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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May 16. 2020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

선사시대의 인류가 전하는 메시지 - 너라면 할 수 있을거야

선사시대 
일반적으로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 시대,
즉 역사가 글로써 기록되지 않고 그 역사를 유물로써 알 수 있는 시대
(위키백과)


http://adventure.lotteworld.com/museum/gallery/permanent_exhibition/contentsid/597/index.do


역사책 처음은 항상 구석시 유물인 도끼, 토기, 무덤 등이 나온다. 영혼 없이 외우던 시대와 유물들. 손도끼, 빗살무늬토기, 돌무덤이 도대체 나와 무슨 상관일까? 그들의 생활상을 아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새삼 궁금해졌다.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를 재미있게 읽어 헤르만 파르칭거의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는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다. 호기심은 이 책이 1000페이지가 넘는 벽돌 책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게 했다. (책 두께로 처음부터 읽기 부담스러운 독자라면  현상을 비교하는 16장부터  것을 추천한다. 16장에서 언급된 자료들을 앞장을 참조하는 형식으로 읽으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개별 자료들을 이해할  있을 것이다.)  읽기엔 시간이 부족해 비교하진 못했지만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선사시대를 폄하하는 오만함의 인식

"현재 널리 퍼져있는 기존의 시각을 따라 '역사'란 문자와 함께 비로소 시작되는 것이라고 본다면, 이는 역사의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문자의 관점에서도 자의적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중략) 인간이 무엇인가를 생산해낸다는 것은 이미 자신이 운명의 주인이 되어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시시대 조상들의 삶과 시간에서 역사성의 지위를 부정하고 '선사'라고 폄하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박물관의 선사시대 인류를 무시했던 사실이 부끄러웠다. 우리 인간이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얼마나 많은 창의성을 발휘했는지 그 수만 년의 노력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문자가 없다는 이유로 하등 하게 바라보거나, 원시인으로 치부하기에는 선사시대 유물의 수준이 너무나 높다. 문자가 없다고 말도 못 했을 거라 추측하는 것도 오만이었다.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호모 에렉투스가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는 생활이 거의 불가능했으리라는 점이다. 호모 에렉투스의 석기와 목재 인공물은 제작 기술이나 기술적 완성도에서 매우 완벽해 눈으로만 보고는 따라 만들기가 힘들 정도다. 이런 뛰어난 도구를 만들려면 재료의 특성. 형태. 모양과 세부 기술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가르치고 전달해야 했을 것이다. (p.57)"


역사 유물을 바라보는 겸손한 자세

깁스한 형상, 예리코. 글항아리 제공

헤르만 파르칭거는 레오폴트 폰 랑케가 말한 대로 "있었던 그대로의 과거" 밝혀내는 것을 역사가의 사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인류는 어떻게 역사가 되었나>>는 정말 방대한 자료로 이루어져 있다. 두께에서 오는 압도감을 이겨내고 책을 펼치고 한 장씩 읽어 나가면 저자가 얼마나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내용을 기반으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지 알 수 있다. "선사시대 유물은 우리에게 보이려고 그 시대가 일부러 남겨둔 흔적이 아니다." 따라서 자의적인 해석을 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구석기시대 최초의 인간 진화 단계를 검토할 때 그 시대 인간의 물질문명에 대한 우리 지식이 얼마나 부족하고 빈틈이 많으며 파편적인지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p.57)"



프로메테우스의 아이들


나유신 역자의 말처럼 "리 모두는 시원부터 한 번도 존재가 끊이지 않았던 조상의 현재적 결과다." "이 책은 현대 인류의 조상인 '호미니드'가 수백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직립 보행을 하고 무언가를 움켜 잡는 데 손을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인간이 모든 대륙에 수많은 문화를 꽃피우기 시작하기까지의 시간들에 접근하기 위한 시도다. (p.11)"


"인간이 인간이  이래로 인간 존재는 오랜 세월 동안 그가 처한 자연환경 조건에 종속되어 살아왔다." 이 책은 환경의 영향과 인간의 관계 관점에서 역사를 설명했다. (동시에 꼭 환경만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중립적인 자세를 취한다). 환경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코로나 시국을 겪고 나니 더 크게 와 닿는다.


