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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Apr 19. 2020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이 주는 교훈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 코로나 포함하면 14가지?

내 생전에 이런 전염병을 마주하게 될 줄 몰랐다. 


코로나 19 때문에 세계가 멈췄다. 공장과 비행기가 멈췄다. 여행이 불가능해졌다. 사람들이 집에만 있어야 했다. 어딜 가나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있어야 했다. 개인 간에는 사회적 거리가 생겼다. 학교는 온라인 수업이 개강했고, 회사는 재택근무를 하고 회의도 화상으로 했다. 세상과 격리된 채로 온라인 세상에서 살려면 살 수도 있겠다는 것을 전 세계가 예행연습을 했다. 이런 큰 변화로 인해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다양한 예측들이 있다. 일부는 단시간 내에 실현될 것이고 일부는 장기간에 걸쳐 실현될 것이다. 


전염병이 하루 이틀 인류에게 위협을 가한 것은 아닐 것이다. 과거에는 어땠는지 궁금해졌다. 물론 다양한 인간상을 알기 위해 카뮈의 <<페스트>>도 샀다. 하지만 일단은 두 책,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제니퍼 라이트 지음, 이규원 옮김, 산처럼)과 <<총, 균, 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문학사상)을 읽었다. 


코로나 19와 마주하고 있는 지금, 이 두 책에서 얻은 교훈을 모아보았다. 


COVID-19 Dashboard https://bit.ly/3crG6Yr



<<총, 균, 쇠>>


"우리는 주로 우리 자신의 관점에서 질병을 바라본다. 우리가 이 세균들을 죽이고 우리 자신을 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략) 


세균도 기본적으로 다른 생명체와 똑같이 진화한다. '전파'라는 용어를 수학적으로 정의한다면 원래의 환자 한 명에 대해 새로 생겨나는 피해자의 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숫자는 각각의 피해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새로운 피해자들을 감염시킬 수 있느냐, 세균이 한 피해자로부터 다음 피해자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되느냐에 달려 있다. (중략) 


더욱 적극적인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인플루엔자, 보통 감기, 백일해 등의 세균으로, 이들은 피해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새 숙주들을 향해 구름처럼 뿜어나간다. (p.301-303)


인류 역사상 가장 지독했던 유행병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210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인플루엔자였다. 흑사병(선페스트)은 1346~1352년 유럽 인구의 4분의 1을 죽게 했다. (코로나 사망자 161,324명 2020년 4월 19일 현재) 


유행병으로 오는 전염병의 특징


첫째, 이 질병들은 감염된 환자 한 사람으로부터 그 부근의 건강한 사람들에게로 비교적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전파되어서 단기간에 전체 인구가 질병에 노출된다. 


둘째, 급성병이므로 단기간에 죽거나 완치된다. 


셋째, 운 좋게 회복되는 사람들에게는 항체가 형성되어 면역성이 생기므로 그때부터 꽤 오랫동안,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 동안 그 질병이 재발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이 질병들은 대체로 인간에게만 발생한다. (p.310)


https://bit.ly/2VI8puG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나의 큰 바람 중 하나는 현대의 사람들이 과거의 사람들을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친한(혹은 화나게 하는) 지인으로 여기는 것이다. (중략) 다음 유행이 발생할 때 우리가 직면할 과제는 대부분 과거와 동일할 것이다. 오늘날과 미래 사람들의 절대다수가 이 책에 등장하는 뛰어난 인물들처럼 역병에 참착하게 대처한다면 상황은 훨씬 더 나아질 것이다. (p.12-13)


- 안토니우스 역병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역병에 침착하게 대응했다. 장례식에 참석해야 하는 자는 법정 소환을 면제받았고, 역병으로 죽은 서민은 공금으로 매장되었다. 역병 발생 때 통치자의 주된 책무는 거리에 시체가 쌓이지  않게 하는 것이다. (p.28)


'음식과 오락'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역병이 돌아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오히려 불확실하고 무서운 시대일수록 대중은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더 많은 오락을 원한다. (p.29)


안토니우스 역병 같은 위기가 닥치면 문제 해결사가 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지도자를 선출할 때 "역병이 발생하면 정신적인 면에서 국가를 이끌 수 있을까? 실용적인 면에서는? 여러 문제들을 침착하게  하나하나 풀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거리에 시체가 쌓이게 될까?"라고 자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p.33)


정말로 무서운 것은 역병이다. 어딘가에서, 빙하나 정글 속에 숨어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 갑자기 덮쳐왔을 때 효과적으로 싸울 수 없다면 제국은 사라질 수 있다.(p.37)


-가레톳 페스트-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 이 옆에서 함께 죽거나 사랑하는 이를 혼자 죽게 내버려 두고 자신은 살아남아야 하는 악몽 같은 처지에 놓여 있었다. 존 켈리는 역병 시대의 심리 상태를 현대의 용어로 설명한다. "역병이 돌 때 공포는 인간관계의 용매로서 작용한다. 모든 사람을 적으로 만들고 고립시킨다. 모든 사람이 섬-의심, 공포, 절망에 사로잡힌 작은 유령 섬-이 된다" (p.49)


