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 자퇴한 딸을 걱정하지 않는 엄마

by ryulang

고1 때 학교를 뛰쳐나왔으니

벌써 3년 차 자유를 만끽 중인

고3 아닌 고3


철없는 이 엄마는

어쩜 누군가의 눈에는 걱정거리인 이 딸이

저토록 방황하기에 오히려 걱정하지 않는다



# 넌 미래의 방황들을 미리 앞당겨서 하고 있을 뿐

내가 나를 너무 늦게 알게 되고 너무 늦게 고민하며 안타까워했던 시간들을 떠올려본다. 어쩌면 이 엄마는 지금 이 순간도 더 일찍 고민하지 못했던 것들을 고민하며 방황한단다. 난 너의 방황과 고민의 시간들이 너무 값지고 귀하다는 생각을 해.


# 그래, 너만의 교육과정이라니 두근두근

너는 마치 병정처럼 모두 똑같이 움직이게 하는 학교의 교육과정이 힘들다고 했지. 싫다고 했지. 너만의 교육과정을 만들고 싶다고 했지. 그래. 삶은 그 여정 자체가 하나의 교과서이고 교육과정이니 너만의 빛깔을 지닌 너의 교육과정을 삶으로 펼쳐나가 보렴


# 난, 네가 부럽다. 마음껏 자유하고 마음껏 사유하렴

자유롭고 싶었어. 엄마도 마음껏. 마음껏 실패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고 도전하고 싶었어. 너에게 엄마가 줄 수 있는 건, 주고 싶은 건, 너무 타이트하게 짜인 인생의 길이 아니야. 네 스스로 개척하고 시행착오를 거쳐 단단하게 너의 길을 만들어 갈 기회를 주는 것.


# 하고 싶은 것을 원하는 방식으로 시도해 보는 하루하루

얼마든지 실패해도 괜찮은 너의 나이. 무엇을 도전해도 배움이 되고야 마는 아름다운 너의 시절. 엄마가 구속당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널 구속하고 싶지도 않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네 스스로 계획하고 네 스스로 도전하여 성취하는 기쁨을 즐기렴. 그 기쁨은 시도해 보고 느껴본 자만이 알 수 있지.


# 좋은 대학? 가면 좋지. 그러나 목숨 걸지 마

좋지. 좋은 대학 가면. 그러나 꼭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돼.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면 돼. 하고 싶은 공부 하면 돼. 경쟁에 지쳐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너 자신을 한탄할 필요도 없어. 그저 열심히 하면서도, 때론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니 삶이 흐르는 대로 편안하게 맡겨봐. (미안, 엄마 때는 지금처럼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으니, 조금은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철부지 이 엄마는 너 걱정 안 해. 방황하는 만큼 자랄 네가 기대될 뿐이야. 응원해.


생생한 꽃도 시든 꽃도 마른 꽃도, 적어도 내 눈에는 모두가 이쁘다. 그냥 네가 꽃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물며 사람은 그 얼마나 각자의 형상대로 아름다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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