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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유쾌한 빈 틈
육아에 지친 어린 엄마에게.
내가 받았던 위로가 네게 위안이 되기를.
by
나비야
Jul 6. 2022
"아고~ 예쁘다!
지금이 제일 좋을 때다~!"
아이가 아기였던 시절,
길에서 마주치는
얼굴 모르는
육아 선배들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지금이 제일 좋은 때라니..
아기를 키우느라 잠시도
마음 편한
날이 없는 엄마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아이가 돌이 되기 전,
엄마는 '기저귀가방'을 챙긴다.
겉이 명품이던 아니든 간에 속에 든 내용물은 비슷하다.
[최소: 기저귀, 물티슈, 액상분유(이유식), 아기 간식, 작은 담요, 쪽쪽이... 그리고 핸드폰, 차키 등]
그리고 외출 장소의 이동상황에 따라서 유모차와 아기띠 중 선택을 한다.
사회가 온통 기술로 무장한 것처럼 육아도 아이템빨이다.
시대를 지나온 엄마들은 말한다.
"요새는 희한한 것도 다 나온다. 우리 때는~~~"
그 시절 육아가 아무리 고되다 해도 지금 당장 힘든 엄마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 말이다.
'하... 언제쯤
기저귀가방을 벗어날 수
있을까? 한 짐이네..
푹
자는 날이 오기는 할까?..
(
신기하게 새벽 2시 알람이었던 우리집 아기들)
밥 쫌 편히 먹고 싶다..
걷기만
하면 유모차 안 들고 다녀도 되겠지?
'
희망소원을 생각하다 혹여 아기가 아프면 단 한 가지만 남는다.
"건강하게만 자라라."
둘째가 태어났다. 걱정은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사랑을 듬뿍 줬다고 생각한 첫째가 둘째의 출현으로 사랑을 고파할까 염려한다.
태어나는 것도, 엄마 아빠의 아기가 되는 것도, 우리에게는 늘 두 번째가 되는 둘째를 첫째 때만큼 최선으로 보살피지 못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린다.
두 아이가 동시에 "엄마"를 찾으면 누구에게 먼저 달려가야 할지 갈등하면서도 남겨진 아이를 향한 마음은 쓰라리다.
온 체력을 다해도 인스타나 블로그에 나오는 이상적인 엄마는 되지 못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음에도 부족하다고 느낀다. 더 잘해야만 할 것 같다. 스트레스다.
결국 나는 첫째에게도, 둘째에게도 완전한 엄마가 되어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가득 찼고 우는 날도
잦아졌
다.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함이 컸지만 보살펴야 하는 힘겨움에
나는 지쳤고, 반복되는 매일이 계속되리라는 생각은 우울하고 예민해지는 나를 만들어갔다.
악순환에 빠졌다.
너무 힘든 어느 날, 엄마는 말했다.
"지금이 제일 힘들 때다. 앞으로 너한테는 점점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애들은 점점 더 클 거고 같이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질 거야. 그리고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조금씩 네 시간도
생길 거야."
지금이 제일 좋은 때가 아니라 제일 힘든 때라니! 앞으로가 잿빛이 아니라니!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의 한마디는 큰 힘을 가진다.
나는
한참을 소리 내 울었다.
그리고 안정을 찾았다.
걱정을 내려놓고 나니 천천히, 조금씩
나의 아린이(아기+어린이, 조금은 빨리 커주기를 기대하면서, 한편으로는 빨리 크는 아쉬움에 천천히 시간이 흐르기를 희망하는 마음을 담아서.)들과 함께하는 '지금'의 순간들에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나보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는 주문보다 앞으로 즐거울 일이 훨씬 많다는 메시지를 주려 노력한다.(그리고 이게 진실이다, 정말이다!)
오늘도 치열한 육아와 지나친 걱정에 지친 그대여,
내가 받은 위로가 네게도 위안이 되기를..
아직 완전한 엄마가 되지 못한 듯 느껴질지라도 아기와 함께 엄마도 자란다.
"이미 너는 충분히 좋은 엄마야."(토닥토닥)
내 손을 벗어난 일들을 붙잡고 힘들어하지 않기를...
하늘을 잠시 올려다보면 구름이 얼마나 빨리 지나가는지 안다. 아이가 크는 것도 그런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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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로 소소한 일상을 기록합니다. 내 아이가 자라는 순간을 오롯이 느끼고 싶어 오래 휴직했어요. 지금은 복직해서 바빠요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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