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기다리듯 너는 천천히 흘러내렸다
고스란한 시간의 느린 걸음을 견딜 수 없어
축축한 잠을 청했다
하나의 우주를 돌고 와도 남아 있는
그 시간의 한 토막을
누군가 잘라 훔쳐 갈 순 없었을까
날카로이 베어내어
그대에게 선물할 순 없었을까
그러나 너는 유유히 흘러내렸다
너는
하나의 우주의 심장의 두근거림을
외면하는 도도한 흐름의 두근거림이다
우주의
심장의
도도한 흐름의
두근거림을 외면하는 두근거림이다
중력의 안타까움이다
침착하게 흘러내리다
시간의 긴 신발을 끌고
젖은 가슴의 긴 터널로 너는
검정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