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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소해 May 15. 2020

변하고 싶다면 노력 대신 사다리를 타세요!

래더 - 실패, 한계, 슬럼프라는 벽을 뛰어넘는 변화의 사다리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현대 사회를 VUCA 시대라고 부른다. VUCA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세계관으로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세계경제포럼의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에서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로 바뀌었다."라고 했다. 약육강식의 시대가 아니라 만육속식(慢肉速食)의 시대다.



변화는 어렵다.


동아비즈니스 리뷰(https://bit.ly/3cB5ifl)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갖추어야 할 조직 능력 중 하나가 "빛의 속도로 방향을 바꾸는 능력"이다. 예측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원인을 빠르게 파악하고 빠르게 방향을 바꿔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변화는 살아남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되었다. 조직의 일원으로서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면 정말 쉽지 않다. 왜일까? '우선순위'의 문제일까? '시간'이 없어서일까? 내 업무 습관이나 패턴을 보며 문제점을 파악해보았다. 결론은 변화에 필요한 행동을 지속적으로 하기 어렵다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존 코터 교수도 조직이 쉽게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전략이나 구조, 기업 문화, 시스템 등이 아닌 조직을 이루는 구성원들의 행동을 바꾸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내에서 주요한 목표는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이다. 먼저 경영진의 행동 변화가 이루어지고 다음으로 직원들의 행동 변화가 이루어진다.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경영진이 바뀐다고 해서 직원들이 바뀌지 않으며, 대부분의 조직이 변화에 실패한다. <<래더>>(벤 티글러, 김유미 옮김, 중앙북스)"


관성은 "물체가 외부에서 그것의 운동 상태, 즉 운동의 방향이나 속력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 작용에 대해 저항하려고 하는 물체의 속성을 말하며, 이 속성은 물체가 갖고 있는 질량의 크기로 정량화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고 한다. 조직이 클수록 관성의 힘이 크다. 그 관성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변화는 행동이다. 


조직 문화를 바꾸려면 사람들의 행동을 바꿔야 한다. 개개인의 행동은 '프로세스니까', '반드시 해야 할 일', '고객사가 요구해서'라는 이유로는 바뀌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엔 바뀌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알맹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억지로 하는 척만 한다.


제대로 하려면 습관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업무의 우선순위는 계속 바뀌고, 당장의 보고나 릴리즈, 이슈 등 해결해야 할 급박한 일들이 항상 생긴다. 습관이 되어야 하는 그 일은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로 계속 우선순위가 밀린다.


"습관적인 행동은 변화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지속 가능한 새로운 행동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p.33)"


"습관은 강과 같다. 강은 계속 흘러서 결국 전체 경치를 바꿔 놓는다. 마찬가지로 습관은 우리의 삶, 조직, 사회를 형성한다. 효과적인 새로운 습관들은 가장 성공적이고 지속적인 변화의 비결이다. (p.112)"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행동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일까? 그냥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일까?


 "노력하면 바뀔 거라는 순진한 착각은 이제 버려라!"


<<래더>>의 저자 벤 티글러는 시원한 사이다 발언을 하며 어떻게 할지 방법을 제시해준다. 


변화는 단순한 방법으로


"변화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일수록 최대한 간단한 규칙과 원리를 적용"해야 한다. 벤 티글러는 <<래더>>에서 세 단계로 이루어진 단순한 '변화의 사다리'를 제시한다. 그의 제안을 내가 속한 조직의 상황을 비추어보며 action item을 도출해보았다. 


1단 - 목표를 설정하라. 한 가지만


조직에서 달성해야 할 목표는 너무나 많다. 생산성도 높여야 하고, 품질도 챙겨야 한다. 어떤 것 하나 놓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변화를 원한다면 한 가지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다.


단, 실행 목표가 아닌 학습 목표를 세운다. 실행 목표는 '이미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수행할 경우 성공/실패로 판가름 나는 목표'다. 학습 목표는 개인의 발전 관점에서 목표로 새로운 능력을 개발해야만 달성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달 말까지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두 가지 이상 찾아낼 것'. 학습 목표 관점에서 생각하면 자신이 한 행동을 실패가 아닌 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조직에서는 이미 능력이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 목표를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변화하려면 잘 못하는 것을 시도해야  할 수도 있는데, 실행 목표를 세워 실패하면 낙담하고 다시 시도하기 어렵다. 실패도 배움으로 인정하고, 다시 또 시도해서 성공 경험을 늘릴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한다. 


