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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otoly Aug 10. 2020

다양한 핑곗거리로 매번 방해받는 당신에게

우리는 놀랍게도 오랜만에 공부하려고 앉거나 커피를 마시고 조금 쉬다가 일하러 앉으면 항상 카톡 알람이 울리고 다양한 앱에서 알람이 울립니다. 그리고 요즘은 재난 경보가 울리면 당장 폰을 확인해서 COVID-19 확진자의 동선을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제 갔던 음식점이 확진자 동선이랑 겹친다고 말하기 바쁘죠. 우리는 매번 세상으로부터 다양한 방해를 받습니다. '니르 이얄'의 책 <초집중>에서는 이와 같이 우리를 방해하는 외부 요소를 '외부 계기'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외부 계기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몇 가지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초집중>에서 말하는 외부 계기로부터 방어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선 내 편인지 적인 지부터 확인하자

우리가 여러 가지 외부 계기를 함부로 차단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외부 계기라고 해서 모두 다 나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떠한 외부 계기가 여러분의 적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 계기가 나를 지원하는가? 지배하는가?

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 질문을 통해서 우리를 지배하는 나쁜 외부 계기는 역해킹 기법을 통해 우리로부터 멀어지게 해야 한다.


인적 방해 역해킹

나는 2019년도쯤에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다른 팀원에 의해 여러 번 집중이 흐트러진 적이 있다. 갑자기 회의를 해야 하는 내용이 생기거나, 갑자기 자리에 찾아와 질문을 하는 팀원이 있었다. 일과 일 사이에는 overhead가 존재한다. overhead란, 어떤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소모되는 자원들이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밍 테스트 중에 팀원이 데이터베이스에 관련된 질문을 하면,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데이터베이스 관련된 소스코드를 열고, 팀원과 간단히 회의를 하고 다시 제자리에 앉아 프로그래밍 테스트를 하기 위해 내가 이전에 어디까지 테스트를 진행했는지 떠올리고 앞으로 어떻게 하기로 했는지 다시 기억해내야 한다. 단순히 "소스코드 테스트에 걸린 시간 + 데이터베이스 회의 시간 + 소스코드 테스트에 걸린 시간 = 오늘 근무 시간"이 아니다. "소스코드 테스트에 걸린 시간 +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찾고 이전에 개발한 내용을 상기하는 등의 시간 +데이터베이스 회의 시간 + 소스코드 테스트를 어디까지 진행했는지 떠올리고 앞으로 뭘 해야 하는지 걸리는 시간 +소스코드 테스트에 걸린 시간 + 각 업무가 전환될 때마다 다시 몰입하는데 걸리는 시간 = 오늘 근무 시간"이라고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그래서 나는 개발에 몰두하는 시간과 회의 시간 등등 정해진 시간에는 서로의 몰입을 깨지 말자며, 서로의 몰입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서브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었다.

위는 그 당시 만들었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GUI는 내가 개발한 것이 아니어서 어떻게 실행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냥 소개 페이지만 간단하게 사진을 첨부한 점에 대해서는 이해를 부탁한다. 이 프로그램을 실행하면 사무실 내에서 각자의 자리 배치표가 나오고, 각 자리에 사람들의 상태를 표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했다. 집중 상태여서 방해받지 않길 원한다면 자신의 자리에 빨간색으로 상태를 바꾸면, 긴급한 상황이 아닌 한에서 서로 건드리지 않도록 하였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이 실수로 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말을 걸 수 있기 때문에 모니터 위에 LED를 설치하여 자신의 상태에 맞는 색깔의 LED가 점등되도록 하였다.

이와 같이 나는 인적 방해를 역해킹하기 위해 서로의 상태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거창하게 할 필요는 없다. '니르 이얄'의 <초집중>에서는 모니터에 두꺼운 종이로 만든 상태 표시 카드를 끼우는 방법을 제시한다.

혹시 여러분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직종이 아니어도 괜찮다. 책에서 소개된 병원의 경우에는 몰입이 필요한 간호사에게는 빨간색 조끼를 입혀 다른 사람이 방해하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방법을 적용하여 인적 방해로부터 벗어나길 바란다.


그룹 채팅 역해킹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회사에서 기계처럼 일하려고 하지 않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서로 관계를 쌓아가길 원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룹 채팅에서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 말고도 오늘 점심을 뭐 먹을지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귀여운 강아지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업무 외적인 채팅은 집중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 채팅 프로그램을 바꾸자는 제안을 했다. 그 채팅 프로그램은 바로 slack이다. 개발자나 스타트업에서는 이미 유명한 채팅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아래 사진과 같이 목적에 맞게 새로운 채널을 생성할 수 있다.

각각의 목적에 맞는 채널에서 해당 주제의 이야기를 하여 자신이 원하지 않는 내용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회의 역해킹

여러분은 회의나 조별과제를 할 때 어떠한가? 지금까지 여러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느낀 점은 대부분 회의를 정말 비효율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아마 특별한 안건 없이 그냥 얼굴 보자고 일주일에 한 번씩 미팅하는 팀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재무회계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개발자가 회계 관련 미팅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전부다 내가 목격했던 일들이다. 이러한 회의에 얼굴 한번 비추는 게 예의라는 이유로 항상 자리를 비우고 바쁘다고 호소하는 팀장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우선 다수의 회의가 불필요한 경우가 많다. 회의를 소집하기 전에 아래와 같은 점들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


1. 회의의 목적을 분명히 한다.

회의의 목적이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 문제를 명확히 하라.


2. 그 회의에 있어야 하는 사람을 소집하라.

