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엄마의 유쾌한 빈 틈
'절대로' 변치 않겠다는 다짐
'절대'는 없어!
by
나비야
Jul 21. 2022
# 1.
"엄마, 시또가 어른되면 누구랑 살아?"
"음.. 혼자 살 수도 있고 엄마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둘이 살 수도 있지. 또, 아기 낳으면 셋이, 넷이 살 수도 있겠지?"
아이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다.
"그러면 시또는 엄마랑 같이는 못살아?"
나는 아이의 마음에 감사히 웃으면서도
어린 시절, 엄마가 내게 했던 말을 돌려준다.
"같이 살자고 해도 시또가 안 한다고 할걸?"
"절대로! 절대로! 엄마랑 안 헤어질 거야!"
아이는 운다.
# 2.
"엄마, 쭈야가 어른되면 또 제주도 올까? 쭈야가 엄마 차 태워줄게."
제주여행이 아쉬운 마지막 날, 여섯 살이던 첫째는 내게 말했다.
아이의 말이 고마우면서도 나는 심술을 부린다.
"어른되면? 치. 그때는 친구들이랑 온다고 엄마 생각도 안 날걸?"
아이는 정색하며
소리 지른다.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엄마랑 같이 올 거야."
# 3.
결혼을 준비 중이던 나는 부모님과 드라이브를 했다.
"엄마, 너무 좋다. 우리 자주 또 나오자."
엄마, 아빠는 웃으며 놀리듯 말했다.
"치. 우리랑 나올 시간이 있겠나? 신랑이랑 다닌다고 엄마, 아빠는 뒷전, 애 낳으면 더 뒷전이지"
나는 서운함에 눈물까지 삼키며 말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어. 절대로 그렇게
안 할 거야!"
부모님은 내 반응을 보고 웃으셨다. 아마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보인 표정과 닮아 있을 것이다.
[아이의 감상: 우와! 꽃 예쁘다. 저 샤워기같은 건 뭐야?]
살아보니 '절대'란 없다.
모든 것이 변하고 상황 속에 있는 우리도 변해간다.
살아가며 마음의 깊이도 함께 깊어진다.
나는 '사랑'의 크기는 정해져 있어 나눌수록 한 대상에 쏟을 크기는 줄어든다고 생각했나 보다.
살아보니 그 크기는 계속 커져만 간다.
오늘 아이들을 태우고, 엄마, 아빠와 함께 다녔던 드라이브 코스를 돌았다. 다녀온 후, 엄마와 통화하며 연꽃이 핀 계절을 이야기했다. 따로라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 충분했다.
[몇년이 지난 연지에는 계절을 돌아 여전히 꽃이 핀다.]
keyword
절대
여름
사람이야기
10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멤버쉽
나비야
소속
유치원
두 아이의 엄마로 소소한 일상을 기록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는 순간을 오롯이 느끼고 싶어 오래 휴직했어요. 지금은 복직해서 바빠요 바빠♡
구독자
68
팔로우
월간 멤버십 가입
월간 멤버십 가입
매거진의 이전글
걱정은 나의 몫, 경험은 너의 몫
방학이 시작되었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