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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Jun 05. 2020

일잘러라면 알아야 할 협상의 기술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협상' 하면 "네고시에이터 (1988)" 영화가 떠오른다(현빈이 나온 국내 영화는 안 봤다). 전에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흡입력 있는 영화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새뮤얼 L. 잭슨과 케빈 스페이시가 주인공이다. 인질 협상가인 새뮤얼 L. 잭슨이 누명을 쓰자 인질극을 벌이면서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협상가인 케빈 스페이시를 불러오라고 하고,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자신의 파트너를 죽인 사람을 찾아달라고 한다. 이 영화는 인질 협상이라는 묵직한 협상부터, 딸아이의 방문을 열게 하는 일상의 협상까지 나온다. 이 영화로 '협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될 정도였다. (협상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보기를 추천)



협상하면 기업 간 M&A 협상, 입금 협상, 노조 협상, 여야 협상, 국가 간 군비 부담 협상 등 굵직한 주제만 떠오른다. 하지만 협상은 일상에 녹아있다. 말 안 듣는 아이가 말 잘 듣게 설득할 때도, 결혼 10주년으로 남편에게 유럽 여행 가자고 말할 때도,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도, 회식하러 갈 장소를 고를 때, 음식점에서 메뉴 정할 때, 온라인 쇼핑몰에서 할인 제품 살 때..... (이렇게 적고 보니 협상이라 쓰고 일상이라 읽어야 할 듯). 오죽하면 세계적인 협상 전문가인 허브 코헨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인생의 8할은 협상



협상이 일상이니 당연히 회사 일에도 알게 모르게 수많은 협상이 숨어있다. 당연히 협상을 잘하면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 생활에서 가장 지치고 힘든 부분이 커뮤니케이션, 특히 상대를 설득하는 일이다. 열심히 회의하고 회의해도 원하는 결론이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서로가 원하는 내용만 떠들다가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채 회의가 끝난다. 끝끝내 해결하지 못해 이슈를 Escalation 해서 의사 결정권자가 결정하게 한다. 사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설득 방법은 이거다.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어요."


알고 보니 이 방식도 협상이다.


"권한 위임 전술 - 자신은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라고 말하는 협상법이다. 설령 최종 결정권을 가졌다 하더라도 상위 권위자를 끌어들임으로써 거절의 명분을 만들 수 있다. 상대의 제안을 자연스럽게 거절할 수 있어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양보를 얻어낼 수 있다. 최종 결정 전에 시간을 벌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오명호 저, 애드앤미디어 P.190)


물론 이 방식으로 약발이 안 먹히는 순간이 온다. 회사에서 일잘러로 거듭나기 위해 협상이 무엇인지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를 통해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아래 내용은 책에 나온 사례와 방법을 요약한 것입니다.)




협상이란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로는 "어떤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을 하기 위해 여럿이 서로 의논하는 것"이다. 즉, "목적 달성을 위한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다. 따라서 협상에 임하는 생각과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


협상은 일단 상대에게 yes를 이끌어내야 하고 목적을 달성해야 하므로, 고정 관념을 깨야 한다. 협상에서 무조건 이긴다거나 상대를 설득해야 한다는 생각을 일단 내려놓자. 상대가 스스로 생각하고 기꺼이 선택할 수 있도록 판을 짜야 한다.


협상과 설득은 비슷하듯 다르다. 협상은 목적에 부합하는 결정을 하기 위해 여럿이 서로 의논하는 것이지만, 설득은 상대편이 이쪽 편의 이야기를 따르도록 여러 가지로 깨우쳐 말한다는 것이다. 숫자로 표현하면 나와 상대의 이익이 설득은 100:0, 협상은 49:51이다. 한마디로 설득은 답정너다.


협상의 기본은 '상대의 관점에서 보는 것'이다. 협상을 잘하고 못하고는 상대의 관점에서 생각하느냐이다. 


#루즈벨트 선거 캠프 협상 사례


20세기 최고 협상 중 하나로 꼽히는 사례다.


191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루즈벨트 선거 캠프에서 작성한 홍보 팸플릿에 사용된 루즈벨트 사진에 저작권이 걸려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선거 캠프 본부장인 조지 퍼킨스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상대의 정보를 조사하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해서 돈을 한 푼 주지 않고 오히려 250달러 받았다. 조지 퍼킨스는 수백억 원이 걸린 저작권료를 한 푼도 지불하지 않고 오히려 돈을 받은 것이다. 유명해지길 바라는 그 사진작가의 니즈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그 사진작가는 협상 사례에서 두고두고 언급되니 유명해지길 바라는 소원을 이루었다고 봐야할까?


#연봉협상 사례


1930년 대 한 미국 대학원장과 유럽의 학자가 연봉 협상을 한다. 원장은 학자를 스카우트하고 싶어 한다. 원장이 연봉을 묻는다. 학자는 3,000 달러(당시 미국 교수 연봉은 7,000달러)를 제안한다. 잠시 고민하던 원장은 이렇게 부른다.


"1만 달러 드리겠습니다."


이 두 사람은 학자는 아인슈타인,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플렉스너 원장이다. 아인슈타인은 프린스턴 대에서 엄청난 연구성과를 낸다. 이후 다른 대학에서 아인슈타인을 모셔가려 했지만 자신을 알아준 프린스턴 대에서 평생 봉직했다고 한다. 나도 모르는 나의 가치를 상대방이 인정해 주었기 때문이다.

( <<협상의 신>>(최철규 지음)에서 인용한 사례)




일잘러를 위한 10가지 협상의 기술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줄이야>>에서 열린협상연구소 오명호 소장은 10가지 협상의 기술을 소개한다.


