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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Dec 14. 2020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https://bit.ly/3gHNzpw

인터스텔라는 2014년에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점점 황폐해져 가는 지구를 대체할 인류의 터전을 찾기 위해 웜홀을 통해 항성 간 우주여행을 떠나는 탐험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참고: 나무 위키)


예고편에는 이렇게 나온다.


"우리는 언제나 불가능을 극복해내며 

우리 자신을 지켜왔다.

그 순간들을 돌아보며, 

불가능해 보이는 높은 목표를 세우고, 

난관을 극복해 우주에 도착한 순간, 

미지의 세계를 발견한 순간

그 순간들이 우리의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다.


하지만 모든 걸 잃어버렸다.

어쩌면 우리가 잊고 살았다.

우린 여전히 개척자라는 사실을

이제 겨우 시작했을 뿐이며

인류의 가장 위대한 성취는

다가올 미래임을

우리의 운명이 저 위에 있기 때문이다."


https://bit.ly/3qTJKSU (20.Dec.14 기준)

인터스텔라에서 보여주는 먼지로 가득 찬 세상이 올까 걱정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코로나-19가 찾아왔다. 19년 12월 31일, 우한에서 첫 사례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누적 사망자는 160만 명(20년 12월 14일 기준)이 넘는다고 한다. 


뉴스를 보니 이틀 째 일일 확진자가 천명이 넘었다. 병상과 의료진의 한계가 보인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가슴 졸이게 걱정스럽다. 아슬아슬 넘치기 전의 물처럼, 아슬하게 일상이 겨우 유지되고 있다. 나 또한 같은 층에 근무하는 동료가 확진 판정을 받아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직접 접촉이 없었고, 동선이 겹치지 않아도, 같은 층이었기 때문에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해서였다. 

https://www.britannica.com/topic/Sisyphus

끊임없는 고통 속의 우리는 시시포스 같다. 시시포스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로 코린토스 시를 건설한 왕이다. 꾀가 많아 속이기를 좋아해 죽음의 신 타나토스를 속인다. 결국 분노한 신들이 형벌을 내려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끊임없이 밀어 올리는 벌을 받게 된다. 바위가 정상에 올라가면 무거워서 다시 떨어지기 때문에 다시 처음부터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한다. 시시포스가 절망적인 이유는 의미 없이 힘든 일이 무한 반복하며, 끝이 없다는 것이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김영민, 어크로스)에서 김영민 교수는 "시시포스가 상징하는 것은 단순한 노고, 단순한 덧없음, 단순한 끝없음 그 자체가 아니다. 시시포스의 형벌이 의미하는 것은 그 세 가지가 모두 합해서 만들어지는 가공할 괴로움이다.(p.192)"라고 했다. 


돌을 산 정상으로 올리지만 다시 굴러 떨어져 다시 처음부터 돌을 올려야 하는 시시포스처럼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로 우리의 고통은 시시포스의 것과 같다. 


사람은 답 없는 고통 속에 있으면 세 가지 태도를 취한다. 분노의 5단계와 비슷한 것 같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 부정하거나, 다른 사람 탓을 하며 분노하거나, 우울감에 빠지거나, 현실을 외면 또는 도피하거나, 그저 묵묵히 견딘다. 


역사를 통해 보면 '세상을 바꾸는 것은 비관이나 무기력이 아닌 낙관주의'라고 한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하지만 답답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 산을 오르자. 시시포스를 생각하며.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모든 것이 작아 보인다. 관점을 바꾸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추워서 산을 오르기 어렵다면, 인터스텔라를 보자. 그리고 믿자.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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