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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Aug 07. 2019

나는 매일 40g씩 날씬해지고 있다

매일 작은 도전

결혼 전에는 체지방이 8%대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 거의 운동에 미쳐 매일 할 때. 결혼 바로 직전엔 운동 안 해도 자연히 살이 빠졌다. 하지만 결혼 후 매일 밤 야식과 맥주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내 모습을 바꾸어놓았다. 결혼 전에 나를 본 사람들은 지금 만나면 왜 이렇게 살쪘냐, 결혼 후에 나를 본 사람들은 언제 날씬한 적은 있었냐. 둘 중 하나다.

출처: 헬쓰 조선

임신하고 먹덧이 와서 먹었다. 안 먹으면 울렁거리니 먹기 위한 핑계로 입덧은 정말 좋다. 자연 출산한다는 내게 의사는 식이를 조절해야 애가 너무 안 큰다고 계속 조언했지만, 난 먹고 또 먹고, 애도 크고 또 크고. 결국 난 결혼 전보다 25kg, 애는 3.97kg으로 출산 의식을 마쳤다.


지금은 결혼 전보다 15kg 찐 상태. 이걸 다 빼고 싶다. 욕심은 앞서지만 현실이 어려운 것을 나도 안다. 이젠 나잇살이 찌는 시기다. 살 빼기는 정말 쉽지 않다. 그래서 12kg를 목표로 잡았다. 왜냐, 1년은 12개월, 한 달에 1kg는 심리적 부담이 없으니까. 한주에 250g을 빼면 된다. 어제 찾아본 바에 따르면 지방은 1g에 9kcal 소모해야 한다고 하니 일주일에 2,250kcal를 추가로 소모하거나 덜 먹으면 된다.


하루로 치면 약 321 kcal, 피자 한 조각 안 먹으면 된다. 한 끼 칼로리, 음식에 따라 다르지만 약 600-650kcal이라고 치면 먹던 양에 반을 먹으면 된다. 하루에 약 30분 걷는다고 생각하면 140kcal는 추가로 뺄 수 있다. 운동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나는 먹는 것을 조절해야 했다. 그런데, 스스로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조금 먹는데 왜 살이 찌나 궁금해했었다. 그래, 개선을 위해서라면 현재를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 마음을 굳히고 그동안 그렇게 쓰기 싫었던 식사 기록을 시작했다. 추가로 굳은 의지를 흔들리게 하지 않게 하려고 요가도 등록했다. 돈을 써야 그나마 가기 싫어도 갈터였다.

출처: unsplash

식사 기록 시작 10일. 하루 이틀 적다 보니 머릿속으로 알고 있던 내 식사량이 눈 앞에 보였다. 그중 가장 크게 눈에 들어온 것. 바로 라떼 3~5잔. 라떼 칼로리는 톨 사이즈 기준 110kcal다. 갑자기 머리를 망치로 맞는 기분이 들었다. 위에서 복잡한 계산으로 내가 하루 321kcal를 안 먹으면 된다고 했는데, 밥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라떼를 안 마시면 되는 것이었다. 운동도 안 해도 된다. 그저 라떼를 아메리카노로만 바꾸면 된다. 이렇게 단순한 거였다니!


한의사 선생님 왈,


아이들은 우유만 먹고 크잖아요. 다이어트 하시려면 유제품을 끊으세요.


그동안 운동을 해야 해, 비싼 다이어트 약이라도 먹을까, 살 빼는 비법은 없나, 지방분해 병원이라도 가봐야 하나 별별 생각을 다했는데, 내가 할 일은 그저 라떼를 안 먹는 것이었다.


세상 복잡해 보이는 일도 알고 보면 매우 쉬운 방법으로 할 수 있다.


이 다이어트 고작 10일 동안 아주 큰 깨달음 이후 요즘 라떼를 거의 안 먹는다. 가끔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을 때 상으로 먹는다. 그래서? 나는 매일 40그램씩 가벼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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