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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otoly Aug 18. 2020

내가 살면서 배우길 정말 잘한 것들(취미 추천)

마술, 큐브, 체스, 프로그래밍

살면서 이거 배우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몇 가지가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개인적으로 내 삶을 정말 많이 바꾼 몇 가지 취미들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아래 내용들은 내가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학창 시절에 배우기 시작한 순서대로 나열한 것이다.


마술

마술을 처음 배우기 시작한 것은 아마 초등학교 3학년 때쯤부터이지 않을까 싶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인 "명탐정 코난"에서 등장하는 마술사이자 도둑인 '괴도 키드'에게 푹 빠져서 마술을 시작했다.

마술의 기본 원리는 진실을 거짓 뒤에 숨기는 것이다. 관객들에게 들켜서는 안 되는 진실은 교묘하게 거짓 뒤에 숨김으로써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나는 기본적인 마술 기술을 익힌 뒤, 다른 마술사들의 마술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일루젼을 만들어 냈는지 계속해서 분석하고 그들의 기술을 카피하고 더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영상 매체에서는 더욱더 트릭이 드러나지 않도록 교묘한 카메라 앵글을 사용했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트릭을 사용했는지 알기 힘들다. 그래서 어떤 시점에 어떤 트릭을 썼는지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트릭을 알아내야만 했다. 

이러한 마술의 특성 덕분에 나는 표면 상으로 드러나는 일과 그 표면 뒤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일을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숨겨져 있는 진실을 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고 그 덕분에 조금은 숨겨져 있는 일들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그리고 마술은 기적을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해 줄 수 있는 일이니 밑져야 본전이다!


큐브

중학교 때,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큐브를 잘하는 사람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큐브를 엄청나게 빠르게 돌리면서 큐브를 맞추는 장면은 누가 보더라도 그 순간 매료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당장 하나로마트에서 3000원짜리 큐브를 샀다. 그러고 나서 스마트폰으로 큐브 맞추는 방법을 공부하면서 5시간 만에 처음으로 큐브를 맞추게 되었다. 큐브에 한창 빠졌을 때는 학교에서 맨 뒷자리에 앉아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친구들이랑 같이 하루 종일 큐브만 맞췄었다. 그렇게 정신없이 큐브를 연습하다 보니 어느새 20초 정도면 큐브를 맞출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큐브 맞추기 공식을 외워서 큐브를 맞췄기 때문이다. 내가 큐브에 처음 매료되었던 이유는 단순히 손가락만 빨리 움직이면서 공식을 통해 기계적으로 맞추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엄청난 두뇌 연산을 사용하여 큐브를 맞추는 것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공식만 외우는 방식에 회의감을 느꼈고, 새로운 방식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최소 회전으로 큐브를 맞추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은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 스피드큐빙을 하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손가락 한번 한 번의 움직임에 엄청난 연산을 담아서 최소한의 회전으로 큐브를 맞추는 방법인 것이다. 이 덕분에 나는 어떻게 해야 최소한의 회전으로 맞출 수 있는지 요리조리 큐브를 돌려보면서 무작정 외웠던 큐브 공식의 원리를 알 수 있었고, 결국 평균 30~40회전으로 큐브를 맞출 수 있게 되었다. 기계적인 암기에서 원리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바꾸자 나는 깨달은 점이 있다. 아무리 복잡한 공식이더라도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아주 쉬운 원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아주 어려운 공식도 아주 쉬운 원리 몇 개의 조합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다른 퍼즐들도 스스로 공식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나보다 10살 정도 어린 조카들이 슬라이딩 퍼즐을 풀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나도 슬라이딩 퍼즐은 처음 하지만 외관만 보고 전략이 바로 떠오르게 되었다. 첫 번째로 하나의 기준점을 정하고 그 기준점부터 하나씩 살을 붙여서 퍼즐 전체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슬라이딩 퍼즐의 맨 윗줄을 기준으로 한 줄 한 줄 살을 덧붙여가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기본원리 파악하고 공식을 만들었다. 슬라이딩 퍼즐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아마 모서리 부분을 맞출 때 고생했을 것이다. 나 또한 요리조리 슬라이드를 이동해도 잘 되지 않아 당황했다. 하지만 어떤 조각을 원하는 위치에 넣는 방법을 위한 단순한 것부터 공식을 만들고 점점 더 복잡한 공식을 만들어 어려웠던 모서리 부분을 잘 맞출 수 있었다. 세 번째로 마지막 조각은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나, 단순한 공식을 복잡하게 조합하면 결국 풀리는 문제라는 것을 미리 생각이 들었다. 우선 결국 풀릴 문제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에 당황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마지막 조각을 맞추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슬라이드 이동이 있었지만 결국 단순한 공식의 조합으로 슬라이딩 퍼즐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렇듯 큐브는 나에게 복잡한 문제는 결국 단순한 문제 여러 개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이를 통해 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아무리 복잡한 일이더라도 항상 업무를 단순화시키는 작업을 거친다. 아래 사진과 같이 하나의 큰 작업 내용 안에 더 세부적으로 해야 하는 작업을 나열하고, 그 세부적인 작업 내용 안에 더 세부적인 내용으로 작업을 나열한다. 그렇게, 가장 세부적인 작업은 한 사람이 몇 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 단순한 작업이 된다. 아무리 해결하지 못할 것만 같은 복잡한 프로젝트이더라도,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몇 시간짜리 업무들이 여러 개 나열이 되어있으면 아주 쉽게 해결된다. 그래서 나는 notion이라는 업무 관리 프로그램에 아래와 같이 업무를 단순화시키는 과정을 꼭 거치고 나서 실행을 한다. 이처럼 큐브를 통해 배운 단순화 작업은 당신의 삶의 여러 부분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니, 큐브를 통해 단순화 능력을 키우는 것을 추천한다.


