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은 나의 몫, 경험은 너의 몫
아이를 걱정에 가두지 않기
#1. 자기 이름 호칭과 '나'라는 말
우리 집 아이들은 자신을 지칭하는 데 있어 '나'라고 하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넣어 부른다. '나'라고 부르면 자신의 이름만큼의 고유성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엄마의 입장에서 '나'라는 호칭으로 정정된 후에 다시는 '쭈야'와 '시또'로 돌아가지 못하는, [어린 시절과 이별하는 한 장면] 같아 굳이 고쳐주고 싶지 않았다.
유치원에서 선생님의 전화를 받았다.
"시또가 자기를 이야기할 때 자기 이름을 넣어서 부르길래 제가 그럴 때는 -내가~-라고 하는 거라고 이야기해줬어요"
나는 불분명하지만 아이들이 자기 이름을 지칭하는 이유가 있을 꺼라 이야기하고 억지로 고치지 않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8살인 쭈야는 친구에게 놀림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생겼다. 그날부터 나는 "오늘 쭈야는 ~~"이라는 말문 앞에서 "나라고 해보자"하고 계속 수정을 가하기 시작했다(그동안 혼자 삼킨 말도 많았겠지).
물론 아이는 대부분의 경우에 그 당위성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쭈야는, 쭈야는, 쭈야는~~"하며 반기를 든다. 나도 이게 맞는 건지 다시 의문이 든다.
오늘 침대에 두 아이와 함께 누워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쭈야- "엄마, 쭈야는~~~"
나- "나는~~ 하고 다시 말해봐"
그 말을 듣던 시또는 눕혀진 몸을 벌떡 일으키며 부당함을 찾아내 당당하게 말한다.
시또-"엄마, 오빠야는 7살 때까지 '쭈야는~'했는데 시또는 지금 6살인데 왜 '시또는~~'하지 말라하고 '나는~~ '해야 돼?"
여섯 살 아이의 발견이 대견스럽다. 그리고 정말 그렇구나하고 나는 깨닫는다.
나- "그래, 시또 말이 맞네. 그래, 우리 그냥 편한 대로 하자. 시또도 8살 되면 고쳐보던지 하고 쭈야도 일단은 편하게 이야기하자."
쭈야- "해제~~~~!!"
두 아이는 만족스러운 미소와 웃음소리를 내며 꿈나라로 간다.
세상을 만나며 경험하는 것은 아이의 몫.
상상 속 걱정에 가두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