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변치 않겠다는 다짐

'절대'는 없어!

by 나비야

# 1.

"엄마, 시또가 어른되면 누구랑 살아?"

"음.. 혼자 살 수도 있고 엄마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둘이 살 수도 있지. 또, 아기 낳으면 셋이, 넷이 살 수도 있겠지?"

아이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다.

"그러면 시또는 엄마랑 같이는 못살아?"

나는 아이의 마음에 감사히 웃으면서도

어린 시절, 엄마가 내게 했던 말을 돌려준다.

"같이 살자고 해도 시또가 안 한다고 할걸?"

"절대로! 절대로! 엄마랑 안 헤어질 거야!"

아이는 운다.


# 2.

"엄마, 쭈야가 어른되면 또 제주도 올까? 쭈야가 엄마 차 태워줄게."

제주여행이 아쉬운 마지막 날, 여섯 살이던 첫째는 내게 말했다. 아이의 말이 고마우면서도 나는 심술을 부린다.

"어른되면? 치. 그때는 친구들이랑 온다고 엄마 생각도 안 날걸?"

아이는 정색하며 소리 지른다.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엄마랑 같이 올 거야."


# 3.

결혼을 준비 중이던 나는 부모님과 드라이브를 했다.

"엄마, 너무 좋다. 우리 자주 또 나오자."

엄마, 아빠는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

"치. 우리랑 나올 시간이 있겠나? 신랑이랑 다닌다고 엄마, 아빠는 뒷전, 애 낳으면 더 뒷전이지"

나는 서운함에 눈물까지 삼키며 말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어. 절대로 그렇게 안 할 거야!"

부모님은 내 반응을 보고 웃으셨다. 아마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보인 표정과 닮아 있을 것이다.

[아이의 감상: 우와! 꽃 예쁘다. 저 샤워기같은 건 뭐야?]

살아보니 '절대'란 없다.

모든 것이 변하고 상황 속에 있는 우리도 변해간다.

살아가며 마음의 깊이도 함께 깊어진다.

나는 '사랑'의 크기는 정해져 있어 나눌수록 한 대상에 쏟을 크기는 줄어든다고 생각했나 보다.

살아보니 그 크기는 계속 커져만 간다.


오늘 아이들을 태우고, 엄마, 아빠와 함께 다녔던 드라이브 코스를 돌았다. 다녀온 후, 엄마와 통화하며 연꽃이 핀 계절을 이야기했다. 따로라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 충분했다.

[몇년이 지난 연지에는 계절을 돌아 여전히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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