1. 협상의 고정 관념을 타파하라.

2. 설득하지 말고 협상하라.

3. 상대의 선택권을 기획하라.

4. 상대가 51대 49로 이겼다고 생각하게 하라.

5. 협상 전에 '플랜 B' 부터 확보하라.

6. 협상의 기준점을 선점하라.

7. 쿨하게 양보하지 말고, 안타깝게 거절하라.

8. 무엇을 줄 것인지 고민하라.

9. 요구가 아니라 진짜 이유를 찾아내라.

10. 둘 다 만족하는 제 3의 대안을 마련하라.


직장인이라면 성대의 선택권을 기획하고, 플랜 B를 준비하는 것, 협상의 기준점을 선점하는 것은 몸에 배있다. 보고를 위해서라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잘러를 위한 10가지 협상의 기술 중 가장 취약하지만 가장 중요한 기술은 '요구가 아니라 진짜 이유를 찾아내는 것'이다. 진짜 이유를 찾아내기 어려워서 협상을 어렵다고 느끼게 된다. 정보력과 상대의 니즈와 심리 상태까지 읽을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정공법으로 닥친 문제를 해당 맥락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깊이깊이 파고드는 것이다. 필요한 새로운 도구나, 플랫폼, 도메인이 있다면 찾아 들어가 파고파고 판다. 그러다 보니 상대가 한 말에 대응하고, 반응하고 반박하는 식의 대화가 된다. 합의에 이르기 어렵다.



#한겨울에 푸른 잔디


기억에 남았던 사례다. 아이디어가 뛰어나다고 언급된 사례지만 내 생각엔 협상을 잘한 사례다.


1952년 12월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한국 방한해서 부산 대연동에 있는 유엔군 묘지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미군은 묘지를 단장하는 입찰을 했다. 이 입찰의 어려운 점은 한 겨울에 파란 잔디를 깔아달라는 요구 사항이었다. 당시 현대 건설의 정주영 회장은 단 5일 만에 묘지를 보리를 심어 녹색 바다로 만들고, 애초 입찰금의 3배를 받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상대방의 요구는 반드시 잔디가 아니라 '풀만 파랗게 나 있으면 된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초록빛만 보이면 되면 그게 잔디든, 보리든 상관없다는 걸 파악한 것이다. 단지 표면상의 이유만으로 대응하려고 했다면 결코 성사되지 않을 협상이었다.


협상의 완성은 '창의적 대안 찾기'라고 한다. 상대의 요구를 찾아냈다면 내 요구와 상대의 요구를 다 만족시킬 창의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항상 유연한 사고가 기본이다.


#루브르 박물관



18세기 프랑스 혁명 당시 시민들이 프랑스 왕궁을 파괴하려고 했다. 왕정의 잔재를 없애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시민 군은 왕궁을 파괴함으로써 왕정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리고, 왕의 독점적인 공간을 없애고자 했다. 하지만 정부는 역사적 유물을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왕궁을 보존할 필요가 있었다. 어떻게 하면 이 상충된 요구 사항을 만족시킬 수 있었을까?


"왕궁을 시민을 위한 박물관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협상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루브르 박물관은 보지 못했을 것이다.

( <<협상의 신>>(최철규 지음)에서 인용한 사례)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에서는 사용하는 상황에 따라 다른 방식의 창의적 대안을 사용하도록 제안한다. 비즈니스 상에서는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합의가 어렵고, 공공 갈등 상황에서는 '형평성'의 문제로 합의가 어렵기 때문이다. 조건을 활용해서 창의적 대안을 마련하거나, 절차의 정당성과 효율성, 갈등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식으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협상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걸려있는 돈, 협상하는 사람의 심리, 나와 상대의 이익, 경쟁자, 합의 가능한 수준, 복잡하고 변화하는 상황이라는 변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정해진 값을 넣으면 출력이 나오는데 익숙한 엔지니어에게는 더더욱 힘든 분야다. (물론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야말로 협상의 기본이다.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많은 것도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로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잘 몰라서이다. 협상을 통해 삶의 윤활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덧: <<협상이 이렇게 유용할 줄이야>> 책은 협상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참으로 친절한 책이다. 협상의 기본 개념, 사례가 잘 정리되어 있고, 중간에 꼭 기억해야 하는 부분에 대한 강조, 핵심 용어에 대한 설명이 잘 정리되어 있다. 심지어 마지막에 이론 테스트도 있다!


협상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협상을 많이 해보는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을 실천하고자 협상의 일상화를 하겠다고 항상 물건을 사러 가서 가격 흥정을 했었다. 현실은 쉽지 않다. 상대의 제안에 더 쉽게 넘어갔다. 알면서도.) 책을 통해 이론을 학습하고, 실생활에 응용해보자. 가족들이 피곤하는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저자의 강의를 듣고 싶다면 아래 온라인 세미나도 추천!


원하는 것을 얻고, 상대방을 내 편으로 만드는 협상의 힘을 익히자!


- 일잘러를 위한 협상의 기술 10가지를 알려드립니다.

- 일시 : 2020년 6월 11일(목) 저녁 8 ~ 10시

- 온라인 라이브 특강 : 화상회의 앱 Zoom을 이용하여 진행합니다.

: 신청하신 분들께는 참가 안내 방법 안내 문자를 보내드립니다.


▶ 참가 신청 https://j.mp/2X7V0OL


* 이 책은 독서모임 성장판의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내용은 책 내용의 요약 일부와 제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언급된 사례 중 다른 책에서 인용된 부분도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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