몇몇은 직접 관련이 없는 사람을 회의에 끌어들여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어 한다. 물론 그 관련 없는 팀원이 엄청난 확률로 엄청난 창발성을 가진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와 관련된 지식이 없는 팀원이 내는 아이디어에 감탄할 정도라면, 그 조직이 엄청나게 공부를 안 해서 전문지식이 없는 팀원의 아이디어에 감탄하는 경우이거나 의사결정에 대한 합리적인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융합으로 인한 창발에 대한 가능성은 매번 길게 이어지는 회의에서 찾으려고 하지 말고, 짧은 시간의 자문과 같은 방법을 통해 찾아라. 매번 아무나 다 회의에 부른다면 그 조직은 엄청난 '집중력'을 낭비할 것이다.


3. 제발 폰이랑 노트북은 버리고 진행하라

회의 중 자료 수집을 목적으로 노트북이 필요하다는 핑계는 치워라. 자료 수집을 해야 한다면, 그것은 회의를 종료해야 한다는 신호다. 회의에서는 어떤 안건을 결정하는데 시간을 응축해서 사용하라. 폰으로 딴짓을 하면 회의는 늘어지고, 회의가 늘어지면 폰을 보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절대다수의 회의에서는 폰과 노트북은 필요 없다. 회의록을 작성하는 팀원만 노트북을 허용하고, 나머지는 회의에 집중시켜야 한다.


스마트폰 역해킹

아마 이 시대에 집중력의 최고 적군은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다. 스마트폰은 아래와 같은 방법을 나를 방해할 수 없도록 했다.

1. SMS 시간 설정

나는 SMS 프로필에 위와 같이 SMS를 확인하는 시간대를 적어두었다. 그리고 나와 업무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위와 같은 시간대에만 메신저를 확인한다고 미리 알려둔다. 지인들과의 메신저도 위와 같은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거나 일과 도중의 '정해진 휴식시간'에 이야기를 나눈다.


2. 알람 끄기

SMS에서 혹시라도 긴급한 사항으로 연락이 오는 경우를 위해 키워드 설정을 해라. 나는 '긴급'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설정하여 해당 키워드만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하였다. 그 외에 긴급할 여지가 없는 앱은 모두 알람을 꺼라.


3. 바탕화면 정리

폰에 깔아 둔 앱과 데스크톱의 바탕화면을 폴더를 이용하여 정리하라. 산만한 프로그램의 배치는 여러분을 다양한 방법으로 집중력을 흩트리고 계속 SNS에 접속하라는 유혹을 한다.

나는 데스크톱을 아래 사진과 같이 정리하여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고 원하는 파일을 바로바로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하였다.


4. 삭제

여러분이 쓰지 않는 프로그램은 삭제하라. 그리고 여러분을 '지원'하지 않고 '지배'하는 프로그램 또한 삭제하라. 잘 쓰지 않는 프로그램의 기준은 명확히 제시해주겠다. 한 달 동안 쓴 적 없으면 아주 깔끔하고 미련 없이 삭제하라.


피드 역해킹

내가 지금까지 사용해온 SNS의 피드를 역해킹 한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유튜브 역해킹

유튜브 알고리즘은 정말 고마운 존재이다. 우리의 흥미와 관심사를 잘 분석해서 우리에게 도움되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하지만 나는 이를 잘못 사용하였던 적이 있다. 나는 게임 플레이 영상과 애니메이션 요약 영상 등을 즐겨본다. 그리고 동기부여 영상, 과학 논문 소개 영상 등도 즐겨본다. 게임 플레이 영상과 애니메이션 요약 영상은 나를 지배했고,  동기부여 영상, 과학 논문 소개 영상은 나를 지배했다. 그래서 게임 플레이 영상과 애니메이션 요약 영상과 관련된 채널은 모두 구독을 끊었다. 그리고 관련된 영상은 차단했다.

영상을 차단하는 방법에는 2가지가 있다. '채널 추천 안 함'과 '관심 없음'이 있다. '채널 추천 안 함'은 말 그대로 해당 채널의 영상을 피드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며, '관심 없음'은 해당 영상과 관련된 주제를 여러분의 피드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이용하였다. 게임 스트리머 중 '웁TV'님의 영상은 내가 정말정말 좋아해서 못 보고는 못살겠어서 내 피드에는 아예 사라지되 내가 보고 싶을 때는 보고 싶었다. 그래서 그냥 '채널 추천 안 함'을 눌러 깔끔하게 내 피드에서 없애었다. '웁tv' 이외의 게임 관련 영상은 '관심 없음'을 눌러 게임을 주제로 한 영상은 아예 내 피드에 올라오지 못하게 유튜브 알고리즘을 역해킹하였다.


2. 페이스북 역해킹

친구들 일상을 보면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다. 그래서 더 재밌는 게 없는지 피드를 계속 밑으로 내려보게 된다. 이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해 페이스북에서는 '동기부여'와 '자기 계발', '개발자'와 관련된 페이지와 그룹을 팔로우하여 내 피드를 계속 내리다 보면 이대로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드는 콘텐츠만 보이도록 하였다.


3. 피드 우회하기

여러분이 SNS의 메신저에 응답하기 위해 해당 SNS에 접속하였다가 계속해서 피드를 넘겨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SNS의 링크에 접속하지 말고, 해당 SNS의 메신저 링크에 바로 갈 수 있도록 바로가기 아이콘을 따로 만들어라. 예를 들어 https://www.facebook.com/ 에 접속하지 말고, https://www.facebook.com/messages/ 에 접속하는 바로가기 아이콘을 만들거나 즐겨찾기 추가를 하라.


지금까지 내가 직접 경험하거나 책에서 소개된 외부 계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였다. 이 외에도 여러분만의 집중을 위한 꿀팁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공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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