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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광일 Sep 09. 2015

온라인 쇼핑을 통해 소비에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국경 허문 소비 , CBT on E-Commerce 의  도전장






글. 전광일 SK플래닛 11번가 SCM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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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직구의 시대다. 외국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해외로 나가서 면세점이나 해외 할인매장을 방문, 구매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한국에 있는 우리 집에서 몇 번의 클릭으로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해외직접구매는 말처럼‘구매’의 개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구매는 물론 해외유통채널부터 한국까지의 배송을 포함하는 개념인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등 대표적인 해외 오픈마켓들은 대부분 한국 직접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러한 사이트에서 주문을 한 외국제품들은 한국 우리집까지 곧잘 배송되는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일까? 이것이 현실화 될 수 있었던 이유는 IT의 발전도 Mobile의 발전도 아닌 배송대행 서비스라는 물류 서비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서비스를 최초로 만들어 운영한 곳은어디일까? 아직 직구가 이슈가 되기전인 2009년, ‘메이크샵’이라는 e커머스 플랫폼 구축 대행 서비스 회사가 있었다. 당시 메이크샵은 그들에게 입점한 국내 쇼핑몰들의 수출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 미국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당시 닥친 리먼 사태로 인해 모든 것이 수포에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메이크샵이 반포기 상태로 오픈한 서비스가 바로‘몰테일’이다. 이 사업을 런칭하기 직전까지도 코리아센터닷컴(현재 몰테일과 메이크샵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 김기록 대표는 몰테일 서비스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2008년까지 얼마 되지 않았던 수입 소포물량이 몰테일이 오픈한 2009년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은 2013년에 이르러서는 기준연간 약 USD 10억, 물동량으로는 1000만 박스가 입고됐다.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진 것이다.


몰테일은 2014년 현재 해외 6개 물류센터, 국내 1개 물류센터를 운영하면서 서비스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해외 직구가 이렇게까지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연 가격일 것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는 물론 국내 브랜드까지도 이상하게 한국에서 판매되기만 하면 상품이 판매되는 외국보다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 특히 해외 명품 브랜드의 경우에는 가격차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것은 국내 유통업계 내부에 막연하게 한국에서는 비싸야 잘 팔린다는 잘못된 상식이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좀 더 저렴하게 해외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었다. 하나는 내가 직접 해외로 나가 면세점 또는 할인점을 통해 구매를 하는 것이고, 둘은 외국에 살고 있는 지인을 통해 구매를 부탁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굉장히 번거롭고, 부가적인 비용(가령 항공료 같은)이 많이 발생한다. 해외에 나갈 때 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국내 백화점에서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브랜드들이 왜 이곳에서는 반값이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을까? 사실 국내에서 외국제품을 비싸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가슴 한편에 자리 잡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블로그나 카페를 통한 해외 소규모 구매대행 서비스도 이용해봤지만 여전히 해외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보다는 비쌌다. 어느 정도 극복이 됐지만, 나라간 가격차도 여전했다. 하지만 이제는 몰테일의 등장으로 일정수준의 해외 배송비만 결제하면 해외 현지 쇼핑몰을 통해서 해외 가격 그대로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에 이슈가 된 것이 삼성 TV다. 한국에서는 40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TV가 미국 아마존에서는 20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이것은 해외 배송비(배송 대행료, 관부가세 포함) 를 지불하더라도 한국에 비해 30% 이상 저렴했다. 해외로 수출한 국내 브랜드를 다시 국내로 역수입하는 아이러니가 일어난 것도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결과였다.



고객님? 이제 호객은 없다
직구시장의 성장은 국내 오프라인 유통사들에게 있어 재앙으로 다가왔다. 가뜩이나 온라인 쇼핑의 성장으로 인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기존 고객들까지 해외시장에 빼앗겨 버리니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만하다. 특히 백화점은 더욱 큰 타격을 받았다. 그나마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던 명품 브랜드(명품 브랜드의 경우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가격을 일정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마저 해외 직구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주문을 할 수 있게 되니 직구를 경험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더 이상 백화점에서 물건 사는 ‘호갱짓’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해외브랜드의 국내 총판권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그들은 직구가 유행하기 전, 독점 판권을 바탕으로 가격을 조정하며 높은 차익을 발생시키고 있었는데, 해외직구로 인해 고객들이 해외로 누출되면서 국내 매출은 더욱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렇다보니 국내 유통사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국내 판매가를 낮추면서 직구의 도전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LG ERI에서발표한보고서,‘ 해외직구 규모는 아직 작지만 소비시장 장벽 허물어지고 있다’에서는 이런 해외직구로 인해 나라간 가격 격차가 점차 평준화되면서 국내 소비자가 더욱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CBT on E-commerce, C2C 시대 열다
이렇게 몰테일과 같은 배송대행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한 소비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비단 국내뿐일까? 오히려 국내는 조금 늦은감이 있다. 사실 해외에서 이런 사례는 이미 일반화 되어있다. 국가 간 거래를 넘어서 소비자간 직접 거래가 일반화되는 시대가 왔다. 이것을 CBT(Cross Border Trade)라고 한다. 직역하면‘나라간 교차 거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말은 어렵지만 결국 이것은 국가간 무역을 의미한다. 이렇게만 보면 기존 무역과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CBT on E-commerce’라고 하면 어떨까? e커머스와 물류(logistics)를 통해‘전자상거래를 통한 국가간 거래’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를 대표하는 곳이 바로‘이베이’다.


