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나의 여름,

by 난새

매미 소리는 내게 여름을 알리는 단순한 신호가 아니다.

나는 여름에 태어났고,

그래서인지 유독 더위에 약했다.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괜히 이마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칠월의 초록빛 매미 소리가 들려오면 평소보다 더 뜨겁게 느껴졌고,

구월의 침묵이 찾아와야 비로소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매미 소리는 단순한 계절의 소리를 넘어,

내 삶의 '순간'을 알리는 신호 같았다.


삶의 찰나를 수놓은 매미 소리,

나의 어린 시절, 생일이 가까워지면 어김없이 매미가 울었다. 쨍한 햇살 아래 들려오는 그 소리는 설렘이었다. 매미 울음소리는 곧 내 생일이 다가온다는 기쁜 소리였고, 친구들의 축하 속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학창 시절, 매미가 우는 나의 생일은 언제나 시험 기간과 겹쳤다. 매미 소리는 공부도 안 하고 성적이 잘 나오길 바라는 나에게 압박처럼 느껴졌다. 숨 막히는 교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매미 소리는 내 불안한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듯했다.


대학교 시절, 매미 소리는 다시금 여유를 선물했다. 방학과 함께 찾아온 매미의 소리는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새로운 것을 탐색하던 나의 20대 초반을 채색했다.


그리고 스물둘, 매미가 맹렬히 울어대던 칠월, 나는 군에 입대했다. 그 매미 소리는 불안과 기약 없는 기다림을 예고하는 듯했다. 낯설고 고된 환경 속에서 매미 소리는 때론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2년 후, 칠월, 다시 매미가 울기만을 기다렸다. 그 소리는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나를 지탱해 준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업이 생기고, 가족이 생기고, 그렇게 수많은 여름이 지나갔다.


시간이 흘러도 매미 소리는 여전히 나의 여름을 알린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매미가 울면 막연한 두려움과 알 수 없는 아련한 설렘이 스며든다.

이 복합적인 감정은 단순한 쓸쓸함이 아니라, 뜨거웠던 지난 여름날들과 찬란하게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일지도 모른다.

매미 소리는 내게 가장 뜨거웠던 순간들을 선명하게 상기시키고, 동시에 삶의 막연함과 아름다움을 말해주는 것 같다.


나의 여름은 이처럼 매미 소리가 먼저 알려준다. 그리고 여름, 브런치에서 나한테 작가라고 하는데, 뭔가 신기했고, 두근 한다.


맴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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