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울보이자 웃보다. 울다가 웃다가 변화가 심하니 때로는 배우같기도 하다. 12월, 크리스마스는 내게도 이벤트 기간이라 우리의 대화에는 산타할아버지가 자주 초청된다. 며칠 전, 둘째는 기억도 안나는 작은 일로 또 울었다. 침대로 가서 엎드려 누워 속상한 자기 맘을 봐달라고 큰 소리로 "흥, 흥"거리거나 "아앙~~"하고 울기도 했다. 감정이 꼭대기를 지나고 조금 잦아들자 나는 침대에 같이 누웠다. 그리고 장난이 떠올랐다.
핸드폰을 꺼내 내번호를 수신번호로 입력했다.
"산타할아버지께 문자 쫌 보내야겠다."
아이가 잠시 궁금해 베개에 파묻었던 고개를 든다.
"있지, 요즘 멸종위기 동물이 엄청 많은거 알지? 루돌프가 멸종위기라서 썰매를 못 끌어서 큰 일이래. 그래서 산타할아버지가 루돌프 대신 코 빨간 어린이를 찾고 있다잖아? 여기 있었네."
아이의 표정은 울음을 멈추고 터질 듯한 웃음도 참느라 실룩실룩거린다.
'훗, 걸렸구나~!'
나는 문자를 소리내어 말하면서 쓴다. 나도 웃음을 꾹 참지만 목소리로 새어나오는 재미는 숨길 수 없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