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자끄 라캉은 “욕망은 다른 사람의 욕망을 모방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욕망의 현상학》의 저자 르네 지라르는 욕망이 양자 관계가 아닌 삼자 관계에 기초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를 '동경을 동경하는 관계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리더는 자신이 동경하는 대상을 통해 팀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들이 무엇을 모방할지 결정하게 합니다.
리더는 어떤 역할을 해야하고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할까요?
-《일류의 조건》, p.156
여기에서 사쿠라이 감독이란 시드니 올림픽의 일본 축구 대표팀으로 괄목할만한 활약을 한 다카하리 나오히로의 축구코치였습니다. 축구 문외한이었던 감독은 다카하리에게 연습 시간마다 “너도 저 바스턴 같은 선수가 되거라.” 라는 주문을 했지요. 팀의 모든 선수에게 각자 벤치마킹할 상대를 정해주고 그들의 경기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보며 따라하게 했습니다. 플레이 스타일 전체를 완전하게 훔치도록 요청했지요.
다카하리가 네델란드의 스트라이터인 마르코 판 바스턴을 동경하게 된 건 순전히 감독의 영향이 컸습니다. 초일류선수에 대한 동경심을 갖은 사쿠라 감독의 동경심에 이끌려 선수들도 그 마음이 전염돼 같은 인물을 ‘동경’하게 된 것이지요.
모방은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그러나 모방이 끝이 아닙니다. 리더가 제시한 롤모델을 기반으로 새로운 창조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쿠라이 감독이 제공한 마르코 판 바스턴의 예는 단순히 모방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성취로 이어지는 과정의 시작이었습니다. 다카하리가 처음에는 바스턴을 모방했지만, 나중에는 자신만의 창조적인 스타일을 개발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사쿠라이 감독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명확히 알 수 있듯이, 지도자가 반드시 ‘달인’일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동경의 기운을 주변에 얼마나 발산할 수 있느냐입니다. 감독은 다카하리에게 마르코 판 바스턴을 롤모델로 제시했습니다. 그 결과 다카하리는 바스턴의 플레이 스타일을 모방하며 경기력을 향상시켰습니다. 동경은 전염되어 팀 전체에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리더는 팀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해야 합니다. 사쿠라이 감독이 비디오 자료를 제공한 것처럼, 다양한 롤모델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성장을 도와야 합니다. 이 ‘자료 수집’이야말로 지도자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입니다. 팀원들에게 더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는 자료가 많을수록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FC 바르셀로나의 전설적인 감독 펩 과르디올라는 선수들에게 특정 상황에서의 전술적 움직임을 강조하는 훈련 자료와 전략을 지속적으로 제공했습니다. 그는 매 경기 후 영상을 통해 분석한 데이터를 선수들과 공유하고, 잘못된 움직임을 교정하거나 향상된 플레이를 강조함으로써 팀 전반의 실력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러한 구체적인 자료는 선수들이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는지 명확히 이해하게 하며, 실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게 합니다. 리더는 자료와 롤모델을 통해 팀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약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리더가 발산하는 동경의 기운은 팀 전체에 전염되어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동경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새로운 성과를 창출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리더는 단순히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아닌, 동경을 통해 사람들의 욕망을 모방과 창조로 이끄는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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