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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야 May 06. 2023

허투루 보내는 하루

엄마의 죄책감 내려놓기

어제는 어린이날, 오늘은 그냥 토요일이다. 신랑은 이틀 모두 출근했다. 셋이 남은 우리는 백수같은 이틀을 보내는 중이다. 그나마 어제는 어린이날이었으니 엄마로서 해야할 본분으로 하루를 보냈다. 우리는 점심을 사먹고 슈퍼마리오 영화를 봤으며 여름옷 몇 벌을 구매해서 집으로 왔다. 그러나 오늘은 출근하는 신랑을 배웅하고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채 나는 침대에서, 아이들은 소파에서 붙어 지내고 있다. 끼니때가 되니 고파지는 배는 사회의 밥벌이 법칙이 내장된 뇌와 부조화를 이룬다. 간단히 차려 허기를 채운다.


오후가 되니 지나버린 오전이 아쉽다. 마음 사이로 헐렁하게 보낸 하루가 화가 되어 일어나려는 걸

 "그래, 이런 날도 있지."하며 내려 앉힌다.


푹 자고 푹 쉬는 동안 아이들은 TV와 태블릿과 닌텐도 게임으로 채웠다. 두 아이는 아주 만족한 표정이지만 내 마음에는 슬쩍 엄마의 죄책감이 들어선다. 보람찬 하루를 보낸다는 기준이 뭔지 강요한 적 없지만 '뭐 어때' 하며 아무 것도 하지 않은 하루에 화 없이 지나가려니 마음을 먹어야 한다니... 스스로 부지런하게 살지 못해서 아무 것도 하지 않은 하루에 조바심을 내는 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조금더 뒹굴뒹굴 침대에 붙어 있어야지,

날씨도 비가 내려 응원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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