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효주 Jan 15. 2023

당신의 것은 어디까지인가?

 3: 21.그런즉 누구든지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 만물이  너희 것임이라


꿈을 꿨다. 가족과 지인들이 잔뜩 모여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나를 위해 준비된 자리였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 유명인이 등장하자 그들은 너도나도 말을 붙여보려고 나를 잊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나는 찬밥 신세가 되었다. '저 정도 되는 인기와 유명세를 가져야 가족들과 지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인가' 하며 낙심하며 옆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찝찝한 느낌으로 잠에서 일어났다. 고린도후서 3장을 묵상할 차례여서 천천히 읽어보았다. 꿈 때문이었나. 21절 '그런즉 누구든지 사람을 자랑하지 말라 만물이 다 너희 것임이라'라는 부분이 크게 다가왔다.


사람들은 '숫자'에 약하다. 통장 잔액이든, 블로그 이웃의 수이든, 브런치 구독자 수이든 큰 것을 좋아하지만 작은 것을 무시한다. 그러나 숫자와 상관없이 나는 늘 나다. 삶을 살아가는 태도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디까지가 내 한계인지를 스스로 정하는 것에서 달라지는 거겠지.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하나님의 자녀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예수님을 보내주셨고,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죄를 용서하기 위해 자기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셨으며 부활하도록 하셨다. 이런 이유로 내가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의 신분을 얻게 된 것이다. 또 하나님이 가지신 모든 것, 즉 만물을 자녀인 구원받은 이들에게 소유로 주셨다고 하신다.


'만물이 다 내 것이라면?'

남과 나를 비교하는 생각에서 아예 벗어나게 된다.


인기, 명예, 돈, 권력 등을 따지고 있을 때에 사람들은 자신이 많은 인간들 사이에 끼어있거나 높은 계급을 차지한 특권층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만물이 다 내 것이라면 만물이 내 발 아래에 있다는 의미이므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추구하는 모든 것 위에 서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만물의 주인이라면 모두 다 동등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더 가진 자도, 덜 가진 자도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은 감사함으로 사용하면 되는 것일 뿐이다. 또한 아무것도 더 가질 수도 없다. 게다가 '사람' 또한 만물 안에 포함된 일부분일 뿐이므로 숫자의 크고 적음으로 자랑할 수도, 부러워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상대적 빈곤은 내 손안에 있는 것과 남의 손안에 있는 것을 비교할 때 일어나게 된다. 나도 이왕이면 남자로 태어났으면 더 좋았을 것 같고, 할아버지와 아빠가 더 부유하신 분이었으면 살기가 더 편했을 것 같다고 오랜 기간 믿어왔다. 특권층에 대한 불만이 그들에게 더 많은 것이 주어진 것으로 인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확실히 말씀은 이야기한다. '만물이 다 너희 것이라고.'


꿈을 다시 떠올려 본다. 옆방으로 들어간 나는 창문을 열었다. 창 밖엔 도로가 있어 차들이 쌩쌩 지나가고 있었고 아무도 내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래도 말하고 싶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제가 이번에 프랑스에 세 번째로 다녀왔거든요. 프랑스를 아주 많이 좋아해서 자주 가게 된 것 같아요....' 이야기도 끝내지 못하고 깨어나 기분이 더 언짢았나보다.


만물이 다 발아래에 있다고 여기니 이제까지 크게 보았던 것들이 다 작게 여겨진다. 어려울 것 같았던 일들도 조금 쉽게 보이고 해결이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상황 속에도 여유가 있음을 알게 된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스트레스받는 일도 많았구나 싶다.


아무것도 내 것이 아니되,

그 모든 것을 가졌고

또한 그 누구도 더 가졌다 말할 수 없음이

어찌나 어이없으면서도 평안해지는 것인지.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은 내 충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