Action: 대부분 조직은 실행 목표를 세운다. 조직 관점에서 변화를 위한 학습 목표를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생긴다. 현재 조직의 목표를 학습 목표로 바꾸어보자. 


2단 - 바라는 행동을 선택하라. 한 가지만


목표에 부합하는 핵심 활동을 찾는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행동, 직접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실천 가능한 행동을 정의해야 한다.


"리더로서 조직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자신이 팀원들에게 바라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그들에게 명확하게 주문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리더는 팀원에게 바라는 행동을 스스로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도 그 행동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변화를 원한다면 '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누가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두고 아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집중해서'부터 시작해 '어디서, 언제, 누구와 함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묻고 답해야 할 것이다.


Action: 조직이 추구하는 변화를 위해 해야 하는 행동을 하나만 꼽을 수 있을까? 어차피 우선순위가 밀려서 한 가지밖에 못하지만 그래도 하나만 선택하라면 과감히 하나만 선택할 리더가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든다. 내가 리더라면 어떤 핵심 활동을 선정할지 생각해보자. 


3단 - 지지대를 구성하라. 가능한 많이


지지대는 새로운 행동을 시작하고 지속하도록 도와주는 구체적인 방법,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다. 지지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목표와 행동을 정의하고 한두 번 시도하는 것은 대부분 잘한다. 하지만 지지대가 부족해서 모든 변화는 금방 실패로 끝났다. 변화의 세 단계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개인이나 집단의 행동을 이해하고 바꾸기 원한다면, 능력이나 동기 또는 환경 중 한 가지 요소만을 고려하지 않고 두루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능력이 부족한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가?
동기가 부족한가? 충분한 동기 부여가 필요한가?
환경이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가?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저자는 능력/동기보다 '환경'에 좀 더 방점을 둔다.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리더가 직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면, 물리적/사회적 장애물을 제거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일을 해야 하면 방해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준다는 것이다. 개발자가 개발할 시간이 부족하다면 그 시간을 확보해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추진력을 높이지 말고 저항력을 줄인다. 더 열심히 열심히 하고 푸시하지 말고, 편안하고 즐겁게 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리더들은 이 반대의 방법을 쓴다. 회사가 얼마나 어려운지, 외적 환경이 얼마나 위협인지 강조하고 강조한다.


"우리는 흔히 새로운 행동을 시작할 때 자기 자신 혹은 함께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함으로써 일의 추진력을 높이고자 한다. 조직 내 변화를 시도하려고 직원들에게 앞으로 일어날 시장의 위험성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영자들의 행동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레빈의 말에 따르면 이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오히려 저항력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p.129-130)"


"만일 달리기를 하려고 결심했다면, 건강한 달리기 방법에 대해 아는 것보다 산더미같이 쌓인 할 일을 줄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Action: 지금 활동의 지지대가 충분한지 생각해보았다. 교육도 제공하고 KPI에 반영하고, 리더들의 관심도 불러일으키고, 프로세스에 반영하는 등등 다양한 지지대가 작동 중이다. 단, 물리적 장애물 (인력이라던가, 릴리즈 타이밍) 등에 대해서는 제거하기 어렵다. 좀 더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보자. 


리뷰를 마치며


<<래더>>를 개인적인 변화 측면에서 리뷰할까? 조직적인 변화 측면에서 리뷰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개인적인 측면의 변화는 관성을 벗어나 선순환의 단계에 도달했고, 유사한 자기 계발서의 내용이 많아 흥미로운 차별점을 찾기 어려웠다. 


벤 티글러는 비즈니스 코치로 30년  넘게 활동해오고 있다. 그가 조직의 변화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속한 조직에서 요구하는 변화를 어떻게 적용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래더>>는 리뷰의 잣대를 제공해주었다. 리뷰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변화의 모호한 점과 미흡한 점을 1차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한 단계 더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책에서 제시하는 '삶을 변화시키는 질문 노트'에 다시 하나씩 적어가며 살펴봐야겠다. 이런 과정 속에서 얻은 인사이트로 속한 조직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길 바란다. 이것이야 말로 독서의 힘이며, 저자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일 테니. 


* 이 책은 성장판 서평단 활동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으나, 내용은 주관적인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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