200만 년 전에서 30만 년까지 석기시대는 인간 역사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이 기간 내의 획기적 변화는 도구를 제작한 것이고, 불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도구의 제작은 "목표 지향적 사고와 행동을 했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최초의 증거물"이다. 기구와 도구 제작이 가능하려면, 인간의 뇌에 관련된 기질이 있어야 했다. 도구를 제작해 썩은 동물을 먹는 생활에서 수렵 생활로 생활 방식이 바뀌면 더 많은 지방, 단백질, 인을 섭취하게 되고, 두뇌가 더 발달하게 된다. 향상된 두뇌의 능력을 더 효과적인 무기를 개발하고 더 나은 사냥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근육은 더 발달해서 아프리카를 떠나 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변화의 순환의 시작되어 현생 인류가 등장하게 된다.

채식주의자였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썩은 고기를 먹었던 호모 하빌리스에서 도구를 만들어 고기를 떼어먹기 시작한 호모 에렉투스, 삶의 유한성과 삶 이후의 시간에 대한 사고를 했던 네안데르탈인. 현생 인류의 기원이자 기원전 1만 1000년 전에 전 세계에 거주한, 문화적 능력이 오늘날의 인류와 거의 차이가 없는 호모 사피엔스.


활과 화살, 가축화, 바늘의 발명, 장례의식, 조각, 예술, 음악 등 선사시대 인류의 발전은 마치 혁명적으로 이루어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매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다.



"빙하기 이후의 변화는 그 전 수백만 년 동안의 구석기시대에 비하면 일견 매우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질 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인간은 '하룻밤 사이에' 갑자기 완전히 새로운 삶의 환경을 마주하게 된 것이 아니다. 인간은 새로운 도전에 응전할 자세를 갖추고 생존 전략을 발달시키는데 1000년에서 2000년의 시간을 필요로 했다. (중략) 이러한 변화의 전체적인 과정은 비약적이 아닌 점진적으로 이루어졌다. 때문에 '신석기 혁명'이라는 개념을 꼭 사용해야 한다면 매우 조심해서 써야 한다. (p.969)


인류는 오랜 시간 동안 천천히 적응하며 변화해왔다. 지금 우리가 겪는 급격한 변화 속에서 과연 생존 전략을 잘 세울 수 있을지 선사시대의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마치며

"전 세계 인류가 각기 다른 시기에 매우 다양한 조건 속에서 최초의 시작부터 문자 발명까지 이루었던 발달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법칙성과 기본 메커니즘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법칙성은 곧잘 생활환경에 의해 규정된다. 이때 경제적. 기술적. 정치적. 사회적 진부의 중심 추동력이 되었던 것은 자연이 만든 한계를 넘어가려는 인간의 지칠  모르는 욕구다. 놀라운 것은 인간은 그 옛날 자연의 한계를 대부분 극복해냈고 기술적 발달이 특징인 근대에 이루어졌던 변화들의 도움을 받아 극복해야 했던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인류 역사를 바라보는 인식은 "세계 역사가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유산이자 공동의 의무라는 이해"이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 책을 읽으며 공통적이면서 지역별 특성으로 인해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인류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거시적 관점에서, 시간을 초월해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었다. 이 시각으로 당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바라본다면 새로운 관점으로 해결 방안을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인간이 보여준 창의적인 능력. 다양한 문제 해결 방식을 보며 우리에게 지금도 그런 가능성이 있으며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는 우리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까?


"모든 근본적 변화가 대부분 이 장구한 시간의 마지막 시기에 일어났다는 것이다. "

"모든 문명은 붕괴를 특징으로 삼는다."


4차 산업 혁명을 앞에 두고, 특이점을 앞에 둔 이 역사의 이 시점에 이 말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요약


모든 것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자. 전체 관점에서 바라보되 부분의 차이를 인정하자. 인류의 문제 해결 능력이 보여주는 창의성은 앞으로 인류가 마주할 문제도 잘 풀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한다. 모든 문명은 붕괴했다. 지금 우리는 어디쯤 왔을까? 한번 자문해보자. 이런 훌륭한 책을 쓴 저자와 또 한국어로 읽을 수 있게 번역해준 글항아리에게도 감사하다.


* 이 책은 글항아리 서포터즈로서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으나, 내용은 제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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