체스

앞서 언급한 마술을 통해서는 표면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떠올리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체스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의 순서가 중요하다는 것을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체스를 시작하게 된 것은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때문이다. 메디컬 수사 드라마인 '신의 퀴즈 4'는 중학교 때 친한 친구가 나에게 추천한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 화에서 주인공이 범인을 잡으면서 "체크메이트..!"라고 말하는 대사라든지, 주인공의 방에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되고 있는 체스판을 보면서 체스를 시작하게 되었다.(도대체 저 내용들이 체스를 시작하는데 크게 무슨 관련이 있냐고 묻지 않길 바란다. 정말 내가 좋아하는 주인공이었기 때문에 나도 따라 하게 된 것이다. 다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한 적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은가? :p)

당시에 중학생이었고, 체스 학원 같은 것들을 다닌 적이 없지만 지금의 내가 생각해도 과거의 나는 똑똑했다.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았지만 나는 체스의 오프닝, 미들 게임, 엔드게임의 기보를 찾아서 공부하고 체스 엔진(인공지능 체스 기사)의 수를 보면서 끊임없이 체스를 공부했다. 그리고 체스 퍼즐을 통해 한 번의 수에 신중하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체스 퍼즐을 연습했다.

그렇게 훈련을 하면서 체스가 나에게 큰 감명을 준 교훈이 있다. 그것은 바로 "누구를 죽일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죽이는 순서가 중요하다"라는 교훈이다. '결과적으로 같은 행동들'을 하더라도, 그 '행동들의 순서'에 의해 결과는 완전히 뒤집히게 된다. 운 예를 들자면 영화, <어벤저스 - 인피니티 워>에서 토르가 마지막에 타노스의 머리를 먼저 치지 않고 가슴을 쳐서 우주의 생명체 절반이 죽게 되었다. 하지만 목을 먼저 쳤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차피 토르는 타노스의 가슴도 찌르고 목도 칠 것이었다면 목을 먼저 쳐야만 토르의 목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마술을 통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보는 능력을 키웠고, 체스를 통해 다양한 경우의 수를 최적의 순서로 배치하여 실행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이렇게 순서를 최적화하는 방법을 요즘에는 업무나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있다. 업무는 결국 build -> measure -> learn이라는 단순한 구조의 반복이다.(이렇게 단순화시키는 능력은 큐브를 통해 얻은 능력임을 눈치챘다면 당신은 센스쟁이다.) 하지만 다양한 일들이 병렬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단순한 구조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는 일들을 단순화시키고 overhead(일이 전환되는데 필요한 자원)가 적어지는 업무 순서 배치 방법을 고민하고 적용하고 수정하는 것을 반복한다. 아래 사진은 내가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를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최적화되는지 계속해서 연구해서 갖춰진 지금의 형태이다. 이는 나의 업무를 정리하는 notion 페이지의 상단에 배치되어, 매번 확인하고 상기시키고 적용한다.



프로그래밍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정말 내 인생의 신의 한 수였다. 왜냐하면 이키가이를 찾았기 때문이다. 아래의 영상은 내용이 꽤나 괜찮은 영상이니 이키가이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참고하길 바란다.

https://youtu.be/b1vutpefBVU

내가 프로그래밍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정말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 때문이다. 앞서 마술을 배우게 된 계기와 같은 애니메이션이다. 나는 '명탐정 코난'의 주인공이 다양한 지식으로 살인 사건의 범인을 밝혀내는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이 추리에 사용한 지식들을 필기하고 공부했었다. 예를 들어 얼음은 압력을 받으면 복빙 현상에 의해 액체가 된다던지, 수심이 10m가 증가할수록 압력이 1 atm씩 증가한다던지에 대한 지식은 모두 이 애니메이션 덕분에 알게 된 것이다. 그러다 어느 날 이 애니메이션의 극장 상영판으로 상영된 '명탐정 코난 - 탐정들의 진혼가'를 보게 되었다. 여기서 코난은 범인이 설치한 폭탄을 컴퓨터 해킹을 통해 비활성화시키려고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을 보는 순간 나는 몸에 전율이 돋았다. 당장이라도 해킹을 배우고 싶었고, 네이버 지식in에(구글링을 모르던 시절이었다. 귀엽군..) 해킹하는 방법을 검색했더니 프로그래밍을 배우라는 조언을 봤고, 나는 당장 C언어 책을 아끼고 아낀 용돈으로 구매했다.(당시 한 달 용돈은 5천 원이었다... 도대체 몇 달치 용돈이었는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부모님의 지원금도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매일같이 C언어를 공부했다. 중학교 시험기간이 겹쳐서 계속 프로그래밍의 공부 흐름이 끊기기도 했지만, 나는 1달간의 시험기간이 지나고 C언어에 대한 지식이 내 머리에서 포맷되면 다시 1페이지로 돌아가서 공부했다. 덕분에 누적 반복 복습을 할 수 있었고, 프로그래밍이 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자서 약 1년간 공부한 끝에 C언어의 마지막 단원인 '동적 할당'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때 배운 프로그래밍을 통해 지금의 나는 머신러닝, 임베디드, 웹 서비스 등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프로그래밍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며, 아마도 잘하는(?) 일이며, 돈이 되는 일이자,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이키가이가 될 수 있었다.


이상으로 내가 정말 배우기 잘했다는 몇 가지 취미에 대해 소개해 보았다. 혹시 여러분도 여러분의 삶을 바꾼 취미나 행동들이 있다면 댓글을 통해 공유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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