지금까지 CBT는 B2B거래가 주를 이뤘고 그것이 무역과 포워딩 시장을 성장시켰다. 하지만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CBT는 보다 정교하게 발전해 나갔다. 이는 B2B 무역이 B2C무역, 그리고 더 확장되어 C2C무역으로 발전한 것을 의미한다. 이베이는 그들이 운영하는 CBT 플랫폼을 통해서 하나의 개인들을 무역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개인들이 직접 상품을 소싱하고 판매, 배송까지 책임지는 시대가 온 것이다.


CBT 플랫폼을 통한 개인 무역가들의 성장은 엄청나다. 2012년 ebay 총 거래액은 85조 중 CBT on E-commerce를 통해 발생한 거래액은 전체 거래액의 23%인 20조에 육박한다. 2년이 지난 2014년 현재 그 규모가 얼마나 더 성장했을까? 해외에서는 지금 CBT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무역의 이름을 새로 쓰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에서도 점차 활성화되고 있다.



역직구의 파문을 열어라
사실 직구의 활성화는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물론 온라인 유통업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온라인 시장이 오프라인보다는 저렴하지만 결국 해당국가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에 비해서는 비싸게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 수요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이런 직구의 시대에 대응하여 국내 전자상래 업체들은 크게 두 가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첫 째는 연합행사이다. 이것은 한국에도 미국의‘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연합행사를 펼치는 것으로 여러 전자상거래 업체와 협업을 통하여 진행된다. 두 번째는 해외진출 채널 수정이다. 실제로 업체들은 기존에 국내 시장에 집중하면서 해외 지사를 통해 해외로 진출하던 전략을 수정하여 국내 상품의 영문, 중문 사이트개 설 을 한 다 던 가 해 외 유 명 쇼 핑 몰(Amazon.com이나 Alibaba.com과 같은)에 직접 입점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동시에 해외 배송 물류센터를 구축하여 해외 소비자들에게 직접 발송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채널의 확장 및 거래액의 확대를 유인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이베이’가 충분히 사용하고 있었던 전략이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국내 소비자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그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국내 소비자를 잡기보다는, 국내 인구보다 수백 배 이상 많은 해외 소비자의 눈을 끌어들이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디서 들어본 적 있는 개념 아닌가? 해외 소비자들에게 우리의 제품을 역으로 직구하게 하는 것, 우리는 이것을 역직구라고 부른다. 아직까지 국내 역직구 시장은 충분히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통한 결제와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회원가입은 해외 소비자들의 유입을 막는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회원가입과 결제 시스템의 어려움으로 아직까지는 해외 주문 비중은 적지만, 이런 제도적인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간다면 해외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을 충분히 어필할 수 있게 되어 지금보다 더 큰 성장을 이륙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국내 쇼핑몰에서의 해외주문 비중이 이베이처럼 23% 이상 확대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기존 직구시장 성장을 통해, 배송대행이라는 물류 서비스가 착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직배송 직구 서비스의 등장
이런 프로세스의 선두에 있는 것이 몰테일이다. 이들의 서비스는 새로운 소비시장을 탄생시켰고, 나날이 퍼져가는 시장의 파이를 바라보는 것은 꽤나 즐겁다. 하지만 시장변화의 핵이라고 할 만한 몰테일도 걱정해야하는 문제가 몇 가지 있다. 앞서 잠시 언급했지만, CBT on E-commerce가 활성화됨에 따라 점차 배송대행 서비스를 거치지 않고 직배송 서비스를 실행하는 해외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늘고 있다. 그들이 자체 배송 서비스를 구축하게 된다면, 현재 배송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는 몰테일에서는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금은 아마존에서 주문한 상품을 한국으로 바로 배송 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어느 날 아마존에서 한국으로 직접 배송하는 구매 옵션을 추가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존의 경우 배송비를 가지고 마진을 창출하는 기업이 아니다. 때문에 국내로 들어오는 배송비의 마진을 보려하지 않고, 글로벌 특송업체와 직접 계약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 아마존에서의 주문 후, 몰테일에 다시 배송대행 주문을 넣는 불편함 없이 해외직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굳이 몰테일과 같은 배송대행 서비스를 이용할 유인이 없어지는 것이다. 사실 미국의 온라인몰들은 근래 한국의 직구인구 증가를 인식하고, 자체적인 직배송 서비스를 시행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쇼핑몰에서는 한국 직원을 채용하여 상품내역을 한국어로 번역하고,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C/S를 제공하고 있을 정도다.


그리고 몰테일의 경쟁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큰 문제가 될 것이다. 대표적으로 소셜 커머스 업체 위메프가 제공하는 위메프 박스라는 배송대행 서비스가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위메프박스는 몰테일에 이어 배송대행 업체 순위 2위까지 치고 올라왔으며, 배송 신속성 측면에서는 업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쉽게 볼 수 없는 상대이다. 뒤이어 따라오는 뉴욕걸즈, 아이포터, 오마이집 등도 각각의 비교우위를 가지고 직구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렇게 해외배송 서비스 업체가 늘어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결국 직구를 원하는 직구족들의 수요가 늘어난 만큼, 공급은 자연스럽게 따라온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몰테일은 보다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갖춰야 할 유인이 생겼다. 기존 업계 선도기업의 이미지만으로는 치고 올라오는 국내 배송대행 업체 경쟁사들과 직배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는 해외기업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몰테일은 직구의 성장과 동시에 성장한 기업이다. 하지만 이들은 또 다른 유형의 직구 서비스의 위협을 받고 있다. CBT on E-commerce를 통한 C2C 직구 시장의 난입은 몰테일에게 새로운 도전거리가 될 것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물류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직구를 통한 인바운드 물류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다가오는 시장에서는 역직구를 통한 해외 발송 서비스를 좀 더 저렴하고 신속하게 구조화하여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정부가 말하고 있는 한류가 거짓말이 아니라면, 아시아권역에서는 한국 제품의 직구를 바라는 수억의 해외 고객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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