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부르는 노래
교회를 다녀오는 전동차를 타면 가끔 손에 조그만 바구니를 든 눈먼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지팡이를 앞과 옆으로 더듬으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걸어온다, 너무 느린 그의 발걸음과 노래는 전동차가 흔들리거나 안내방송이 나올 때는 잠시 멈추기도 해서 내가 내릴 역에 다 오도록 객차 한량을 다 못 지난다.
현금을 들고 다니는 시대가 아니니 그 파란 돈통에는 천 원 한 장 있을 때가 드물고 목은 너무 잠겨 노래는 너무 작아 들릴 듯 말듯하고 그마저도 자꾸만 끊긴다.
삼 백 원이 들어 있는 돈바구니에 다행히 몇 장 있던 지폐를 놓고 앉았는데 열차가 흔들려서 자꾸만 승객 쪽으로 바짝 붙어 걷는 그의 지팡이에 발끝이 닿는다. 감겨 있는 눈이 놀라고 허공에다 대고 인사를 하면서 그는 겨우 다음 칸으로 넘어갔다.
열차 안에서는 구걸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구걸하시는 분은 이번 역에서 내리십시오
누군가 신고를 한 모양이다
철도 경찰이라고 쓴 야광조끼를 입은 키 큰 남자 둘이 그 남자 옆에 와 이름을 묻고 내릴 거냐고 묻는다.
노랫소리 보다 조금 큰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우물쭈물하는 그의 옆으로 지나 나는 내렸다.
짐을 들고 난간을 의지해 아주 천천히 계단을 오르는 사람 옆에서 너무 빨리 뛰어 올라가지 않는 마음 같은 것. 작은 것 아주 보잘것없는 것.
그런 마음을 생각했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 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끝까지 노래하는 남자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