역병이 공포와 고립을 양산하는 와중에 환자가 보살피는 의사가 있었고, 그중에는 죽어가는 주민에게 도움을 주려는 이타주의자도 있었다. 한편 역병 환자를 보는 것을 의학으로 먹고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여긴 이류 의사도 있었다. (중략) 그들은 밀랍을 바른 거대한 옷을 입고 막대기를 들고 다니며 직업을 드려냈다. 새 모양의 가면도 썼는데 이 때문에 '부리 의사'라 불렸다.(중략) 당시 사람들은 그 이유를 정확히 몰랐지만, 부리 의사의 복장에는 기적적 이게도 보호 기능이 있었다. 가장 흔한 감염원을 통한 발병 가능성도 낮았다. 유리 눈이 달린 가면은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을 차단했다. (p.50-53)


흑사병 의사 https://bit.ly/2xGqmC6


피렌체의 역사가 지오반니 빌라니는 역병에 괜히 가슴 아픈 기록을 남겼다. (중략) 발라니는 역병에 관한 글을 다음의 문장으로 끝맺었다. "역병이 사라진 시기는..." 역병이 끝나기 전에 죽었기 때문에 그 날짜는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 결코 오지 않을 그 날짜를 기입하기 위해 평생을 기다린 것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아 있는 동안에 질병이 퇴치되길 기대한다. 애석하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p.61)


-두창- 


예방접종은 문명 세계 최고의 작품 중 하나다. 오늘날에는 별로 개의치도 않는 질병들 때문에 여러 제국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p.107)

외계인 침공을 막아낸 주역이 바이러스? (https://bit.ly/2xFREsf)

(외계인도 침공하지 못했다!!)


-매독- 


전쟁에서 무서운 적과 맞닥 뜨릴 때, 투항하여 적과 친해지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커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상대가 질병이라면 불가능하다. 질병 편에 선다고 해서 목숨을 살려주지도 관대한 대접을 해주지도 않는다. (p.115)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을 모욕하는 것은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는 어느 정도 그들과 다르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 둘이 질병을 어떻게든 자초했다고 믿고 싶어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질병은 생각이 없고, 이 세상 최악의 사람들을 신중하게 골라 죽이지 않는다. (p.128)


-결핵-


세균은 뇌가 없다. 선택하지 않는다. 누구든지 마주치기만 하면 먹잇감으로 삼는다. 아름답든 추하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현명하든 임기응변에 능하든, 세균은 인간의 성격이나 수입을 따져가며 침투하지 않는다. (p.143)


https://www.bbc.com/korean/features-51733612


-나병-


1865년 하와이 정부는 '나병 확산 방지법'을 제정했다. 나환자로 의심되는 자를 정부가 색출하여 강제로 격리시킨다는 것이다. (중략) 나환자들은 흔한 질병에 걸려도 치료받지 못하여 제명을 다하지 못했다. (증략)

사람은 괴물 취급받으면 괴물처럼 행동한다. 그 섬은 범죄, 음주, 그리고 모든 종류의 악폐로 넘쳐났다. (p.176-177)


무엇에 관해서든 개인의 힘으로 글로벌한 관점을 변화시킬 수 있다. 다미앵(신부)은 질병과의 전쟁에 힘을 보태기 위해 굳이 천재나 뛰어난 과학자나 의사일 필요는 없다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단지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만 기울여도 되는 것이다. (p.191)


-장티푸스-


(무증상 감염자인 메리가 요리사로 일하면서 사람들을 감염시킨 사건. 그녀를 당국이 격리 조치한 사건)

당국이 보균자를 단지 질병의 운반계가 아닌 개개인으로 볼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또한 아프지 않은데도 당국으로부터 질병 판정을 받았을 대 그것이 거짓말이 아니라고 믿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정부도 보균자가 일부러 시민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이 모든 신뢰는 대단한 신념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이뤄내지 못할 일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최악의 인간이지만 않으면 된다. (p.210)

메리 맬런에 의한 장티푸스 감염을 알리는 1909년 신문 기사 https://bit.ly/2ynoZbs


-스페인 독감- 


1918년에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이 스페인 독감으로 죽었는데,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치료하고 박멸해야 하는지, 다시 유행할 것인지 여전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p.211)


(언론이 정부와 함께 상황을 은폐하려 했기 때문에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진실 전달의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제4계급(신문. 언론. 기자를 지칭하는 말)이 다시는 몰락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중략) 민중은 정보가 제대로 주어졌을 때 가장 강하다. 리프먼의 주장대로 우리는 현명하고 선량하며 힘을 합치면 더 강해진다. 다음 유행이 닥쳤을 때 이를 기억하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p.234)


'긴급사태' 日 코로나 19 확진·사망자 모두 韓 추월(종합 2보) https://bit.ly/3bl5jDR


인간의 쉽게 잊는 태도는 특히 생사에 관한 중대한 문제에서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때때로 이런 생각이 든다. 인간은 똑같은 멍청한 과오를 매번 반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오 때문이 인간이 파멸할 날이 올 것이다. (중략) 질병은 우리 모두와 교전 중이다. 질병은 꼬리표 따위 신경 쓰지 않으므로 우리가 꼬리표를 붙여도 의미가 없다. (중략) 우리는 다정하고 현명하고 용감하다고 믿는다. 그러한 본능에 따르는 한, 그리고 공포에 굴복하여 남에게 책임 지우지 않는 한, 우리는 질병과 질병에 붙은 낙인을 이겨낼 수 있다. (p.310-311)



역시 과거는 현재를 보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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