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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Jun 23. 2020

3년 후 AI 초격차 시대가 온다


내 생일에 포털 메인의 '생일 축하합니다'가 걸린다. 나만 보이는 나만을 위한 것이다. 인터넷 서점에서 이런 책 읽어보라고 추천해준다. 인터넷 쇼핑몰도 같은 종목의 어떤 브랜드를 살 때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많이 샀는지 알려준다.


"이런 물건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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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님의 소비패턴에 맞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튜브는 어떠한가?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검색할 필요가 거의 없다. 추천해 주는 영상만을 보는데도 충분하다. 신문 기사, 노래나 소설, 심지어 예술 작품까지 AI가 제공해주고 있다. 내가 무엇을 말하지 않아도 내 성향과 패턴을 알아서 맞춰주고 거기에 따라 제시해주다니... 마치 이 제품의 CM이 생각난다.


나 자신에 대해 설명하는데 피곤하고 지치고, 외롭고, 커뮤니케이션의 단절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대인들에게 AI는 편리함이라는 이름으로 코팅된 아주 달콤한 케이크다. 개인의 입장에선 그렇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기업 입장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생존이 달린 문제다.


"인공지능은 선정 게임이다. 늦기 전에 AI를 기업 현장에 도입해서 경쟁력을 창출해야 한다"


AI 도입을 무작정하기엔...


시중의 AI와 관련된 책 대부분은 기술 트렌드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정작 AI를 활용해보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구체적인 응용 방법에 대한 가이드가 없다.

AI 와 신기술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온 정두희 박사는 이런 기업을 위해 '3년 후 AI 초격차 시대가 온다' 책을 썼다. 이 책에서는 중요한 기술 이슈,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방법론, AI 도입을 위해 고려해야 할 실무적 지식, 경영자가 갖춰야 할 자세 등 기업 입장에서 AI 기술 도입 시 필요한 How to를 다루고 있다.


적극적으로 AI 도입을 통해 혁신을 꿈꾸는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국내 기업의 AI 도입 현황은 미비하다. 정두희 박사가 2018년 8월 국내 기업인 200명을 대상으로 도입 현황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인공 지능 기술 도입을 준비하는 기업인은 16%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AI라는 기술의 활용 방안을 모르고,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낮으며, 도입한 이후 무엇을 바꾸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막막하기 때문이리라.

AI 도입을 위해서 기업은 새 기술을 위한 전사적인 비전과 목표를 수립해야 하고, 조직 전체 자원이 기술과 호환이 되도록 변화를 해야 한다. 체질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 쉽지, 개인의 습관을 바꾸기도 어려운데 절체절명의 위기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기업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는 미지의 기술에 투자하기엔 기업 입장에서는 Risk 가 크다. 게다가 AI 기술의 발달을 보면, 향후 몇 년간 투자해야 한다. 가치창출이 클수록 오랜 기간 투자해야 한다. 자본력이 부족한 기업의 경우 이런 투자는 쉽지 않다.


이러한 걸림돌로 인해 AI 기술은 결국 큰 일부 기업만 도입해 볼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그 격차가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초예측'이란 책에서도 새로운 과학 기술을 독점적으로 누리는 사람들은 그 기술의 적용 범위가 클수록 더 많은 돈을 벌 수밖에 없다고 한다. 따라서 극히 일부분 사람들의 생산성만 향상되고, 대다수는 아무 이익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소수와 나머지의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고 있다. 기술이라는 무기는 결국 극소수 사람들에게만 유익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가는 결국 AI 기술 싸움의 장에서 밀려나는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나름의 솔루션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초격차가 나는 시점이 3년 내라니. 위기다.


머신러닝, 딥러닝, 강화 학습? AI라면 다 해결되나?

기술의 장단점과 적용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 없이 무작정 투자할 수는 없다. '3년 후 AI 초격차 시대가 온다' 책은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AI 기술을 쉽게 잘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AI 기술로 자주 언급되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책에 따르면 '학습 방법'에 따라 구분한다고 한다. 머신 러닝은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대로 배우는 것이고, 딥러닝은 자율 학습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다. 목표와 가이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성능의 차이가 크다. 딥러닝은 처리할 정보는 사람이 주는 반면, 강화 학습은 사람의 개입이 전혀 없이 진짜 알아서 학습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AI 알고리즘을 모든 기업이 구현해야 할까? 사실 그럴 필요는 없다. 기술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등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제공되는 API를 활용해서 자신만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이 오픈소스 플랫폼과 라이브러리들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공개될 것이다.


하지만 진짜 AI가 만능키일까? 아니다. AI는 말 그대로 데이터로 학습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약점이 된다. 아무리 뛰어난 뇌를 가지고 있어도 학습하지 않으면 소용없듯이 데이터가 충분히 없다면 학습이 어렵다. 데이터 자체가 편향되어 있으면 결과도 편향될 수밖에 없으며, 진짜 AI 만으로 생산성을 높이긴 쉽지 않다.


모든 인공지능에 제일 좋아 보이는 강화 학습을 적용할 순 없다. 현실적으로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인공지능은 지도 모드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정답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배워야 하는지 목표치를 지정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 손이 많이 간다. 지도만 해도 사람인지 자동차 인지 태깅 하는 작업은 다 인건비가 싼 지역의 인력들이 몇 테라바이트나 되는 이미지에 수작업으로 표시를 하는 것이다. 이런 표어가 나올 수도 있겠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듯이 AI 하나 키우기 위해 온 세계 데이터가 필요하다."


AI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는 도출한 결과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AI 자체의 내부 처리는 블랙박스다. A 입력을 넣었는데 B 결과가 나오면 도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어렵듯 말이다.


혁신은 실행이다

인공지능으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알고리즘,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앞으로 3-5년 사이 산업은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기업은 선도자가 될 것인지, 희생양이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선택이라고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AI 기술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사람들이 많이 사고, 데이터가 쌓일 수 있고, 데이터가 많아져야 AI로 분석해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실행만이 답이다. 책에서 제시하는 AI 혁신은 크게 4가지다. 기존의 방식을 고도화하거나,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거나, 혹은 새로운 것을 창출하거나, 기존 것의 가치를 전환하는 것이다.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혁신할지는 속한 비즈니스 생태계와 생산하는 제품에 따라 달라진다.


혁신 방법론을 선택하면 저자가 제시한 AI 비즈니스 실행 지침인 A.C.T.I.O.N을 해야 한다. Agile 하게 영역을 선점하고, 인간 기계와의 Collaboration 체계를 구축하고 AI 기술을 보유한 Talents 가 많은 인재를 영입하고, 다양한 기술을 통합(Integration) 해야 하며, Data 경쟁력을 갖추고(On tab data), Network 을 구축하는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무엇보다 기업의 리더는 기술의 본질을 꿰뚷어 볼 줄 아는 눈을 가져야 하며 기술을 활용할 때 균형감각을 가지고 창의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더 상세한 내용은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늘 하던 대로 가 아닌 새로운 방식을 도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Do 할 것인가? Die 할 것인가? 어떤 선택을 하든 쉽지 않은 길이다.


*엮인글: https://blog.naver.com/myring25/221581128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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