가겠단다. 듣고 있던 쌍둥이 형제 중 형인 동원이가 자기도 남겠단다.
지금 가면 다 잊어버릴 것 같아.
시원아 우리 같이, 남아서 하고 가자.
듣고 있던 동일이가 화들짝 놀라며, 집에 가야 된단다.
동일: 오늘 엄마 아빠랑 고기 구워 먹기로 했잖아.
동원: 그냥 내 것만 조금 남겨놓으시라고 해.
동일: 무슨 소리야. 가족들이랑 같은 시간에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지.
동원: 아냐 그래도 난 남을 거야. 남아서 더 하고 갈 거야.
시무룩해하면서 동일이가 텅텅거리며 계단을 내려갔다. 발걸음 소리에 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전해져 왔다. 혼자 가는 것도 싫지만, 함께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더 큰 듯했다.
같은 분량의 것도 집에서 하면 숙제가 되고, 학원에서 하면 공부가 된다는 아이의 발상이 신선했다. 생각만 조금 바꾸면 '과제가 아닌 선물'이 되는 것을 아이들의 말을 통해 오늘 새롭게 배우는 시간이었다.
시원이의 말을 들으며 오래전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워즈워스의 시가 떠올랐다.
중앙대 미래교육원의 "진순희의 돈이 되는 책 쓰기"과정이 개설됐습니다~^^
제 책을 소개합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 ItemId=257855049
http://www.yes24.com/Product/Goods/96006050
#진순희 #로긴책쓰기스쿨 #돈이되는에세이쓰기 #중앙대미래교육원 #돈이되는책쓰기 #돈이되는글쓰기 #영화로인문고전에세이쓰기 #찰나의미학디카시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