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은 거창한 게 아니었다, 글이 곧 나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이메일이 오기 시작했다. “이런 글을 써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우리 브랜드와도 협업 가능하실까요?” “작가님 글은 느낌이 달라요.”
그때 처음 생각했다. “내가 브랜딩이라는 걸 하고 있는 걸까?”
예전엔 ‘브랜딩’이라고 하면 예쁘게 만든 로고, 잘 정리된 포트폴리오, 그리고 남들과 차별되는 거창한 컨셉 같은 게 떠올랐다.
하지만 블로그에서 내가 해온 건 오히려 그 반대였다. 꾸미지 않은 문장, 어색한 진심, 실수와 고민, 흔들림. 그런 ‘있는 그대로의 나’를 기록해온 것뿐이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글에 사람들이 반응했다. 내 글을 보고 ‘공감했다’고 말하는 이들은 결국 나의 꾸밈없는 진심에 끌린 것이었다.그때 확신했다. 브랜딩은 내가 나로서 일관되는 것,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걸.
이 질문을 종종 한다. “나는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이지?”
어떤 날은 실용 정보, 어떤 날은 무너진 마음을 토해내듯 일기를 쓴다. 그 모든 글이 다른 듯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전부 ‘나’라는 사람에게서 나온 글이라는 것.
내 블로그의 색은 단 한 줄의 문장, 단 한 장의 이미지에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말투, 진심이 담긴 피드백, 그리고 쓰는 사람만이 알고 있는 리듬.
‘글을 보면 사람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나는 이제, 내 글이 곧 나라는 걸 안다.
예전엔 사람들이 '꿀팁', '정보', '방법' 같은 키워드로 내 글을 찾아왔다. 이제는 ‘아이엠타코 블로그’, ‘아이엠타코 추천글’ 이런 식으로 검색해 들어오는 사람이 늘었다.
그게 얼마나 큰 감동인지 모른다. ‘블로그’라는 플랫폼에서 이름으로 들어오는 검색어는 정체성을 인정받는 순간이자, 브랜딩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때 느꼈다. "내가 쌓은 글들이, 결국 나를 만들어주고 있었구나."
나는 대단한 영향력도 없고, 조회수가 수천, 수만을 찍는 블로거도 아니다. 하지만 매일 나만의 속도로, 나만의 이야기로 글을 쌓고 있다.
트렌드는 바뀌고, 로직은 뒤집히고, AI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사람 냄새 나는 글은 살아남는다. 아직도, 누군가는 내가 겪은 실패에서 용기를 얻고, 내가 흘린 눈물에서 위로받는다.
그거면 충분하다.
브랜딩은 결국 나로 살아가는 일이다. 조금 부족하고, 가끔 흔들리고, 완벽하지 않아도 그 모든 것을 진심으로 보여줄 수 있다면 그게 곧 ‘글 쓰는 사람’의 자격 아닐까.
오늘도 블로그에 들어간다. 광고 수익이 몇 원이든 조회수가 오르든 말든 나는 내 이름으로, 내 글을 쓴다.그리고 이렇게 중얼거린다.
“나는 블로거다. 글로 나를 지키고, 글로 나를 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