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은 어떤 힘

by 구름 수집가

새벽 1시 45분.


나는 네가 이 시간에도 분명히 깨어 있음을 안다.

얼마 전 중고 가게에서 구매한 작은 오르골을 이리저리 들여다 보며 작동법을 궁리하고 있음을 안다.


늘 쉽게 잠들지 않는 너의 새벽.

누군가의 낮만큼이나 꽤나 부산스러운 너의 새벽을 나는 안다.


그러나 안다는 것만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안다는 것은 차라리 모르는 것만 못했다.

안다는 것은 어떤 힘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오히려

분명히 안다는 것으로 너를 더

절실히 그리워하고 있음을 나는

맥없이 안다.


너와의 시간을 거스르기 위해, 아는 것을 버리기 위해

나는 먼저 잠에 든다.

그리고 무심히 누워 있는 과거를 다시 습관처럼 불러낸다.


아는 것은 어떤 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