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마을에 새 친구가 이사 왔다. 친구들은 새로 이사 온 친구 뿔뿔이와 함께 놀려고 한참을 기다리지만 뿔뿔이는 나오지 않는다. 공룡 친구들은 기다리다 못해 자기들끼리 논다. 술래잡기, 고무줄 뛰기를 한다. 뿔뿔이는 나오지 않는다.
사실 뿔뿔이는 아이들이 노는 걸 지켜보고 있다. 재미있어 보이지만 선뜻 나가지 못한다. 그러다 어떤 게임을 하자 엄청 궁금해하면서 창문을 열고 보다 결국 나온다. 부끄러움 많은 뿔뿔이를 나오게 한 게임은 바로바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모두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내용이다. 책에는 스토리와 함께 놀이 방법도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놀이 준비에 필요한 것들 장소, 친구 수, 재미 등도 표시되어 있다. 세이펜 연동도 되어서 읽기와 노래도 들을 수 있다. 말로만 전해 듣고 몸으로 하던 놀이 규칙을 책으로 보니 낯설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던 중 문득 궁금해졌다. 왜 뿔뿔이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할 때 나왔을까? 다른 놀이 할 때는 왜 안 나왔을까? 아는 놀이라서? 재미없어 보여서? 아니면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돼서? (난 왜 이렇게 궁금한 게 많지?)
낯선 친구들과 논다면 잘 아는 놀이를 하는 게 쉽기도 하고 부담도 적을 텐데 (룰을 몰라 버벅거리면 물어보거나 민폐가 되어 더 부끄러울 수 있으니...) 뿔뿔이는 계속 숨어서 안 나온다. 그러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하자 관심을 보인다. 호기심이 생겨 보다 창문을 활짝 열고 가까이 가서 볼 정도로 몰입해서 보기까지 한다. 그런 뿔뿔이를 보고 친구들이 같이 놀자고 다시 한번 초대한다. 뿔뿔이는 이제 나가서 같이 논다. (안 나가면 동화가 아니겠지?)
계속 안 나가던 뿔뿔이는 왜 나갈 결심을 하게 되었을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뿔뿔이 의 성격을 유추해보면 뿔뿔이는 새로운 놀이에 호기심이 많은 아이다. 호기심이 부끄러움을 이길 정도다! 그리고 왠지 뿔뿔이는 낯을 가리지만 친구들을 좋아하고 의지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술래잡기는 나만 잘 숨으면 되고, 고무줄 뛰기도 나만 안 걸리고 잘 뛰면 된다. 하지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포로로 잡힌 누군가를 구해줄 수 있고 내가 잡혀도 누군가 나를 구해줄 수 있다. 친구를 의지할 수 있고, 나를 구해줄 거라는 확실한 신뢰가 있고(아무도 포로를 구하러 안오진 않으니), 나도 그래야 한다는 의무도 있다. 그런 면이 뿔뿔이에게 이 게임이 매력적이지 않았을까?
영화 <<오징어 게임>>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변형된 규칙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원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같은 편인 친구들과 함께 하고 의지하는걸 살짝 맛보게 해주는 게임이 아닐까?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려다 생각이 삼천포로 흘렀다.
또 궁금하다... 왜 하고 많은 꽃 중에 무궁화냐????
아 그만 생각하고... 아이를 재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