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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순희 Jun 29. 2023

숫자 추앙보다 다른 것에 시선 돌릴 수 있는 용기를  

『숫자 사회』





최근 6학년 아이들과 놀이공원에서의 패스권인 패스트 트랙에 대해 수업을 했다.

패스트 트랙을 사용하고 있는 현황과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영상 시청을 했다. 그와 관련된 사설도 분석하며 패스트 트랙을 찬성하는

"돈 내고 지불한 권리"와 이를 반대하는 "박탈감 느낀다"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마인드맵으로 정리해 보게 했다.




다음은 민영이가 한 마인드맵이다. 수업할 때 중립적인 입장에서 설명을 하고

자료 제시를 했다. 민영이는 “아이 때문에 기다릴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빠른 시간 내에 놀이 기구를 많이 타고 싶어서”

패스트 트랙 이용하는 것에 찬성했다. “패스트 트랙 사용자들은 기다리는

시간 대신 돈을 낸 것”이기에 “우리 사회에서 더욱 활성화

되어야 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그런데 임의 진 작가의『숫자 사회』에서는 패스트 트랙과 관련된

문제를 명쾌하게 제시하고 있다.

“내가 빠르게 가려고 다른 이들을 더 기다리게 만들기 때문”이라며

“항공기의 비즈니스와 이코노미 클래스의 차이,

뮤지컬 공연의 VIP 좌석과 기타 좌석 간 차이”와 다른 점을 구분하고 있다.

항공기의 좌석과 뮤지컬 공연 좌석의 특정 구매가 타인의 편의를 해치지 않는 반면

패스트 트랙은 다른 누군가의 시간을 침해하는 결과를 빚어낸다고 명징하게 설명한다.

시스템이 그렇게 세팅됐다는 이유로 패스권 이 구매자에게 ‘불편’을 끼치게 된다는 날카롭게 지적한다.






『숫자 사회』는 본의 아니게 나의 ‘편의’가 누군가에게 ‘불편’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문제 제기에서 출발한다. ‘10억이 목표가 된 사회는 어떻게 붕괴되는가’란 부제를 단,

『숫자 사회』의 저자 임의진은 맨체스터 대학에서 국제개발학을 공부했다

. KOICA, UN 및 컨설팅 회사에서 일했을 뿐만 아니라 빈곤, 불평등, 기후변화 등

주요 국제적 의제들이 한국의 사안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본

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닫고, 그 고민을 이 책에 담아냈다.

여러 나라의 빈곤과 불평등, 교육, 젠더 등의 사회문제를 다룬

ODA(국제 개발협력・공적개발원조) 전문가답게 숫자 추앙의 사회에서

숫자 이외 것에 시선 돌릴 수 있는 용기를 제안한다.




출판사 책 소개 문구에 저자의 문제의식과 건강한 사회로 가는 대안을 잘 표현하고 있다.


돈을 신처럼 떠받드는 사회, 이대로 놔둬도 괜찮은가

자본 추앙 사회에서 벗어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더 관대하고 잘 사는 세상을 위한 새로운 제언






‘효율적으로 돈을 잘 벌자’와 같은 모토는 부에 대한 건강한 욕구로는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무언가에 홀린 듯 돈만을 향한 맹목적 열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있고, 다른 쪽에서는 이미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욕망 덩어리를 더울 부채질한다. 그러한 욕망의 근원적 메시지는 이런 것이 아닐까. “힘들이지 않고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남들 다 쉽게 버는 것 가운데 나는 왜 안 돼? 나도 그러고 싶어!”

-임의진, 『숫자 사회』, 20쪽



노동 소득 대신 자본 소득으로, 돈이 일을 하게 시스템을 만들어야 된다고 온갖 곳에서 주창한다.

00만 하면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는 디지털 노매드로 살아갈 수 있다고 현혹한다.

대체로 이 사회는 그런 것을 “알려주고 불려주겠다는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신뢰가 실종된 사회에서 ‘숫자’를 추앙하는 사회에서 그 ‘숫자’를 제외하면

남는 것이 없는 사회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가장 풍요로운 세대이지만 사다리를 잃어버린 지금의 2030 세대들에게,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가치만이 유의미한 “비교 기반 숫자 사회”에서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현대적 마을 공통체'이다.

거창하게 공동체 회복은 오히려 공허한 메아리에 지나지 않는다.

“도시 공동주택에 존재했던 과거 공동체의 모습을 간직하는 세대가

아직 대세이기에 충분히 가능하다.”라고 임의진 작가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한국형 공동체의 핵심 가치는 넓은 범위의 구성원 간 신뢰에 기반한 다양성 확장이다. 현대적 마을 공동체는 우선 불안과 불신의 완화를 통해 정서적 안정감을 얻은 사람들이 각자 사회로 나가 다양한 사람과 더 건강한 소통과 교류를 하도록 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역할은 그러한 소통과 교류를 바탕으로 더 나은 사회적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토대가 되어주는 것이다. 이전 방식을 따르는 공동체 구연만으로는 점점 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니즈를 맞출 수 없다. 전통적인 마을 공동체를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 신뢰와 관용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임의진,『숫자 사회』, 230쪽



책갈피 말미에 있는 지은이 소개의 말로 등불 같은 소망을 대신 전한다.







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기보다 잠들기 전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기대하고,

홀로 살아남을 방도를 강구하기보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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